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서 좋은 곡이 있고 비워서 나은 곡이 있다. 단촐한 트리오로 간 이 곡은 후자다. 그나마도 피아노와 베이스는 1절 뒤 기타 간주에서 처음 얼굴을 내밀며 곡이 지닌 절제미를 강조했다. 담담한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같은 방식으로 끝을 맺는 이 곡은 시종 힘을 빼고 걷는다.
그리고 이움(보컬)의 간절함에 힘입어 따로 읽지 않아도 또렷이 전해지는 가사의 구성은 온전히 악기의 편성으로 번져 연주와 노랫말을 엮는다. 미소 같은 기타와 눈물 같은 피아노, 그 사이에서 "원망스러운 이별"을 치러내는 베이스는 그렇게 음의 여백에 스며 곡의 공간을 더 여미는 것이다.
음악의 과유불급. 넘치지 않아 편안하고 그래서 더 애틋한 곡이다.
김성대 /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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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 이움
작곡 / 김소은
작사 / 신민수
편곡 / 김주환
피아노 / 오윤희
베이스 / 김대호
기타 / 김재우
녹음 / 야기스튜디오, 쟈니컴퍼니
믹싱 / 김주환
마스터링 / 김주환
프로듀서 김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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