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인터뷰: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더치하우스>
핫플힙플이 이번에 소개할 공간은 수목원과 휴양림이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또 출사지로 사랑받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음악 카페 <더치하우스>다.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책로 근처에 위치한 <더치하우스>는 오디오 관련업을 30여 년간 해 오고 있는 사장님이 공간에 맞춰 최적화된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한 음악 감상 카페로, 비치된 1만여 장의 음반과 영상물 중 원하는 음악을 황홀한 사운드로 들어 볼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에게 인기다. 거기에 <더치하우스>는 더치 커피 전문점답게 로스팅, 블렌딩은 물론이고 더치 커피 기계까지 손수 만들어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이곳만의 더치 커피를 내고 있는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커피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색이다.
INTERVIEW 이면호 사장님
#1. 공연장 같은 사운드로 귀 호강하며 마시는 더치 커피 한 잔! <더치하우스>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더치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면호입니다.
Q.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올해로 10년째 운영을 하고 있네요.
Q. 양평에 이걸 차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양평은 제가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이에요. 초등학교 중학교를 여기서 다녔죠. 제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 이곳에서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쪽이 풍광이 참 좋아요. 봄에는 벚꽃길이 참 예쁘죠.
Q. <더치하우스> 운영 이전에도 카페를 운영하셨나요?
사실 여기가 처음부터 카페는 아니었어요. 저는 오디오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오디오 비즈니스를 위한 시연 공간으로 쓰다가 머무는 분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게끔 하려다 보니 카페까지 하게 된 거죠. 오신 분들이 커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많이 하셨었고요.
Q. 더치 커피 전문점답게 카페 이름이 <더치하우스> 입니다. 이곳의 더치 커피도 사장님이 직접 만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오디오와 관련된 일을 해 오셨다고 들었는데 커피는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네, 저희는 다른 방식의 커피는 하지 않고 더치 커피만 전문으로 하는 더치 커피 전문 카페예요. 원래부터 커피를 잘 알고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오디오 손님 중에 한 분이 '게이샤 커피'라는 걸 저한테 맛보여 준 적이 있어요. 그때 그 맛에 반해서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죠. 남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맛있게 먹으려고 연구하다 보니 더치를 내리는 기계도 직접 만들고 로스팅은 물론 블렌딩도 직접 하게 되었어요. 더치 머신도 직접 개발했고 특허도 받았죠 (웃음). 남들과 다른 커피, 다른 맛을 보여 주려고 했고 오시는 분들이 이미 맛에 대해서는 깊게 신뢰를 해주고 계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2. 더치 커피 한잔 마셨을 뿐인데 가슴이 웅장해진다.
Q. 커피를 코스로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재밌습니다. 이런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코스 메뉴만 있는 건 아니고 각 메뉴만 드시는 것도 물론 가능하고요. 더치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피 맛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약한 것부터 진한 것 순서대로 내어 드리고 있고 오시는 손님들도 즐거워하세요.
Q. <더치하우스>를 한마디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음악 좋아하는 분들이 오셔서 커피 한잔하며 힐링하는 곳이요.
Q. 사실, 외관을 봐서는 이런 곳일 거라고는 전혀 기대를 못 했었습니다.
저희 외부 인테리어가 좀 세련되지 못하죠 (웃음). 그래서 손님들이 저희 가게에 오시면 세 번 놀랍니다. 외관은 별로인데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들어와 보면 오디오 시스템에 놀라고, 커피를 주문하려고 메뉴판을 보면 커피값이 비싸서 놀라세요. 한 잔에 만 원이거든요. 물론 커피를 드시면 루이보스 차를 드리긴 하지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피를 맛보시고는 맛에 놀랍니다. 제 자랑 같지만 실제로 많이들 그렇게 놀라세요 (웃음).
Q. 말씀하신 것처럼 오디오와 음향 기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제가 봐도 고가의 장비가 가득 있는 것 같네요. 여길 오신 손님들의 후기를 보면 '공연장 사운드 같다', 혹은 '공연장보다 음향이 더 좋은 것 같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음향과 관련하여 많은 공을 들인 공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오디오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이고 청음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으니 사실 여기는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그런 카페가 아니라 음악을 양질의 사운드로 들을 수 있는, 감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곳이죠. 이곳을 제가 지은 건 아니고 임대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저는 운이 좋았어요. 일반적으로 카페 용도로 쓰이는 공간은 2m 50cm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은 3m 50cm정도가 되고요. 길이도 10m에 천정은 나무로 되어 있고 벽면엔 암막과 각종 음악 판들이 있고 바닥은 고무로 되어 있어서 흡수 작용을 하고 있죠.
Q. 선곡 얘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선곡은 누가 하세요? 여기 가득한 음반과 영상물들로 틀어 주시나요? 대략 얼마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음반과 영상물 합쳐서 1만여 장 정도는 될 것 같네요. 평상시는 제가 틀고 싶은 걸 틀지만 손님들이 오셔서 신청하는 곡들을 많이 틀어 드리고 있어요.
Q. 선곡의 기준은요?
오시는 손님들이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으시는 게 기준이 되었는데요. 저희 <더치하우스>에는 팝송과 클래식, 팝페라, 영화음악 중에서 틀어 드려요. 그 외에 힙합이나 록, 가요 이런 건 틀고 있지 않습니다.
Q. 언급하신 장르 중 특히 많이 찾으시는 음악가들이 있다면요?
영화음악은 한스 짐머, 엔니오 모리꼬네, 존 윌리엄스를 주로 좋아하시고요. 탐 존스, 폴 엔카, 사라 브라이트만, 셀린 디온, 조쉬 그로반, 헬렌 피셔, 로비 윌리엄스, 사이먼 앤 가펑클, 스팅, 비비킹 을 좋아하세요. 재즈는 거의 안 틀지만 크리스 보티, 다이애나 크롤은 또 많이들 좋아하시고요. 앙드레 류, 요요마도 많이 찾으시죠.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여기가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 보니, 집에서 못 듣는 웅장한 음악들 베토벤, 브루크너, 말러의 교향곡을 여기서 들으시죠.
Q.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요?
예전에 단골손님이 한 분 계셨는데 한동안 안 오시더라고요. 그러다 같이 오시던 다른 분이 몇 달 후 다시 오셨는데 그분은 안 오신 거예요. '그분은 왜 같이 안 오셨냐' 여쭤봤더니 돌아가셨다더군요. 암이 있었고 거의 말기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에 저희 가게에서 음악을 듣고서는 여한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해 주시는데 아직도 그 얘기를 누군가에게 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너무 잊지 못할 그런 기억이에요. '힐링이 되는 공간'이라는 말이 상투적일 수 있겠지만 정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고 시간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앞으로 계획하신 것들이 있다면요?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야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가볼까 해요. <더치하우스>랑 가까운 거리에요. 갤러리 공간, 카페 공간, 음악 공간 이렇게 꾸리고 싶고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영상도 구상 중이에요.
Q. <더치하우스>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오셔서 행복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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