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리저브>
이태원역에서 골목을 조금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이태원 신상 핫플레이스 <리저브>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인기의 비결은 친절한 사장님과 LP판 가득한 감성적 무드의 공간, 남산타워 뷰 그리고 앞서 소개한 것들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악’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음반 콜렉터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장님은 그야말로 음악에 진심이다. 소유한 음반을 어떻게 어디서 왜 구입했는지 전부 기억하는 만큼 매장에 흐르는 곡 하나 고르는 일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가게에 모든 자리에서 듣기 좋은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매일 매일 밸런스 체크를 하는가 하면 음반마다 다른 녹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곡마다 EQ를 일일이 만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는 음악과 그런 음악을 대하는 사장님의 공력, 그리고 LP사운드로 꽉 찬 공간 <리저브>를 소개한다.
INTERVIEW <리저브>
# 음악 중심, 남산타워 뷰 맛집 <리저브>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태원에서 리저브 레코드바를 운영하고 있는 나상운입니다.
Q. 리저브는 LP바 인데, 인스타그램 주소가 ‘리저브 레코드’에요. 레코드에 대한 리저브의 남다른 애정이 느껴집니다. 상호와 인스타그램 주소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리저브는 와이너리에서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칭하는 이름이에요. 소유한 레코드들 대부분이 수십 년 된 음반들이고 와인 숙성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요식업을 해온 사람이 아니고, 일반 직장인 출신이면서 음반 콜렉터였기 때문에 이 공간의 정체성은 음악에 두고 있습니다. 피지컬 음반을 소유한다는 것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함이 있어요. 소유한 음반들을 어떻게, 어디서 왜 구입했는지 다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Q. 리저브를 한 마디로 정의 한다면 어떤 공간이라 설명 할 수 있을까요?
크게 음악을 들으면서, 혼자 사색을 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로 시간 보내는 공간입니다.
Q. 이태원 골목의 풍경과 남산타워 뷰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 5층에 자리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태원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동네는 정해져 있었고, 단지 음향을 위해 높은 층고면서 해가 드는 저렴한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간을 알아봤습니다. 5층까지 올라갈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높은 층고에 빨간 벽돌 다세대 주택들과 남산타워, 이슬람사원, 새로 지은 용산구청까지 다 보이는데 안 할 수 없었습니다. 운이 좋았죠. 처음부터 뷰는 계획에 없던 것이었습니다.
Q. ‘레트로를 콘셉트로 내건 여느 LP 바와는 달리 여기는 음악에 진심이다’라는 후기가 많아요. 이런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실제로 그런지 궁금합니다.
저는 레코드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레트로와는 상관이 없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힙합을 좋아했고 소울 샘플링음악, 턴테이블리즘에 흥미가 생겨서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이 레코드를 레트로 무드로 소비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미 신규 음반들도 레코드로 많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일부러 레트로한 느낌을 덜어낼려고 신경썼는데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농담을 반 섞자면 술이 조금 늦게 나가더라도 다음 음악 고르는 게 조금 더 중요하긴 합니다(웃음).
Q. 리저브에는 어떤 술과 음료가 있나요?
리저브는 음료가 대단하지 않습니다. 안주도 거의 없고, 생맥주와 싱글몰트 위스키, 간단한 하이볼 정도인데 제가 마셔보고 정말 괜찮았던 것들만 집약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요식업체로서 기대보다는 캐쥬얼하게 음악을 듣고 싶은 손님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Q. 크지 않은 내부를 꽉 채우는 LP사운드가 인상적이에요. LP셀렉과 사운드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다거나, 오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감상 팁이 있을까요?
디지털 개입이 없는 아날로그로만 세팅했습니다. 모든 자리에서 좋은 소리를 듣게끔 매일 밸런스 체크합니다. 시대와 장르가 다양하다 보니 음반마다 녹음상태가 제각각이라 곡마다 EQ를 일일이 만지기도 하고요. 제일 추천하는 자리는 디제이 부스 바로 앞입니다. 바로 앞에서 믹싱하는 모습을 보며 음악을 들으면 시간이 잘 갑니다. 실제로 단골손님 앉는 자리기도 합니다.
Q. 선곡은 주로 누가 어떻게 하시나요?
선곡은 그날 날씨, 기분, 이슈, 손님들 분위기 다양하게 힌트를 얻습니다. 여러장르를 오가지만 그 안에서도 일관성있는 리듬이나 악기, 스토리를 신경 써서 직접 선곡합니다.
Q. 사장님의 인생 앨범을 꼽아주신다면요?
옛 한국음악에 관심을 갖게된 첫 음반입니다. 어릴 적 360사운즈의 파티에 가면 힙합, 소울펑크에 신나게 놀던 사람들이, ‘김트리오- 나 어떡해’가 나오면 더 크게 열광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해외의 7-80년대 음악은 줄줄 외우면서 정작 그 시대 한국음악을 몰랐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고 넓게 음악을 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리저브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뭘까요?
아직 못 들어본 좋은 음악을 계속 디깅하는 일입니다.
Q. 리저브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레코드로 음악을 틀어주는 곳은 이미 많지만, 취향에 맞는 곳을 찾는 건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손님들이 한명 두명 계속 늘어나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가는 공간으로 오래 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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