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고 찬란한 나의 황금 같은 날들, 마르슬랭의 EP [Golden Days] - 매거진

ALBUM [Golden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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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크게 기억에 남는 날들이 있다. 이를테면 두 발 자전거를 보조 바퀴 없이 처음 탄 날이라던가 첫사랑에 실패해 쓰디쓴 고배를 마셔본 날 혹은 오랜 시간 준비한 시험의 합격 발표날 등 그때의 기분이며 분위기, 심지어 작은 냄새 하나까지 자세하게 기억나는 그런 날들 말이다.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고 다시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 하더라도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머릿속에서만 반짝이고 있을 나의 황금 같은 나날을 빛이 바래기 전에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름만큼 거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삶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순간들이었기에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형태가 없는 기억의 덩어리를 활자와 소리로 바꾸는 과정에서 다시금 그때로 돌아가 곱씹을 수 있어서 아련하면서도 즐거웠다. 나와 같은 기분을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함께 나눴으면 한다. 눈부시고 찬란한 나의 황금 같은 나날들.

STORY [Golden Days] 작업기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야 난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과는 달리 마음은 온화하고 차분했다. 하염없이 바깥을 보다가 문득 지난번 본 -AI- 관련 기사가 떠올랐다. 날이 갈수록 기술의 발달은 과열이 돼가고 인간이 닿을 수 없는 영역의 한계는 사라지는 듯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직접 보고 만지며 느끼고 냄새를 맡는 게 좋다.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바다를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하고 있는 여행 또한 그런 것들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다. 아직 실재하고 있는 것들을 찾아서 말이다.

기술의 혁신이 우리 일상에 크나큰 편리를 주었지만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과거에서 오지 않았는가. 불만족스러운 현재를 살고 있진 않더라도 때론 지난날 우리 두 손에 쥐어졌던 수많은 형태들이 그립다. 황금보다 더 귀했던 나날을 다시금 느껴보려 한다. 내 살결로부터 발끝이 닿는 그곳까지.

INTERVIEW [Golden Days] 발매 기념 인터뷰

Q. 지니 이용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니 이용자 여러분들! 작년 -Cosmos- 시리즈를 끝으로 6개월 만에 -Golden Days-로 돌아온 마르슬랭 (Marecllin)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이번 -Golden Days-는 어떠한 시리즈인가요?
제목 그대로 머릿속에 크게 자리한 황금 같은 나날을 뜻합니다. 나이가 한두 살씩 더해가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어느 특정한 시기나 특정한 매개로 확 살아나는 기억들이 있잖아요. 그 순간들과 나날을 기록한 시리즈가 이번 -Golden Days-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년 -Cosmos-는 사계절에 대해 노래를 했다면 이번 -Golden Days-는 아직까지 머릿속에 크게 남아 제게 영향을 주는 기억들에 대한 시리즈입니다.

Q. 앨범 수록곡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첫 번째 트랙인 -Yellow Cardigan-은 봄을 의인화시켜 만든 노래인데요. 봄이 오면 노랗게 꽃이 주변을 물들이는 풍경이 마치 노란색 가디건으로 갈아입은 모습과 같다고 느껴져 제목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에 대한 아쉬움과 약간의 원망이 섞인 상태로 봄에게 응석을 부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두 번째 트랙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자 이번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Golden Days (with 강민희)-라는 곡인데요. 이 곡은 앞서 설명을 드린 시리즈에 대한 내용을 함축 시켜 한 곡에 담고 있습니다. 십 년 지기 친구와 함께 한 트랙이라 곡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욱 분명하게 느껴질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