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커먼키친
IT관련회사들이 모여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 빌딩숲 속에 음악을 사랑하는 판교직장인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있다. 이름은 커먼키친. 판교 맛집으로도 유명한 레스토랑이자 라이브 펍인 커먼키친은 ‘시레기된장 파스타’, ‘갈치 속젓 파스타’등의 독특한 메뉴와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맥주들을 구비해 인근 직장인들에게 사랑 받는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매주 금요일마다 라이브 공연도 진행되는 이곳은 크라잉넛, 뷰렛, 조동희, 제8극장, 이정선, 김창기, 잠비나이, 재주소년, 조정치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라이브 공연을 가졌고 또 직장인밴드가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판교 직장인들의 IT숲속 음악 옹달샘으로 통하는 곳! 커먼키친 황규석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INTERVIEW 황규석 대표
#1. IT밸리 빌딩 숲속, 음악 옹달샘 <커먼키친>
Q. 취재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커먼키친의 황규석입니다. 반갑습니다.
Q. <커먼키친>은 어떤 곳인가요? <커먼키친>을 차리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마디로 공연장 겸, 펍 겸 음식점이 되겠네요. 원래는 공연과 음악이 메인이 되는 공간을 염두 에 두었고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은 판교에서 공연으로만 수익을 내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게다가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상권이다 보니, 주말 영업이 힘들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평일 공연으로 기획을 하도록 했고요. 결론적으로 ‘점심/저녁 음식을 판매해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금요일마다 기획하는 공연에 투자를 하자’라는 생각이었네요. 이렇게 해오는 것들이 적자를 보더라도 공연하시는 분들의 개런티를 지급해드리고, 뒷풀이를 꾸준히 하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Q. 판교에서 <커먼키친>을 운영하기 전에 홍대에서도 공간을 운영해왔다고 들었어요. 장소를 판교로 이동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희가 처음에는 홍대/합정에서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카페커먼 (2010 ~ 2012), 커먼인블루 (2013 ~ 2015) 그리고 지금의 커먼키친까지 주욱 이어오고 있는데요. 홍대에서 판교로 옮기게 된 이유는 투자를 받게 되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판교의 게임/IT 기업에 종사하시는 몇몇 분께서 투자를 해 주셨는데 처음에는 2~3년 안 망하고 운영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픈하고 5년여가량 지났는데, 이 정도면 반 정도 성공하지 않았나 싶네요.
Q. 커먼뮤직이라는 인디레이블을 운영하고 또, 공연일도 하고 계시죠?
네. 나름 짧지 않은 기간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레이블 업무는 많이 축소한 상황으로 제작보다는 기획공연, 내한 공연 등 위주로 간간히 일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Q. 언제부터 음악을 좋아하셨는지 계속 음악일을 해오셨는지 궁금해요.
음악은 꽤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것 같아요. 음악을 좋아하시는 아버님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아버님이 소장하신 LP를 접해오면서 자랐고요. 그 덕분에 초등학생 때부터 팝송이나 록음악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취미가 일이 된 경우인데 대학생 때부터 해외에서 수입음반을 들여와서 판매를 한다든가 친한 밴드의 앨범 제작비를 지원해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음악 쪽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음악 쪽 일을 해서 돈을 벌자라는 생각은 아니었고요. 오히려 음악일을 하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니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로 시작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제작을 하고 공연을 만들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 레이블이 생겨 있더군요 (웃음).
Q. 시래기된장 파스타, 갈치 속젓 파스타 등 ‘한국인의 밥상+레스토랑의 결합’ 과 같은 메뉴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 전혀 그렇게 의도한 경우는 아니고요. 이 판교라는 동네가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위주이고 뻔한 메뉴이다 보니 오히려 ‘메뉴구성은 매니악하게 가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간에 오시는 모든 분들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는 일이니 차라리 소수일지라도 매니아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그렇게 오시는 분들이 주위에 입소문도 내주시고 다른 손님들을 모시고 같이 와 주고 계신데 손님 중에 한 분께서는 저희 메뉴인 ‘시래기된장 파스타’로 노래도 만들어 주시기도 했답니다! (이 분은 음원 사이트에서 ‘이름은 아직 고민중 – 이아중’으로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마침 얼마 전에는 tVN ‘뭐든지프렌즈’라는 코너에도 소개가 되기도 했고요.
Q. <커먼키친>을 검색하면 ‘판교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먼저 걸립니다. 독특한 메뉴들도 사랑을 받고 있고요. 흥미로운 점은 맛집으로 알고 왔다가 음악적인 분위기에 반해 공연을 접하고, 좋아하는 분들이 꽤 있는 거 같아요 어떠세요?
나름 이 동네 맛집 순위 1위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웃음). 오히려 공연장보다는 지금 음식점으로 주위에 더 알려진 경우이기도 한데 이게 또 고민 아닌 고민이기도 하고요. 말씀해주신 대로 직장인 상권이다 보니 점심/저녁 식사 때 메뉴만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매장에서 공연 정보를 접하고 공연 때 오시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합니다. 나중에 가족과 함께 오시거나 때로는 야근하시다가 혼자 오셔서 공연을 보시고 힐링이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럴 때는 정말 감사하죠.
Q. 이곳에서 진행됐던 공연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공연에 올랐던 뮤지션의 면면이 화려한데요. 해오셨던 공연들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 드려요.
금요일마다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휴일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꾸준히 해온 게 어느덧 12월이면 200회를 맞고 있고요. 그간 많은 훌륭한 분들께서 오셔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신 것에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큰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이정선, 김두수, 김창기, 잠비나이, 크라잉넛, 조동희, 강승원, 조정치, 재주소년, 단편선, 김민규(델리스파이스), 설(Surl), 까데호, 꽃다지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모셨고요.
유재하 장학 재단과 함께 한 ‘유재하 30주기 추모 릴레이 동문음악회’, 정원영 교수님이 추천해주시는 신인들의 무대인 ‘정원영 Curated’등의 시리즈 공연, 재즈매거진인 ‘재즈피플’과 함께 했던 ‘분당향토연주회’, 신분당선 라인에 거주하는 뮤지션들의 연합공연인 ‘신분당선’등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Q. 판교에서 <커먼키친>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요?
‘가장 좋았다’라기 보다는.. 직원들 급여 안 밀리고 내보낼 때, 세금 적게 나올 때, 법인카드로 결제할 때라던가 관리비가 적게 나오는 순간 등이 잠깐이나마 해피하더라고요.
Q. 진행했던 공연 중에 인상 깊었던 것.
아무래도 개인적인 취향이나 사심이 동하는 뮤지션 분들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까데호’, ‘김오키’ 공연이 그렇고요.
#3. 판교의 직장인들이 이곳에서 잠시나마 편안하게 여유를 갖기를
Q. <커먼키친>하면 역시 음악을 빼놓을 수 없죠. LP와 CD들이 눈에 띕니다. 매장 음악은 직접 선곡하시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선곡하시나요?
직접 선곡을 하고요. 웬만하면 LP와 CD로만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보통 점심식사시간에는 CD한장을 플레이하고요. 저녁에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한 곡씩 LP로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점심시간 같은 경우에는 너무 쳐지지도 않고 너무 신나지도 않은 음악을 위주로 하고 있고요. 저녁에는 보통 재즈나 소울, 훵크 등의 음악을 많이 플레이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오시는 연령대가 30/40대가 대부분이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시끄러운 음악은 지양을 하고 있습니다.
Q. <커먼키친>에서 가장 많이 흘렀던, 베스트 TOP3 앨범은 뭔가요?
바쁠 때에는 앨범 한 장 걸어두고는 하는데 Steely Dan [Gaucho], Bobby Caldwell [Bobby Caldwell], George Harrison [The Best of George Harrison] 이렇게 세 장의 앨범을 앨범 단위로 많이 걸어둔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편안하게 감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Q. 직장인밴드 공연도 하고 있어요. 밴드 이름도 ’불수원샷’, ‘슬램펑크’, ‘매각직전’, ‘사내정치’, ‘다금바리’. 독특하고요. 무엇보다 굉장히 열정이 느껴졌어요. 직장인 밴드 공연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
‘성남/분당 지역의 로컬 뮤지션들이 있다면 같이 함께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는데요. 그런 중에 판교 인근의 직장인 밴드분들과 자연스럽게 교류를 하게 되면서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NHN, NS홈쇼핑등 판교의 몇몇 회사는 동호회 활동이 매우 활발하더라고요. 몇몇 분들은 자작곡을 보유하고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음원을 발매했거나 따로 홍대에서도 공연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로 실력도 상당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엔씨소프트 직원을 중심으로 퀸 트리뷰트 공연도 했었고요. 더 나아가서 헤비메탈 밴드인 ‘피해의식’과 넥슨, 엔씨소프트, NHN 소속의 밴드들과 합동으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를 통해서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Q. 그날의 공연 팀 이름이 벽에 걸리고, 아주 작은 무대지만 조명도 그럴듯해요. 아늑하고 아담한 공간이지만 밴드연주도 가능하고요. 공간을 처음 오픈할 때부터 공연을 염두에 뒀는지 궁금해요.
물론입니다. 공연을 진행하는 시간에는 주방도 운영을 하지 않고 최대한 공연에만 집중을 합니다. 전문 엔지니어가 있고 밴드 포맷도 공연이 가능하게 장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라이브클럽과 비교하자면 무리는 있겠지만 공연 오신 뮤지션분들께서 사운드에 크게 만족할 때에는 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Q. 앞으로도 <커먼키친>에서 계획하신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가깝게 기획되어 있는 공연 중에 추천하고 싶은 공연도요!
2호점까진 아니고 쩜오점 정도 되겠네요. 최근, 주말만 운영하는 바틀샵을 경주에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위켄드커먼’이라고 하고요. 당연히 경주에서도 공연을 만들고 있는데 경주의 딮게스트하우스, 향미사(카페)와 함께 ‘Urban Collective’라는 타이틀로 올 초부터 매달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부산에서도 내년 초부터 공연을 이어 나갈 계획이 있는데 판교/경주/부산을 잇는 투어를 만드는 게 내년의 계획이기도 합니다. 공연을 만드는 입장에서 커먼키친의 모든 공연을 추천 드립니다!
Q. <커먼키친>은 어떤 브랜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언제나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더 나아가서 제가 지금 40대인데 앞으로 나이가 더 들더라도 같은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음악을 계속 찾아서 소개하는 곳.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