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서서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면 나이기도 하고, 내가 아니기도 하다. 어쩐지 익숙하기도 하고, 사뭇 낯설기도 하다. 거울에 비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거울을 닦으며 끊임없이 바라본다.
싱어송라이터 프로젝트 그룹 ‘8th Floor’ [Azure Sea(손정국), 최경식, 송보람, a’m(심경화), 선혜]가 2016년 디지털 싱글 [Friends Welcome] 발매 이후 약 3년 만에 신곡 [거울]을 발표하였다.
새로운 멤버 ‘선혜’ 영입 후 첫 신곡으로, 멤버 ‘선혜’와 ‘송보람’이 ‘시’를 주제로 하는 공동 작업을 하던 중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에서 모티브를 얻어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공동 작사, 작곡, 편곡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멤버 ‘최경식’은 레코딩과 믹싱 작업을 직접 진행하였다. ‘송보람’의 피아노, ‘선혜’의 클래식 기타와 베이시스트 ‘황인규’의 콘트라 베이스로 구성된 어쿠스틱 악기 연주와 담백한 멜로디와 가사가 잘 어울어져 곡에 담긴 화자의 담담하고 쓸쓸한 마음을 표현한다.
밤마다 거울을 닦으며,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했던 참회록 속 윤동주 시인의 모습처럼 거울 속에 담긴 내 모양을 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INTERVIEW 8th floor의 싱글 앨범 ‘거울’ 제작기 인터뷰
경식: 안녕하세요, 8th Floor입니다.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저희도 보고 싶었고요, 새 멤버 영입 후 한 층 더 강렬해진 개성과 감성으로 가을 느낌 물씬 나는 곡 '거울'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Q. 오랜만의 신곡 발표네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보람: 그 동안 저희는 솔로로서 쇼케이스를 마치거나, 디지털 싱글과 앨범을 발매하거나, 음향 공부와 공연을 하면서 개인 음악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한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멤버들이 서로 멀리 살아서 자주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아 ‘팀 활동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꼭 만나지 않고도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따로 라이브〉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이 〈따로 라이브〉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각자 맡은 파트를 연주/노래한 것을 영상으로 남겨 그것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음악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완성된 결과물들은 8th Floor의 Youtube 계정에 업로드 되고 있어요!
8th floor 프로젝트 따로라이브 스틸 컷
선혜: 그리고, 올해 초 첫 8th floor 단독 공연을 기획하고 개최하기도 했어요, 그간 발매해온 앨범 곡들과 개인 앨범 곡들을 8th floor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연주하며 호흡을 맞춰 갔는데, 단독공연을 진행하고 나니 이번 앨범 작업을 할 때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는지 구상하는 것들이 좀 더 수월해 졌던 것 같아요.
8th floor- 2019 ‘Limited Edition’ 단독 공연 스틸 컷
경식: 저는 곡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음향에도 관심이 생겨서 혼자 여기저기 뒤져가면서 공부하다가 '이왕 할거면 제대로 배워보자'하는 마음에 전문 아카데미의 사운드 엔지니어 과정을 수료하고 이번 앨범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변신해봤습니다.
팀 리더인 정국이형(Azure Sea)은 작년에 결혼 후 제주도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자연인으로서의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고요, 가끔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귤쨈 같은 걸 만들어 저희에게 보내주거나 팔기도 합니다. 다들 2000% 만족하고 있고, 향후 재 구매 의사가 있는 멤버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경화(A'm)는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한 솔로 곡들을 하나씩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A'm 만이 할 수 있는 멋진 곡들이 나오고 있으니 이거 다 읽으시고 한 번씩 들어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Q. 모두 팀의 일원으로 그리고 각자의 모습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셨군요, 멤버 '선혜'의 영입 이후 첫 음원 발매라고 들었습니다. 싱글 앨범 ‘거울’곡 소개를 부탁드려요!
선혜: ‘거울’ 곡은 보람이와 제가 시를 주제로 하는 공동 작업을 진행하다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을 보고 작업한 곡이에요, 시 속에 화자가 거울을 닦으며,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며, 거울 속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화자에게 거울이라는 소재를 통해 질문하고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자 하는 마음을 가사로, 연주로 담아냈어요. 들으시는 분들도 곡을 통해 흔히 보던 거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의 모양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거울' 곡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있나요?
보람: 공동 작업할 때는 곡, 특히 주제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니와 이야기를 아주 많이 나누었어요. 이 시를 읽고 서로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식으로 가사에 표현되면 좋을지, 곡이 발전될 때마다 분위기는 어떻게 통일할지 등등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니까 곡 작업도 아주 수월하게 마쳤어요.
경식: 뮤지션의 입장에서 경험을 해 본 것들이 물론 많은 도움이 되기는 했는데, 사운드 엔지니 어가 되어보니 작곡가나 연주자의 위치와는 생각을 달리 해야 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이번 작업에서는 작곡가 두 분이 곡을 쓸 때 생각했던 의도와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믹스 작업 초반부에는 제 스타일로 신나게 갈겨놨더니 작곡가의 항의가 빗발치더라고요. 저희가 원래 각자 개성이 다 달라서 작업을 하면서도 의견이 갈릴 때가 종종 있는데 제가 그걸 잊고 너무 제 주관대로 했던 거죠. 깨달음을 얻은 저는 저의 생각을 줄이고 작곡가의 피드백을 받아 가며 열심히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훨씬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 같아요. 갈팡질팡 하던 저의 작업에 빛이 되어 주신 황인규 교수님과 이성실 선생님께 이 화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Q. 이번 신곡 '거울' 발표와 함께 음원작업을 진행해 온 과정들을 메이킹 필름으로 공개하였는데요.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이나, 새롭게 느꼈던 점들이 있었나요?
보람: 이번 작업은 전공 교수님과 공식적인 첫 음악 작업이기도 하고, 8th Floor의 멤버로서 선혜 언니의 공식적인 첫 음악 활동이기도 하고, 믹싱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경식 오빠의 공식적인 첫 음향 작업물이기도 해요.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은 오래됐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서 교수님과 언니 오빠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게 된 시간이었어요.
선혜: 저는 팀 활동을 하고 진행하는 첫 음원 작업이라, 음원 제작 과정에서 서로 의논하고 머리를 맞대는 일들이 새로웠던 것 같아요. 개인 활동을 할 땐 모든 결정을 스스로 하니 편한 점도 있겠지만, 결정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거든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는 막연한 불안감보다 함께하는 든든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모르는 부분에 대해 의논 할 수 있고, 서로 각자의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8th Floor의 줄기가 더 단단 해 지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경식: 녹음이 모두 끝나고 밥을 먹으면서 앞으로 남은 작업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이거는 누가 하고, 저거는 누가 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전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선혜누나가 팀에 합류하면서 시너지가 빵 터진 것 같아요. 저희가 처음 만났던 4년 전에는 다들 노트북 전원 밖에 켤 줄 몰랐는데 어느새 미디 작업을 하고 녹음을 하고 믹스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해서 제가 ‘우리 많이 컸다’고 그랬어요.
Q. 앞으로의 8th floor 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이후 목표와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선혜: 8th floor는 신곡’거울’발매에 이어, 계속 새로운 주제로, 새로운 조합으로 진행하는 공동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인터뷰 중 나왔던 팀의 프로젝트인 ‘따로라이브’나, ‘단독공연’을 매해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구요, 저희 팀의 특성 ‘따로 또 같이’에 따라 팀 활동 외에도 각 멤버마다 개인 곡을 발매하며 개인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저는 올해 발매를 목표로 새로운 싱글 음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람: 저는 올해 〈큐티걸〉, 〈재이〉라는 두 곡을 발매했는데요. 이런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이루는 일기장 같은 앨범을 발매하는 게 저의 큰 목표예요. 개인으로도, 팀으로도 곡 작업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경식: 저는 음악과 음향 둘 다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고 배우고 작품을 내면서 제가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고요, 다른 장르의 음악도 도전해보고 싶고 다른 멤버들처럼 솔로도 해보고 싶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아티스트와의 작업도 언제든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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