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댄싱플라워, 네 번째 싱글 [환청] 앨범 작업기
'환상에 취해 더 바보처럼 사랑하고 싶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채워갈 수록 경험이 쌓이고 조금씩은 더 현명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쌓인 현명함은 언젠가부터 나의 사랑을 부정합니다. 차라리 환상 속에 머물러 사랑의 환희에 빠져있을 수 있다면, 그게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제공: 비스킷 사운드
ALBUM 댄싱플라워 [환청]
INTERVIEW 댄싱플라워의 싱글 앨범 [환청] 발매 기념 인터뷰
#1 Artist 댄싱플라워
Q. 밴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삶과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댄싱플라워입니다.
(사진 왼쪽부터) 최항(베이스), 정화(기타), 박진석(드럼), 이주형(보컬/기타), 최정원(건반)의 멤버로 구성된 남성 5인조 밴드이구요. 이주형의 솔로프로젝트로 시작했다가, 2018년 어수선하다가 발매된 시점에서부터 지금의 멤버로 체제를 바꾸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Q. 멤버들은 어떻게 결성되었는지요?
초등학교시절 친구부터 대학친구까지, 오랜 친구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가끔씩은 그것만으로도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합주나 작업을 하기 위해 모이면 웃고 떠들기 바빠요. 덕분에 항상 마음 편히 연주할 수 있지요.
#2 Song 심상치 않은 곡 ‘환청' 작업기
Q. 곡을 들어보면 사운드나 내레이션 등, 새로우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이 나는데 어떻게 탄생한 곡인가요?
주형 : 어느 날 환청을 들으며 잠을 깬 것이 이 곡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바로 가사를 완성했던 것 같습니다. Pink Floyd의 ‘Money’에서 나오는 베이스 리프가 생각나서 리프를 먼저 만들었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프로그레시브하게 4/4박과 5/4박을 오가는 변박 리듬이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편곡 과정을 거치면서 다 덜어냈죠. 그리고 Procol Harum ‘A Whiter Shade of Pale’과 같이 사운드만으로도 향수를 불러올 수 있을 법한 오르간연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원이의 의견으로 오르간의 레퍼런스는 방향을 조금 바꾸게 되었습니다. 의견을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고, 결과적으로도 훨씬 더 어울리는 연주인 것 같아요. 방향을 정하고 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내레이션 때는 신해철 선배님이 많이 생각났어요. 이런저런 곡들에 내레이션을 많이 사용 하셨죠. 저도 모르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정원 : Doors ‘Riders On The Storm’의 눅눅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리는 분위기를 E.Piano로 습하게 잡아주고 코러스구간에 Organ으로 청량감을 주는 구상을 했고요. 간주 부분의 멜로디는 공연을 앞두고 합주 때 급한 대로 만들었더니 중독성이 강하고 곡에 잘 묻는 것 같아 그대로 픽스하게 되었습니다.
정화 : 기타는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하는데 집중했어요. 그렇다고 Cigarettes After Sex의 기타처럼 Ambience를 많이 쓰기보다는 귀에 확 들어올만한 강한 리프를 반복해서 낄끼빠빠(낄때 끼고 빠질때 빠지는)하기로 했지요.
최항 : 베이스라인은 데모 때부터 거의 픽스가 되어있었고, 드물게 베이스가 돋보이는 곡이다 보니 무엇보다 톤에 신경을 쓰며 작업했어요. 묻히지도, 너무 튀어나오지도 않는 적절히 단단한 톤을 잡는 데에 주력 했고요. 주형이가 제시한 Pink Floyd의 ‘Money’와 제가 생각한 베이스 레퍼런스인 Audioslave의 ‘Like a Stone’을 참고했습니다. 라이브 때엔 피크와 핑거링을 섞어서 Verse와 Chorus 파트의 변화를 많이 주는 편인데, 밸런스 차이가 커서 녹음엔 조금 더 담백하게 표현했어요.
진석 : 댄싱플라워에 있어 이전과는 다른 사운드의 드럼소리를 입혀보고 싶었고, 주로 소울 혹은 힙합비트에서 들을 수 있는 어쿠스틱 드럼 사운드를 구현해 보았습니다. 덕분에 발라드와 댄스비트가 공존하는 묘한 느낌이 나온 것 같습니다.
초반 편곡에는 모두가 곡에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준비 없이 합주를 합니다. 그 다음 한두명 곡에 대한 아이디어와 레퍼런스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의논하며 편곡을 완성해 나갑니다.
Q. 이번 앨범은 홈레코딩으로 제작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기존의 곡보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덜하고 전체적으로 로우파이가 잘 어울리는 곡이라서, 홈레코딩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일부 트랙이 아닌 곡 전체를 홈레코딩으로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좋은 가상악기와 개인작업실에서도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녹음장비들이 많아서 녹음 자체가 크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보컬녹음은 애를 조금 먹었는데요. 공간과 장비, 특히 실력면에서 한계를 느끼고, 결국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시는 민금용 형의 도움으로 녹음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한계와 자신감을 모두 느낄 수 있었던 묘하게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저희가 어려웠던 것 보다는 녹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느라 믹싱과 마스터링 진행해주신 김휘 감독님이 고생하셨을 거에요.
Q. 내레이션에 강길우 배우님이 참여해주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주형 : 대학 후배인 장성욱 작가님의 소개로 강길우 배우님과 연극작업을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강배우님의 유머와 인품, 연기력에 반해 지금은 팬이자 좋은 친구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환청의 내레이션 가사를 처음 쓸 때부터 이 부분에서는 강배우님의 멋진 중저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녹음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승낙해주어서 너무나도 감사했지요.
Q. 앨범 커버가 작년에 나온 [어수선하다]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요?
[환청]은 지금까지 나온 곡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어수선하다]와는 감성적으로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어수선하다]가 ‘나'와 ‘세상'에 대해 노래한 곡이라면, [환청]은 ‘세상'과 ‘사랑'에 대한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 끝에 앨범 자켓도 [어수선하다]에 나왔던 방과 같은 방을 배경으로 한밤중의 느낌을 연출해 보았습니다. 방에 있는 오브제들에 변화가 조금씩 생겼는데, 이런 부분에서 상상할 수 있는 스토리도 함께 생긴 것 같아요. 그림을 맡아주신 박준태 작가님과 곡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었는데요, 그러한 요소들이 그림에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굳이 디테일하게 보지 않더라도, 한눈에 보이는 이미지 자체도 예쁘구요.
Q. 댄싱플라워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계속해서 싱글 앨범을 발매할 계획입니다. 지난 사랑을 회상하면서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노래하는 ‘사랑이었구나' 를 겨울에 발표하고, 내년 봄에는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를 위한 ‘뿌띠이야기', 여름엔 신나는 곡인 ‘바다이야기' 등 많은 곡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틈틈이 라이브공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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