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런디스타운
청주에 자리한 카페 겸 문화 공간 런디스타운은 뮤지션이자 공간 기획자, 소상공인으로 살아온 한 사람이 지역에서 쌓아온 고민과 꿈, 그리고 선택이 담긴 장소다. 운영자는 힙합 뮤지션으로도 활동하는 24Oz로, 지방에서 음악만으로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오래 체감해 왔다. 그 생존의 과정에서 문화와 예술을 생활로 이식하는 기획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됐고, 사무실 없이 카페를 전전하며 작업하던 시간과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결핍은 결국 런디스타운이라는 작업실 같은 카페로 이어졌다. 런디스타운은 그가 운영하는 레이블 어글리밤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쇼룸이기도 하다. 뮤지션이든 소상공인이든, 지역에서 자기 이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방향성은 이곳의 운영 전반에 스며있다. 런디스타운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기보다 지역에서 없었던 것들을 선보이며, 청주에서 의미 있는 로컬 문화 공간으로 자리해 가는 동시에 커피와 디저트로도 꾸준히 발걸음을 모으는 브랜드이자 공간이다.
INTERVEW 런디스타운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와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 여러분. 저는 힙합뮤지션 24Oz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어글리밤과 카페 ‘런디스타운’, 그리고 뮤직바 ‘송크라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카페 런디스타운의 사장으로 인사드립니다.

Q. 런디스타운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정적으로 기획해서 동적으로 채운 공간
Q. 입구만 봐서는 이렇게 깊고 넓은 공간이 펼쳐질 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운데요, 공간 구성과 비주얼 콘셉트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독서실 같은 테이블, 누군가의 음악 작업실 같은 특별한 공간까지요.
저도 처음에 공간을 보러 다닐 때, 이 가게의 입구만 보고는 15평 정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들어오니까 50평 정도 되는 공간이 펼쳐지더라고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어요. 일단 저는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이 가장 크지만 지방에서 음악으로만 먹고 살기는 조금 팍팍하더라고요. 살아남기 위해서 문화와 예술을 생활로 이식하는 ‘기획자’의 역할을 해왔어요. 돈은 없으니 사무실도 없었고, 자연스럽게 카페들을 옮기며 작업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디지털노마드’라고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카페를 만든다면, 저 같은 사람들이 와서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로부터 몇 년 뒤에 실제로 카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러한 설계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정적으로 기획해서 동적으로 채운 공간’이라는 말은 막상 이 공간에서 작업을 하면 고요하지만, 그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나 영향력들이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한 의미에서 지은 뜻입니다. 그렇게 여러분의 작업실이 생겼으니 저의 작업실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는 분리된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과감하게 공개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런디스타운을 이해하기 위해 런디스타운을 운영하는 힙합 레이블, 어글리밤에 대해서도 여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글리밤은 청주에서 힙합 레이블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공간 브랜딩도 전개하고 있죠. 어글리밤과 어글리밤의 공간들, 하는 일들과 지향점 등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글리밤은 저 같은 사람들, 그러니까 뮤지션일 수도 있고, 소상공인일수도 있고, 어쨌든 ‘자기 이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생존하게, 더 나아가서는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브랜드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브랜딩’이라고 정의하고, 어글리밤만의 브랜딩을 수많은 작은 브랜드들에게 전파하고 있습니다. 런디스타운은 어글리밤의 미션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손님들이 참여하게 하는 일종의 쇼룸같은 공간입니다. 최근에는 ‘송크라이’라는 뮤직바도 만들어서,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업과 F&B를 활용한 콘텐츠와의 페어링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런디스타운, 상호에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런디스타운(Run This Town)’은 Jay-Z의 트랙 이름이기도 하죠. 눈치 빠르신 분들은 ‘송크라이(Song Cry)’까지 같은 뮤지션의 트랙인 것을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로컬을 기반으로 계속 활동해 온 저에게 ‘이 도시를 지배하자’라는 문구는 그리 낯설지가 않았어요. 이 도시를 지배하는 것이 곧 세계를 지배할 거라는 포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Q. 드립 커피와 수제 구움과자가 있는 디저트 맛집으로도 사랑받고 있어요. 런디스타운의 메뉴와 서비스에 대해서 자랑을 좀 해 주신다면요?
저는 스스로 바리스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더 맛있는 커피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으니, 그런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권위자’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캐주얼한 대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26년 1월인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트레커스빈의 ‘후르츠칵테일’과 커피템플의 ‘김득구’입니다. 당연히 런디스타운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고요.
구움과자의 경우 제 동생이 레시피를 개발하고, 아내가 구움과자를 만들고 있어요. 구움과자로 백화점 팝업도 경험해 보고, 주기적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줄을 서는 가게는 아니더라도 우리만의 방향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꼽아본다면 ‘발로나초코 휘낭시에’와 ‘바닐라 까눌레’입니다. 아, 구움과자를 ‘Gateau de Voyage(여행용 케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이러한 이름도 낭만을 이야기하는 어글리밤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Q. 청주는 사장님에게 어떤 곳인지 여쭤보고 싶고요, 로컬에서 힙합이라는 특정 장르의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합니다.
이제 저에게 청주는 단순한 ‘고향’이나 ‘삶의 터전’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힙합에는 ‘Ghetto’라는 개념이 있는데, 여러 의미를 담고 있지만 저는 이 단어를 ‘애증의 고향’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이 도시를 ‘노잼도시’라고 부르고, 떠나고 싶어 하고, 저에게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이곳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제가 살고 싶은 곳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저의 서사와 선택이 많은 ‘지역 기반’의 독립 예술가들에게 영감은 물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컬에서 힙합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다양한 삶의 모델을 제안하는 일에 가깝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포지션이 제가 유일한 건 아니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느끼고 있고, 그 역할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Q. 사장님의 인생을 힙합으로 빠져들게 한, 단 한 장의 앨범이 있다면요?
제가 작년에 올린 숏폼 콘텐츠가 하나 있어요. 유튜브에서는 10만, 인스타그램에서는 38만 조회수가 나온 영상이기도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들어온 붐뱁 장르의 힙합 앨범 월드컵을 한 영상이었는데요. 최종적으로 저는 재지팩트의 <Life’s Like>라는 앨범을 꼽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Vibra’입니다.
Q. 런디스타운은 주로 어떤 음악이 흐르나요? 선곡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선곡은 주 1회,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힙합 레이블의 쇼룸이라고 해서 힙합만 나올 것 같지만, 이 공간 자체는 ‘작업실’이라는 정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차분한 음악을 주로 선곡하려고 하고 있어요. 다양한 팝 음악을 전개하는 대신에 아주 유명하지 않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주로 선곡하고 있습니다. 너무 유명한 음악이 나올 때면 우리의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자니 이 넓은 공간에 너무 생기가 없어보이더라고요.

Q. 런디스먼스라는 기획을 통해 브랜드의 밤이라는 행사도 열렸어요. 런디스타운에서 열리는 이벤트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청주라는 지역은 비수도권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큼 규모도 크고 인프라도 좋지만, 저는 항상 어떠한 결핍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그것을 청주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처음에는 힙합이었고, 다양한 문화예술적인 경험, 그리고 ‘브랜딩’과 ‘마케팅’의 트렌드, 최근에는 F&B와 콘텐츠의 페어링 경험으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런디스타운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은 제가 느꼈을 때 ‘지역에서 없었던 것’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때로는 일회성 이벤트로, 때로는 테이블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시적인 이벤트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Q. 이 공간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시나요?
3주년을 두 달 정도 넘긴 시점인데요. 감히, 이제 런디스타운도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 잡지 않았나 생각을 해 봅니다. 이 공간을 필요로하는 분들에게 계속해서 쓰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이 공간에 항상 새로운 것을 채우고, 손님들께서는 방문할 때마다 약간의 새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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