이준호 [바그람 기지 밤하늘 아래]
이번 앨범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의 편린들을 종합하여 만든 앨범입니다.
군인시절 아프가니스탄으로의 파병, 대학교 연극부에서 느낀 여러 감정들, 그리고 홀로 가슴의 상처를 애써 치유했던 기억 등등을 모아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봤습니다.
한 곡 한 곡 의미도 있겠지만, 5개의 곡을 한 번에 이어서 들어도 하나의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앨범을 듣는 여러분들과의 공감 또한 가능한 곡들이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1. Dear Diary
누구나 한 번쯤은 일기장을 써보았고, 오랜 훗날 그 일기장을 다시 읽은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일기장의 내용을 표현한 곡이 아닌, 일기장을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어떠한 감정을 느꼈던 간에 추억에 잠긴 그 상황을 묘사한 곡입니다.
2. 낮잠
오랫동안 대학교를 다니며, 저는 연극부에 있었습니다. 동아리방에서 연극 작업도 하고, 친구들과 같이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무엇보다도 긴 공강시간에 자는 낮잠이 최고로 좋았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했어도, 마음만은 편한 그런 잠을 잤던 기억이 납니다. 햇빛 몇 줄기가 비집고 들어오는 동아리방에서의 낮잠을 표현해봤습니다.
3. 바그람 기지 밤하늘 아래
바그람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도시이름입니다. 현재 미국 공군기지에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제가 바그람 공군기지로 8개월간 파병을 가있을 때, 밤에 상황근무를 서면서 바라본 아프가니스탄의 힌두쿠시 산맥을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비록 밤에는 초음속기가 뜨고 비행기 소리에 시끄러운 기지이긴 하지만, 바라본 산 만큼만은 고요하게 느껴져서, 그 장면을 연상하며 만든 곡입니다. 다소 동양적인 멜로디와 여운, 그리고 서양악기 첼로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어봤습니다.
4. 역린 (逆鱗)
전설의 동물 용에게는 턱 아래에 작게 수염이 나있다고 합니다. 그 수염을 용의 턱 안쪽으로 쓰다듬으면 용을 다스리고 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수염을 턱 바깥쪽으로 다듬으면 용이 진노하여 쓰다듬은 사람을 물어 죽인다 합니다. 옛날 왕이 진노하는 것을 역린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곡의 원래 제목은 '그애... 죽었대...'라는 곡입니다. '프란시스 끌레냥'이라는 클래식 기타 작곡가의 '어느 사형수의 아침'이라는 곡에서 영감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묘사한 곡입니다. 하지만 음악의 흐름이 용의 수염을 거꾸로 건드렸을 때, 자고 있던 용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행진곡 풍으로 표현되는 용이 물어 죽이는 장면, 그리고 다시금 용이 스스로 수염을 쓰다듬고 잠잠해지는 것처럼 역린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져, '역린'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5. 하늘에 걸린 풍선
개인적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어릴 때 놀이동산에 별로 가본적이 없는 저는, 풍선과 비누방울을 좋아했습니다. 풍선, 그것도 어린 아이에 손에 들린 풍선, 날아갈 듯 날아가지 않고, 날아가지 않을 듯 날아가는 모습을 곡으로 표현해봤습니다.
Thanks to
저를 세상에 있게 해주시고 많은 재능을 물려주신 부모님, 저의 방황을 지켜봐 주시며 말없이 좋은 길로 가게해주신 막내고모와 하나뿐인 우리 누나, 누구보다 저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게 해주시고, 또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신 이원성 대표님, 보듬어주시고 훈육해주시는 어머니 같은 염숙진 사장님, 이 앨범이 있기까지 처음과 끝을 해주신 임인국 피디님, 나를 또 다른 음악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준 우리 블루윈드 관악오케스트라 단원들, 특히 암사동 정원규, 그리고 배광일
CREDIT
Before dawn in BAF
Producer 임인국
Music by 이준호
Arrange by 윤형로
Mix & Mastering by 이창규
Design by 현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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