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카페 어느새봄
양재시민의 숲 옆 <카페 어느새봄>. 카페가 있으리라고 예상하기 힘들 만큼 숲 옆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한적한 분위기마저 감도는 이곳은 가수 '산들'이 불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 《취향저격 그녀》 OST '취기를 빌려'를 작곡한 뮤지션 새봄 (saevom)이 운영하는 카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직하게 음악 할 수 있는 울타리를 꿈꾸며 '어느새봄'이라는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던 그는 녹음 가득한 풍경을 가진 <카페 어느새봄>이라는 공간으로 울타리의 영역을 넓혔다. 양재시민의 숲에 자리 잡아 얻게 된 초록 잎 가득 품은 '숲 뷰'는 <카페 어느새봄>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일등공신. 여유 있게 커피 한잔을 즐기는 동안 그가 아껴 듣던 음악과 크루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듣는 즐거움은 도심 속 오아시스에서의 휴식을 완성시켜주는 포인트다. 동료들과 <카페 어느 새봄>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쉼이 되는 포근한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박새봄 대표에게 공간과 음악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다.
INTERVIEW 박새봄 대표
#1. 초록 초록 '숲 뷰' 품은 카페에서 쉬어 가세요.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사, 작곡가로 활동하는 '새봄' 그리고 <카페 어느새봄>을 운영하는 박새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이곳을 운영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뮤지션이기도 하시잖아요. 뮤지션으로서 많은 곡들을 발표하셨지만 올 초 첫 정규를 내기도 하셨어요. 바로 어제인 9월 6일 한올님과 함께한 미니앨범도 발매되었고요. 뮤지션으로 또 공간 운영자로 바쁘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가오픈을 했어요. 그날이 저희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인데, 어쩌다 보니 카페 인테리어 마감 시기가 비슷하게 맞아서 일부러 의미를 담아 그날을 오픈 날짜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이 공간을 운영한 지는 꽉 채운 3개월쯤 되었네요. 질문하신 대로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제가 없어도 카페가 돌아갈 수 있게끔 상시 근무자가 항상 있어요. 모두 자기 일처럼 힘내주고, 열심히 해주어서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음악 작업으로 바쁜 시기엔 카페에 계속 있진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신경 쓰려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예전에도 공간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세요? 예전부터 이런 공간 운영에 뜻이 있으셨던 건지. 카페를 운영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비교적 부지런히, 쉬지 않고 작업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매일매일 곡을 쓰는 건 아니기에 남은 시간들을 조금 더 생산적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카페 운영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어요. 이런 '공간'을 운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다짐했던 시기가 2017년쯤이었던 거 같아요. 공간을 활용하면 공연과 촬영 등 음악에 관련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막상 시작하고는 본업인 음악 작업으로 정신없이 바빠서 함께 일하는 실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커피를 더 잘 알고 경험도 있으셔서 제가 카페 운영에 대해 의지하며 많은 것을 기대고 있습니다! 또 정말 친한 친구가 오랜 시간 동안 커피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우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혼자서는 절대 시작할 생각조차 못 했을 거예요. 이렇게 곳곳에 비빌 언덕이 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아무튼, <카페 어느새봄>이란 공간은 평소에는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로, 종종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로, 또 나누어진 공간은 저희 레이블 '어느새봄' 식구들의 사무실로 사용될 예정이에요. 아! 가끔 촬영 대관도 하고 있습니다!
Q. 카페 이름을 '어느새봄'이라고 한 이유가 궁금해요.
음악을 시작하면서 소소한(?) 작은 꿈처럼 생각해왔던 게 '어느새봄'이란 이름으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직하게 음악 할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거였어요. 제 이름이 '박새봄'이라서 '어느새봄'으로 지은 게 맞고요! 그 연장선으로 별다른 후보를 생각할 새도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속에서 <카페 어느새봄>으로 정해버렸던 것 같아요.
Q.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해 있죠. '숲속 오아시스' 같다는 어떤 고객의 후기처럼 자연과 가까이 있는 곳만이 지닌 운치가 있네요. 이곳에 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친구 한올이와 우연히 사진 작업실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어떤 카페를 가게 되었는데. 항상 바라기만 해왔던 작업실과 카페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저도 그날부터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되었어요. 제가 수원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집과 거리가 너무 멀면 힘들 것 같았고, 그렇다고 서울이 아닌 곳을 선택하기엔 레이블 '어느새봄' 동료들과 함께 작업실로 사용하기 애매하거나, 공연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 중간 어디쯤을 조율하여 찾은 곳이 양재시민의 숲 쪽이었어요. 많은 고심 끝에 계약을 진행한 게 아니고 한눈에 보자마자 반해서 누구에게 뺏길세라 서둘러 정해버려서 저를 생각해 주시는 주변 분들로부터 '잘 알아보지 않고 갑작스레 결정한 게 아니냐'는 질타를 많이 받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가진 예산으로, 적당한 위치와 크기를 가진 공간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초록 초록한 '숲 뷰'와 조용한 주변 환경에 반해버려서 '그냥 나를 믿고 용기를 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 위치에 카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생각해보면 무모했지만 너무나도 잘한 선택 같아요.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Q. <카페 어느새봄>의 주요 메뉴와, 그리고 이곳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카페 어느새봄>에 오신다면 '옛날 와플' 또는 '인절미 와플'을 꼭 드셔보세요. 요즘 더 맛있고 예쁜 디저트들이 유행하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길에서 파는 투박한 크림과 사과잼 조합의 와플을 좋아했어요. 어린 시절 길거리에서 사 먹던 딱 그 맛의 옛날 와플과, 인절미 떡을 함께 구워 땅콩 크림, 연유와 콩고물이 함께 나가는 쫄깃한 인절미 와플을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포토존이 있는데 많이 활용해서 인생 샷 건져가세요 (웃음). 또, 제가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카페 어느새봄>은 애견 동반도 가능하니 강아지 가족과 함께 놀러 오셔도 환영해요.
Q. <카페 어느새봄>을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요?
몸과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서울 도심 속 초록 초록 숲 뷰 <카페 어느새봄>.
Q.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뭘까요?
찾아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 공간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손길이 담긴 곳이라 먼 길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떤 이유로 오셨든 그 걸음이 너무나 감사해서 항상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2. 뮤지션 새봄이 아껴 듣던 음악과 신뢰하는 크루들의 애정곡으로 완성하는 송 리스트
Q. 음악 얘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이곳의 무드를 완성시켜주는 것은 감성 가득한 음악이 아닐까 싶은데요. 선곡을 직접 하시나요? 어떤 기준으로 음악을 정하시는지, 계절, 날씨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지.
처음에 플레이리스트를 짤 때, 제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굉장히 열정을 갖고 좋은 음악을 찾아다닐 때 아껴 듣던 곡들 위주로 담았어요. 그래서 카페 재생목록엔 요즘 노래보단 예전의 노래, 그리고 잔잔한 노래가 많아요. 그렇지만 카페의 모든 음악을 제가 선곡한 건 아니고 함께 일하는 실장님이나 동생 재우에게 듣고 싶은 곡이 있다면 얼마든지 들으라고 말해두어서 정확히 어떤 곡이 흘러나오고 있는지는 모를 때도 많아요. 당연히 날씨, 계절 영향도 있어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잔잔한 노래가 많아서 그런지 비 오는 날 분위기에 젖기 좋더라고요. 통유리창 너머 초록 초록한 녹음 뷰와 스며드는 빗소리를 함께 즐겨 보시기를.
Q.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 공간과 상관없이 대표님이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곡이 궁금합니다.
사실 요즘은 여유 있게 음악을 들으며 사색에 잠길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총 8곡의 미니앨범을 준비해왔고 동시에 카페 오픈까지 겹쳐서 이래저래 느긋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요 몇 개월은 작업하는 곡을 많이 들었죠. 아! 7월 즈음 부산에 갔었는데 문득 작년 이맘때쯤 가장 많이 들은 곡을 검색하게 되었고 오랜만에 심규선 님의 '담담하게'를 꺼내 들었어요. 그때와 마찬가지로 한 곡 반복으로 푹 빠져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Q. <카페 어느새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되었던 곡이 있다면 뭘까요?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함께 음악 하는 '어느새봄' 레이블 동료들 음악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웃음).
Q. 공간과 음악의 관계 혹은 음악이 공간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음악이 가진 힘이 엄청나다고 생각해요. 추억 속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카페가 조금은 뜬금없다고 생각될 만큼 주택가에 있기 때문에 카페인지 모르는 주민분들이 많이 계세요. 언제 오픈했냐며, 놀라는 분들도 많고요. 그만큼 어느 날 갑자기 온 뜻밖의 행복, 또는 우연한 기쁨과 같은 공간이 되길 원해요. 유명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진 않지만 문득 마음에 닿고, 조금은 치유해 줄 수 있는 그런 포근한 위로가 되는, 이유 없이 가끔 찾게 되는... 음악을 통해 이 공간이 그렇게 비쳤으면 좋겠어요.
Q. 이곳에서 음악적 영감을 받기도 하는지 궁금해요.
카페를 처음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마음껏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가장 컸고요. 또 다른,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것들을 겪어 볼 겨를이 없는 뮤지션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조금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었어요. 갇혀있는 공간에 아무도 만나지 않는 날들이 많다 보니 하루하루 사회성(?)이 떨어지는 기분도 느꼈고 다채로운 감정으로 가사를 더 폭넓게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막상 '카페일'을 해보니 너무너무 어렵더라고요. 무엇보다 제가 카페에 있는 시간 내내 긴장을 하고 있는 탓에 오히려 더 금방 피곤해졌고 마음이 둔해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결국 "카페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새로운 감정으로 가사를 써야지!"에 대한 저의 바램은 당분간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조금 더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긴다면 좋은 음악적 영감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주 오래 걸리겠지만요 (웃음).
Q.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아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건 인테리어도 큰 몫을 차지하는 듯합니다. 직접 꾸미신 건지 어떤 콘셉트인지 듣고 싶어요.
추운 도심 속 따뜻한 공간이 되고 싶었어요. 일단 푸른 나무가 카페를 감싸고 있다는 게 가장 좋았고, 그에 맞추어 포인트 컬러를 초록색으로 정했어요. 곳곳에 보면 초록 램프, 초록 테이블 등 나름 신경 쓴 부분들이 보일 거예요. 평소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이번에 카페를 준비하게 되면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배울 수 있었어요. 작은 모빌부터, 벽돌, 조명, 바닥 등 하나하나 직접 가서 보고 만져보며 제가 선택한 것들이에요. 전혀 모르던 분야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주변에 인테리어업을 하는 지인이 있어 그분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함께 진행하게 되었어요.
#3.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료들과 공간을 찾아주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Q. 운영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요?
앞서 말했다시피 카페 오픈 준비와 앨범 작업시기가 맞물려서 한 달? 정도는 저의 한계에 다다랐던 거 같아요. 어떤 날은 잠들기 전 스스로 괴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벌여 놓은 일을 어떻게든 책임져야 했고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 정말 정말 애써가며 기어이 마무리를 지었어요. 그러고 나서 카페가 오픈한 후에는 제가 저를 놓아버린 듯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버렸던 거 같아요. 사실 아직도 회복 중이고요. 옆에 자기 일처럼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제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제가 마음 놓고 본업을 할 수 있게끔 열심히 성실하게 함께해주는 제 주변 고마운 사람들을 볼 때 제가 정말 복받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또 큰길에서 돌고 돌아 가까스로 저희 카페를 찾아주셨던 손님이 계셨어요. 바깥 창에서 카페를 슬쩍 보고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먼 길을 찾다가 오셨다고요.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시는 그 말에 오랜 시간 두고두고 곱씹게 될 정도로 감동받았어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 생각은 이렇게 두 감정을 느꼈을 때예요.
Q. 이곳에서 음악 공연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이 외에도 앞으로 계획하신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마음껏 공연하기 위해 만든 공간인 만큼 공연을 너무나도 바라고 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당장은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꼭 좋은 무대 많이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주세요!
Q. <카페 어느새봄>은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쉬어갈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카페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한적한 주택가와 낮은 건물들 사이에 뜬금없이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특히 평일엔 사람이 북적북적하지 않아요. 나른하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마음을 쉬고 싶을 때 공간이 주는 포근함으로 위로가 되는, 그런 <카페 어느새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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