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디깅천국! 도프레코드
디깅 digging 파기; 채굴, 채광; 발굴 ‘디깅’의 사전적 의미다.
마포구에 어느 조용한 주택가 지하 1층에 음악 좀 듣는다는 힙스터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그들에 의하면 이곳은 ‘디깅의 천국’이라고 한다. 찾아가보니 이 동굴은 누군가의 지난한 디깅의 흔적 10만여점이 숨쉬는 곳이자 우리의 전리품이 될 보물들이 우리를 조용히 기다리는 곳이었다. 카세트 테이프가 부활해 인기를 모을 즈음에 우리에게 ‘카세트테이프 핫플레이스로’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음악에 관한 모든걸 만날 수 있는 이 곳은 디깅꾼들의 파라다이스! 도프레코드다.
INTERVIEW 김윤중 대표
#1. 무한정의 취미 지출을 위해 시작 한 곳이 컬렉터들의 성지가 되다.
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를 부탁 드려요.
네 저는 도프레코드 대표 김윤중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도프레코드는 어떤 곳인가요?
네 저희는 기존의 음반 매장의 개념에서 조금 더 확장시킨 라이프스타일 레코드 스토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담는 매체인 CD, VINYL, CASSETTE, MD 외에도 아티스트 굿즈와 관련 아이템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Q. 공연 일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매장은 어떻게 차리게 되신 건가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음악산업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업무 차 해외 여러 곳을 다니면서 레코드 판을 모아왔고 국내에는 찾아볼 수 없는 양질의 레코드샵을 경험하면서 제가 느끼는 갈증을 다른 분들도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싶어 시작하게 된 게 첫 계기 입니다. 즉, 무한정의 취미 지출을 하고 싶어서가 솔직한 시작점이었습니다.
Q. 카세트 테이프의 성지로 입 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 못지 않게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굉장히 많습니다. 음반이 얼마나 있는 건가요?
테이프, 바이닐, CD 모든 포맷을 통틀어 대략 10만여점정도 있는 듯 합니다. 다만 장소의 협소함으로 매장 근처 창고를 얻어 온라인 쇼핑몰(메탈 전문)과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카세트 테이프의 향수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를 찾는 10대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카세트 테이프를 찾으시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뉴트로 열풍을 타면서 바이닐처럼 카세트 테이프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거 같아요. 디지털시대가 도래했다 한들 결국에는 손에 쥐는걸 찾기 마련이죠.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귀로만 듣기보다는 부클릿을 만져보고 소유하고 싶어하는 거죠. 10대 손님들은 카세트테이프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 그 분들에게는 새로운 포맷이 되니까요.
Q 여기에 빽빽하게 꽂혀져 있는 음반, 테이프 각종 엠디들을 보고 있으면 별천지에 와있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구색을 갖추시기까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을 것 같아요. 얼마간 준비하신 건가요.
음반 수집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샵을 오픈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점부터 따지면 한 4~5년정도 되는 거 같네요. 2010년대 초반부터는 막연하게 ‘모아보자’였다면 2014~2015년 이후에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모았습니다.
#2. 구식 매체가 새롭고 힙한 포맷으로
Q. 국내 외 희귀 본도 있다고 들었어요. 소개를 부탁 드려요.
Nirvana – Pennyroyal Tea싱글반. 발매시점에서 커트 코베인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전세계 모든 물량이 회수 된 비운의 앨범입니다. 회수 되지 않은 몇 장이 국내에 돌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가지게 되었어요. 시세로 따지면 싱글 CD 한 장이 100만원을 호가한다고 하더군요. 그 밖에 발매 이전에 폐기된 아이템들도 몇 타이틀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법적인 문제로 공개할 수가 없네요. (웃음)
Q. 매장 진열대에 있는 각종 공연 티켓이 인상적이었어요. 대표님이 다 다녀오신 건가요? 이걸 구경하는 것도 재밌더군요.
저와 매장 스텝들이 모은 것입니다. 국내외 여러 공연을 다니면서 패스와 티켓, 타임테이블까지 관련된 것들을 차곡차곡 진열해놓으니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구경 하시더라구요.
Q. 여기엔 국내 유통사를 통해 구할 수 없는 중고, 희귀본 카세트 테이프 등도 있는 것 같아요. 카세트 데크도 팔고요. 어떻게 이런 걸 다 찾아서 구해오시나요?
아무래도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루트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된 편이죠. 다만 발품을 엄청나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함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해외부터 국내 시골부터 좋은 물품이 있다고 하면 어디든지 날아갑니다.
Q. MD 상품들도 무척 다양합니다. 설명, 자랑 좀 해주세요.
유명 뮤지션의 굿즈나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각종 액세서리, 티셔츠, 모자, 가방, 패치 등 수십 가지의 머천다이즈가 구비되어있습니다. 모두 미국, 영국의 유명 업체와 정식 파트너쉽을 맺고 수입한 오피셜 상품입니다. 현재 매장이 협소하여 전체 물량은 전시를 못하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최대 물량의 아이템 판매가 가능한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해 두었습니다. 국내는 저희가 유일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을 들였고요) 나름 자부심이 있습니다.
Q. 매장을 많이 찾으시는 분들의 연령대나 특징이 있다면요?
취급하는 장르나, 포맷이 다양하다 보니 찾아주시는 분들의 연령대도 정말 다양합니다. 70년대 발매된 고전 가요 카세트를 찾는 어르신도 계시고요. 요즘 핫한 영미권의 아티스트들은 10~20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Q. 예전엔 동네 곳곳에 음반매장이 있었어요. 지금은 찾기 힘든 공간이 되었고요. 매체 환경이 급속이 변한 것이 이유일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물 음반을 갖고 싶어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소유욕? (웃음) 당장 저만해도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반은 발매 시기, 국가별로 다 모으고 있으니까요. 또한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있겠고요. 매우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수집에 대해 말씀 드리면 고대 로마황제 세자르도 수집광이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하
#3. 아내와 남편, 부모님이 싫어하실 수도 있는 디깅 천국
Q. 도프의 방문자가 급증하게 만들었던 앨범을 꼽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보헤미안 랩소디>가 아닐까 싶어요. 제 의견에 동의 하시는지?
네~ 퀸의 위대함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보헤미안 랩소디 대 흥행으로 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했습니다. 퀸의 명반들이 워낙 많다 보니 앨범부터 DVD, 블루레이, 카세트 관련 굿즈까지! 네 맞아요! 가오갤 사운드트랙 카세트테이프는 꾸준히 찾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한번 절판이 되어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난리가 아니었지요. 다행히 HOLLYWOOD RECORDS 측에서도 이런 전세계적 수요를 받아들이면서 다시 찍게 되어 지금은 물량 공급이 안정적입니다.
Q. 도프 매장의 선곡은 누가하시나요? 어떤 기준으로 선곡 하시는지
저와 매장 스텝들이 번갈아 가면서 선곡합니다. 기준은 딱히 없고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음악을 선곡하되, 현재 매장에 구비된 음반을 위주로 틉니다.
Q. 음악 매니아는 아니지만, 공간을 구경하러 온 분들에게 편안하게 권하고 싶은 초심자 용 도프의 베스트 뮤직이 있을까요?
매장에 오신 분들 중에 타 장르를 구매하러 오셨다가 BGM을 듣고 “이 곡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며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곡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너무 유명한 곡들이지만...
Q. 도프 매장에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기획이나 이벤트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시도하고 싶은 건 많지만 매장이 협소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릅니다. 좋은 음반을 꾸준히 공급해드리는 것이 현재로는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기획에 대한 논의가 있기에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Q. 도프는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즐거운 공간이자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음반 매장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그리고 컬렉션을 이해 못하시는 소수의 부모님들이나 디깅하시는 분의 아내 혹은 남편 분이 싫어하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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