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단풍]
1. 단풍
"빨갛고, 노랗고 골고루 물들었네"
강렬한 색의 이미지가 당신의 머리를 지배하려 들 것이다.
허나 그 안에 담겨진 "물들다"에 주목해 주었으면.
강렬한 색들에 물들여지는 당신처럼
노래 속의 인물들은 서로를 물들인다.
바비핀스 특유의 까랑까랑한 기타 리프를 필두로 한
악기들 간의 절묘한 밸런스가 훵키한 사운드로 구현된다.
단단하게 완성된 음악에 시원한 보컬이 마지막 조미료를 첨가하며
[단풍]은 심히 매력적으로 완성된다.
들을수록 새로운 소리들이 당신을 즐겁게 할 것이다.
2. 오년이나 만나놓고
"오 년이나 만나놓고 설레임을 찾냐. 이럴 거면 그럴 거면 방구놓지 말지."
아... 열명 중 열한 명이 공감할 이야기다.
오 년을 만나고 이별하는 연인의 대화를 노래 한 곡이다.
화자의 분노를 훵키한 리듬으로 풀어냈다.
마치 카페에서 대화를 하는 듯한 연인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어보시라.
어느새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것이니.
3. 밤막걸리
레게의 아버지 밥 말리로 시작된 바비핀스의 대화는 <밤막걸리>라는 곡을 탄생시켰다.
농촌에서 빠질 수 없는 새참. 새하얀 두부에 김치를 얹어 씹어 넘기고,
곧이어 시원한 밤막걸리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
농가의 정겨운 모습과 새참의 즐거움을 레게로 풀어냈다.
바비핀스의 음악 자체가 <장르>라고 말하는 그들의 자신감.
시원한 레게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들어보자.
4. 누워서 부르는 노래
"이건 누워서 부르는 노래. 내일 생각은 안 하는 노래."
바비핀스표 퇴근송 [누워서 부르는 노래].
말 그대로 고생스런 하루를 정리하고 누워서 부르는 노래다.
생각을 덜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들.
셔플 리듬 안에 편안함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가만히 누워서 이 노래를 들어보면 내일은 어찌 되든 크게 상관없을 것이다.
5. 추자
"자신의 몸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불 주위를 빙빙 맴돌다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고
결국 불 속으로 사라져간다.
이윽고 거울을 보니 불나방이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매력적인 보컬과 재치 있는 코러스 라인,
좌우로 들려오는 신스 사운드와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기타 리프는
불나방의 비행을 연상시키는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INTERVIEW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나눈 [단풍] 비하인드 스토리
할로윈 시즌과 어울리는 바비핀스의 밴드씬 의상.
#1. 고급 진 B급, 바비핀스
안녕하세요. 우리는 고급진 B급 그룹사운드, 바비핀스입니다. 젠체하는 것을 싫어해요. 어딘가 어설퍼도 솔직한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음악이나 영상, 디자인에 그런 것들을 담고 싶어 해요. 누구나 B급의 내면은 있잖아요? 2017년에 데뷔해서 이번에 8번째 음원 발표를 합니다. 많이 기대되고 설렙니다.
삐에로 분장을 한 진영. 잘 어울린다.
해골 분장의 찬욱. 너무 잘 어울려서 다들 놀랐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EP는 특히나 정성스럽게 작업했어요. (재)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충남음악창작소에서 작업했습니다. 훵키한 사운드의 곡들과 레게, 셔플 등 장르를 뛰어넘는 바비핀스의 음악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앨범입니다.
분장이 끝나고 한껏 신이 난 수진.
해골이 되어버린 일규. 얼굴에 근심이 보인다.
#3. EP 깊게 들여다보기
올해 발매했던 2곡과 신곡 3곡이 담겼어요. 3곡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볼까요.
타이틀곡 '단풍'은 귀에 박히는 기타 리프로 시작돼요. 곧이어 타이트한 악기 파트가 들어오고 시원한 승윤의 보컬이 방점을 찍죠. 들을수록 중독되는 매력적인 곡입니다. 이미지가 강렬한 곡이지만 속에 담긴 메시지에 집중해 보면 또 다르게 들릴 겁니다.
'밤막걸리'는 레게 리듬의 구성진 음악입니다. 농촌의 풍경과 새참의 짜릿함을 담아보았어요. 자유분방한 연주와 보컬이 아주 매력적인 곡이에요. 코러스를 녹음하느라 아주 고생했습니다.
'누워서 부르는 노래'는 바비핀스표 퇴근송입니다. 모든 할 일을 끝내고 누워서 흥얼거리는 기분 좋은 음악이에요. 연주 자체는 묵직한데, 가볍게 담아내려고 부단히 노력했어요.
녹색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승윤. 피부가 뽀얗다.
촬영에 필요한 악기를 세팅하는 바비핀스. 무섭다.
#4. 뮤직비디오 촬영이 한창인 바비핀스와 배우, 그리고 제작진. 그들의 이야기.
김연교 (배우): '단풍'은 중독성이 강하고 복고적이에요. 전통적인 이미지도 떠오르고요. 노래는 힘차게 나아가는데, 듣는 저는 어딘가 자꾸 슬펐어요. 서로 물들어간다는 소중한 가치가 어쩐지 아프게 들려온 거 같아요. 그냥, 가을은 참 짧고 지나가 버리니까요. 단풍이 들고 나뭇잎은 떨어지고 낙엽이 되니까. 그래서 신나게 스리슬쩍 물들어가는 노래 속 관계들에서 지나간 젊은 날을 보는듯한 애틋함이 느껴졌어요.
김유남 (배우): 너무 신나요. 빨갛고, 노랗고. 이런 가사들이 뭔가의 탄생 같은 느낌이 들어요! 표현하자면 크리스마스!! 저는 캐릭터를 완전 미치광이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야생마처럼. 겉모습은 귀엽지만 그 속에 담긴 위험함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김진범 (촬영): 촬영에서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가로등 빛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가장 신경 썼어요. 최대한 묵직한 무드를 가지고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진행적인 부분에서 창문을 부수고 달리다 넘어지는 등 다소 위험한 장면들이 있어서 여배우의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촬영이 익숙하지 않았을 텐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해준 바비핀스 멤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더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형주 (연출): 바비핀스가 가사에 담고자 했던 의미의 일부분을 차용하여 관객들에게 '단풍'이라는 노래의 의미와 함께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게끔 노력했어요. 식물의 잎이 빨간색, 노란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사랑에 물든다는 의미로 해석했고 그와 더불어 할로윈데이와 접목시켜서 B급 호러 뮤직비디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추워서 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 끝까지 작업에 성심껏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다음에도 더 좋은 작업으로 만나길 바랍니다.
촬영 후 모니터 중인 제작진과 바비핀스. 그리고 배우 김연교.
열연 중인 승윤과 김유남 배우.
이형주 연출과 김진범 촬영감독. 둘이 호흡을 맞춘 지도 오래됐다.
#5. 인터뷰를 마치며
드디어 보물 같은 EP가 발매됩니다. 바비핀스는 언제나 진정성있는 유쾌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많이 들어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줄고 활동이 어려워졌지만 멈추지 않을 겁니다. 끈끈하게 찐한 음악 할겁니다. 여전히 젠체하지 않고, 솔직하게.
우리가 누구? 바비핀스!
함께여서 더 든든한 바비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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