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232>
조금 더 자주 모든 것이 바뀌는 이태원의 풍랑 속에서도 올해로 4년을 맞이하며 단단하게 자리매김해가는 232 서울. '좋은 음악을 좋은 공간에서 좋은 술,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기본의 충실한 생각은 232가 편안하고 '좋은 환경'이 되게 했고 이런 편안함은 사람들의 마음에 그대로 가닿았다. 프리미엄 바와 뮤직 펍의 중간 지점이라고 해야 할까? 고급스러움과 유쾌함이 적절히 섞여 자연스럽게 녹아있는바(Bar) 232는 아늑하고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소울풀한 음악, 글램 출신의 바텐더가 선보이는 센스 있는 칵테일과 맛깔스러운 음식까지 함께 할 수 있어 여러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곳의 초기 디렉팅은 컬렉터이자 공간 기획자인 김범경이 도움을 줬다. 디렉터 김범경에게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감성과 손길을 더해 232만의 분위기를 완성시키고 있는 232의 최재형 대표를 만나 232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INTERVIEW 최재형 대표
#1. 이태원과 한남동 사이, 좋은 환경 <232>
Q. 취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232를 운영하고 있는 최재형입니다.
Q. 232는 대표님 혼자서 운영하고 있나요?
컨셉이나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은 초기에 디렉터 김범경형이 도움을 줬고요. 지금은 이민 가셔서 저 혼자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도 연락하면서 의견도 나누고 그래요. 형은 'rm.360'의 초기 멤버로도 활동했고 2000년대 초 중반엔 '아프로킹'이라는 파티 기획 크루를 만들어 힙합, 펑키, 솔(soul) 등의 DJ 파티를 열기도 한 기획자예요. 저도 그분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그리고 오픈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고 있는 매니저와 또 직원들 이렇게 함께 일하고 있죠.
Q. 232는 어떤 뜻인가요?
처음에 이 자리가 나왔다고 했을 때 구조 자체가 너무 재미있게 생겨서 바로 계약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다음에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디렉터 형도 언더그라운드 신(scene)을 좋아해서 그쪽에서 뭔가 가져와 보려 했지만 막상 이거 붙이고 저거 붙이고 하니까 머리만 아프고 촌스럽고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못 정하고 있는데 사업자 등록증을 떼려고 보니 신주소가 이태원로 232인 거죠. 232에다 뭘 붙여볼까 하다 심플하게 숫자만 가자. '그냥 232에서 232를 하고 있다.' 이렇게 짓게 되었어요. 손님들도 로고 디자인이나 이름 보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그러면 "다른 뜻 없습니다. 신주소 도로명입니다."라고 말씀드려요. 굳이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어요. 깔끔하게요. 지인분들이 이 숫자를 다 더하면 7이라고 알려주셨는데 그건 기분이 좋더라고요.
Q. 오륜기를 연상케 하는 로고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에요. 로고를 비롯한 포스터 등 이런 디자인은 누가 하나요?
로고는 360사운즈 디자이너 남무(NAMMOO)형이 해줬어요. 포스터의 경우 처음에는 디렉터 형이 했지만 지금은 제가 하고 있고요.
Q. 운영이 올해로 4년 차라고 알고 있어요. 요즘은 공간이 1년을 버티기가 힘든 것이 현실인데 오래 하신 편이네요.
네. 2016년 9월에 오픈을 했으니 올해로 4년 차에요. 이 부분이 주변에서 좀 놀라워해 주시고 칭찬해 주시는 부분이기는 해요. 사실 주변 상황이 많이 변하기 때문에 해마다 참 달라요.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있고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하다 보니 그리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기도 하고 그래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단골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네. 한번 오고 안 오는 분들보다는 그래도 다시 찾아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232의 위치가 이태원이긴 한데 또 한남동으로 가는 기점에 있거든요. 역으로 치면 이태원역과 한강진역의 중간지점에 있어요. 그래서인지 스트리트 한 이태원의 느낌과 한남동 정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그런 곳으로 여겨주시고 많이들 찾아주시는데 감사하죠.
Q. 한 공간에 층이 나눠져 있잖아요. 구조는 원래 이렇게 되어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이곳을 만들면서 손을 본 건가요?
이곳은 원래 '어른이대공원'이라는 술집이었어요. 말씀하진 이 층은 원래 이렇게 있었고 이게 재밌다고 느껴서 좋아서 인수하게 되었어요. 문이 2개인 것도 그대로 뒀어요. 그거 외에는 다 직접 바꾼 것들이고요. 이 문들은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이렇게 살려둔 거예요. 디렉터 형의 영향으로요. 디렉터 형한테 참 많은 영감을 받고 많이 배웠어요. 그러면서 또 제가 여기서 발전시킨 것들도 있고요. 꾸며진 조화나 그림, 가구 이런 것들은 제가 바꿔 나가고 있어요. 그림은 하우스룰즈 파코 형 그림이에요.
#2. 충실한 기본기가 만드는 좋은 분위기
Q. 232를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어떻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처음 이곳을 구상할 때 '집 같은 편안한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좋은 음악과 좋은 음식과 좋은 술에 좋은 서비스가 있는… 그리고 편안한 공간이요. 바(Bar)라는 곳이 어떤 분들에게는 좀 어렵고 거리감이 있는 공간일 수 있어요. 저희는 클럽처럼 막 놀자 이런 것도 아니고, 또 고급스러워서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하는 그런 바(Bar)가 아니라, 좋은 환경, 편안한 공간인 그런 바(Bar)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232의 슬로건인 '좋은 환경'에 대한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누가 지었고 어떤 의미인가요?
이게 웃긴데(웃음) 매장 직원이 쓰레기봉투를 접고 있었어요. 디렉터 형이 그걸 인스타에 올리며 '참 좋은 환경이다'라고 코멘트를 했는데 이게 재미있어서 어느 때부터 그 말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슬로건으로 쓰게 되었죠. 앞서 말씀드린 정말 편안하고 좋은 환경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요.
Q. 다른 바(Bar)에 비해 방문객의 연령대가 낮은 것처럼 보여요. 방문하는 분들의 연령대는 어떤가요?
연령대는 사실 다양해요. 그래도 비교를 한다면 젊은 층들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에 유명 DJ분들도 많이 오시고, 그분들과 그분들의 음악을 중심으로 힙합 하는 분들도 많이 오시고 그래서 젊은 분들이 많이 유입이 되었어요. 그렇다고 그런 문화를 즐기는 젊은 분들만 많이 오는 것은 아니고 다양하게 많이 와주세요. 너무 가볍진 않게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가지 것들을 신경 써서 운영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다양하게 섞여서 와주시는 것 같아요.
Q.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쓰고 중점을 둔 부분은요?
음악이요. 음악 검색 어플 이런 것들에 안 나오는 좋은 음악들도 많이 있잖아요. 그런 '찾지 못하는 정말 좋은 음악들을 발굴해서 손님들에게 들려드리자' 하는 디렉터 형의 생각이 있었는데 저도 정말 동감해요. 어디서 듣지 못한 것들을 여기서 들을 수 있게 하는 거 참 멋있는 거 같아요. 그런 게 232에서 중요한 부분이에요. 정말 리스펙하는 멋있는 DJ분들도 여기 와서 플레이도 많이 해주셨는데 "자신만의 무드를 풀 수 있어 좋다"라는 말씀을 해주시거든요 그런 게 너무 좋아요. 그리고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이 음악이 어떻게 여기서 나오지?" 하면서 반가워해 주시고 물어보시는데 그럴 때도 정말 기분이 좋죠.
Q. 그 외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요?
그런데 사실 공간이라는 게 한 가지만 신경을 쓴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음료와 맛에 충실한 건 당연하고요. 공간에 들어왔을 때 향이나 음악, 분위기, 서비스 이런 부분들에도 엄청 신경을 쓰고 있어요.
Q. 제가 지금 잠시 대표님을 기다리는 사이에 직원분들의 서비스를 받았는데 뭐랄까 짧은 순간 별것 아닌 것들이었지만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테이블에 계시는 손님에게도 그렇고요.
그런가요? 더 잘해야 하는데. 감사합니다. 232라는 공간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음악이라면 오너인 저 스스로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하고 또 직원들에게도 부탁하고 있는 부분은 위생과 서비스에요. 오신 분들이 기분 좋게 이곳을 즐길 수 있게 하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잘해드리는 것. 이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도 더러운 걸 정말 싫어해요. 저도 직원들과 함께 여기서 청소하고 그래요(웃음).
#3. 232만의 무드를 품은 232의 음악들
Q. 다녀간 분들의 후기를 보면 음악이 정말 좋다는 글들이 많아요. 선곡은 누가 하세요?
처음에 매장을 오픈을 할 때 음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참 컸어요. 말씀드렸던 디렉터 형의 4천여 장 가까이 되는 컬렉션에서 뽑은 굉장히 많은 좋은 음악들을 지금도 틀고 있죠.
Q. 어떤 기준으로 꾸려진 건가요?
'소울풀 언더그라운드(Soulful Underground)'요. 그렇다고 다 언더그라운드만 트는 건 아니고. 손님들이 익숙하게 좋아하는 곡들도 포인트로 들어가요. 너무 대중적으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으니까 여기서는 잘 틀지 않고요. 대신 틀어도 그런 음악들을 리믹스해서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로 풀어서 들려드리거나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일하면서 손님들이 음악에 관심이 많으시고 조예가 깊다는 걸 느껴요. '소울풀 언더그라운드'라고 해도 막상 음악을 들으면 많이들 좋아하시고 또 알아봐 주세요.
Q. 디렉터님이 만들어 주신 리스트 외 업데이트는 안 되나요? 된다면 이것도 디렉터님이 해주시는 걸까요?
업데이트가 되고요. 제가 해요.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제가 제 매장 4년 차 이니까(웃음) 제가 그 형만큼, 또 여기 오시는 다른 DJ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겠다 그런 감이라는 게 생겼죠. 저도 이곳에서 DJ를 하거든요. 과하게 신나거나 다운되지 않는, 듣기 편하고 살짝 그루브를 탈 수 있는 것들로 틀어요.
Q. 대표님이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은 뭔가요?
저는 디렉터 형을 만나기 전까지는 70-80년대 음악을 안 듣고 잘 몰랐어요. 학창 시절엔 오히려 밴드 하면서 록 음악을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매장하면서 판을 모으고 예전 음악 찾아 듣는 기쁨도 알게 되었죠. 너무 좋더라고요. 다 좋아서 딱 꼽을 수는 없어요. 232 안에서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은 플레이리스트 보면 아마 아실 거 같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말씀드린 것처럼 밴드도 했었기 때문에 소울뮤직이 라디오헤드와 퀸이고요. 라쎄린드 쏜애플을 좋아했죠.
Q. DJ들이 많이 오시죠. 정기적으로 플레이를 하나요?
네 정기적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은 9시부터 12시까지 플레이를 해요. 파티도 종종 열려요. 그럴 땐 DJ분들 네 분 정도 오셔서 살짝 클럽 느낌 나게 하는 경우도 있고, 라이브 하셨던 분들도 있어요. 외국인 뮤지션들도 기타, 건반 치면서 연주한 적도 있고요.
Q. 그런 파티나 공연 말고 앞으로 기획된 것 혹은 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보류하고 있는데 커뮤니티 살롱같이 만들어 놓은 게 있었어요. 정기적으로 해놓으려고 프로그램도 다 짜놓았어요. 영화와 관련된 거고요. 제가 영화를 엄청 좋아해서 일주일에 4-5편은 보는 편인데요. 영화에는 술, 음악, 음식 모든 것들이 다 담겨 있잖아요. 그런 것들 중에 하나를 정해서 그에 맞게 매장도 꾸미고 술과 메뉴도 구비해서 영화 OST로 믹스도 짜고 그러는 거죠.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에요. 이걸 통해 각기 다른 분야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교류도 하고 그 안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보고 싶어요. 그 외에는 칵테일, DJ 관련 영상도 제작 예정이고요. 티셔츠, 모자 이런 굿즈와 바이닐도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어서 이런 굿즈 제작과 판매도 앞으로 계속할 생각이에요. 매출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도 하고 있고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의미가 커요. 그리고 메뉴는 개편 중이에요. 곧 232에서 좋은 와인과 와인에 맞는 안주를 즐기실 수 있으실 거예요.
Q. 232라는 공간이 대표님에겐 어떤 의미를 갖나요?
제가 오너이긴 하지만 정말 감사한 공간이요. 이걸 하면서 저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232라는 공간은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에요. 저에게는 사람이 참 중요해요. 이제까지 일했던 직원들 90%는 또 손님으로 찾아오고 있어요. 디렉터 형도 이민 가 있지만 항상 소통하고 있고요. 공간은 언제든 여러 형태로 달라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남아 있을 테니 참 소중하죠.
Q. 232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지?
10년이 지나도 지금 이곳을 찾아주고 계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요. 지금처럼 '편안하고 좋은 환경'
HIPPLAYLIST 소울풀 언더그라운드! <232>의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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