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자키러브
모델이자 카페 사장,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하루 한 곡 좋아하는 음악을 나누는 청년 이정철이 운영하는 후암동의 카페 자키러브는 한 사람의 깊은 취향의 연대기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이곳을 채운 물건들은 그가 좋아해 온 것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남은 결과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운영했던 피터캣과 그 오디오 시스템에서 받은 영향은 블랙캣이라는 귀여운 심볼로 이어졌고, 오랜 시간 오디오파일들의 사운드를 탐닉하며 비로소 도달한 자키러브의 시스템은 이곳만의 선곡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진공관 앰프를 중심으로 완성됐다. 정성껏 내린 맛있는 커피와 달콤한 시나몬 롤, 그가 사랑해 온 소품과 가구, 음악까지. 이 모든 장면은 한 사람의 취향이 시간을 통과하며 쌓아 올린 결과이고, 그렇게 자키러브라는 이름이 된다.
INTERVIEW 자키러브
Q. 안녕하세요, 지니 뮤직 매거진 구독자 여러분께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키러브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철입니다.

Q. 이런 질문 많이 받아보셨을 것 같은데요, ‘자키러브’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정확하게 짚으셨네요. 많은 손님께서 자키러브의 뜻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하시는데요.
‘고양이 이름이 자키다’, ‘디스크 자키의 자키다’ 등등... 자키는 제 영어 닉네임 입니다. LOVE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요. 아직까지 한 분도 맞추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Q. 커피 마시는 고양이, DJ하는 고양이, 산타 모자를 쓴 고양이... 자키러브 곳곳에서 블랙캣을 만날 수 있어요.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는 캐릭터 이상의 존재감을 가진 것 같아요. 블랙캣의 정체와, 공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여쭤볼게요.
일단 제가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큰 이유는, 저도 오디오파일(audiophile)로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디오에 관심이 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젊어서 운영한 ‘피터캣’의 메인 오디오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40년 넘도록 같은 오디오 시스템을 사용하지?”, “질리지도 않나?” 이런 질문이 있었어요. 그렇게 저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디오 시스템을 따라서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존경심에서 카페를 운영하게 되면 고양이가 심볼처럼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 같아요.


Q. 자키러브의 공간을 채우는 물건들은 모두 시간을 통과한 것들입니다. 호안 미로의 판화, 오래된 조명, 소파… 이 소품들은 단순한 빈티지의 나열이 아니라 누군가의 깊은 취향의 연대기처럼 느껴져요. 러프한 질감의 회색 벽, 담쟁이넝쿨이 있는 테라스, 나무 가구들과 조화를 이루며 자키러브만의 감도를 완성해 주는 것 같습니다. 공간을 구성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걸 말로 하는 게 참 어려운데요. 중요하게 생각한 건, ‘내 눈으로 봤을 때 조화로운가’였습니다. 조화롭다는 건 다 어우러진다는 말인데, 자키러브는 제 우주 그 자체입니다. 제가 모아온 모든 것들을 다 가져왔기 때문에, 조화로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래 모아온 물건들이고, 모아오면서 나랑 맞지 않는 물건은 다시 다른 주인을 찾게끔 했거든요. 그렇게 남은 물건들만 이렇게 자키러브에 올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 우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깊은 취향의 연대기라는 말도 좋네요.
Q. 자키러브에 ‘좋은 소리로 음악을 듣기 위해’ 온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의 사운드 시스템 조합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배음이 풍부한 진공관의 질감과, TR이 가진 정밀한 해상력 사이에서 자키러브가 선택한 현재의 소리는 어떤 소리인지.
자키러브에는 진공관 앰프와 TR앰프 둘 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만, 저는 진공관을 선택했습니다. 방문하시면 거의 진공관 앰프로 음악이 흘러나올 거예요. 양쪽 다 사실은 매력이 있지만, 포근하고 풍부한 저음에서 나오는 진공관의 매력이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더 감동 있게 들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 시스템을 조합하기까지 여정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오디오라는 게 옷처럼 쉽게 사고팔고 할 수 있는 가격이나 크기가 아니다 보니 여러 오디오파일들의 오디오들을 직접 듣고 경험하고, 그 중에 나에게 제일 맞겠다 싶은 오디오를 신중하게 구매하다 보니 지금MC40 모노모노 + MX110 조합으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4-5가지 종류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들을 사용했었고요.



Q. 사장님을 음악 애호가의 길로 이끈 단 한 장의 앨범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금의 자키러브까지 이르게 만든 그 음악적 출발점이 궁금합니다.
king sunny ade의 Synchro System 앨범입니다. 이 그룹이 낯설 텐데, king sunny ade는 아프리카 음악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그룹이고요. 첫 턴테이블을 구매하고 처음 산 앨범이기도 하고, 이 앨범을 샀을때 레코드 숍 아저씨께서 “음악 좀 아네” 라는 말을 제게 건네주셨는데 이때 저는 사실 이게 무슨 앨범인지도 모르고 선반에 있는 수많은 LP 중에서 한 장 꺼낸 거였거든요. 그대로 이 앨범을 들고 나왔습니다. “음악 좀 아네” 이 말이 엄청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때가 시작이었습니다.
Q. ‘커피믹스 라디오’라는 기획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 외에도 앨범 쇼케이스, 샌드위치 스토어와의 콜라보, 크리스마스 팝업 등 다양한 기획이 이어지고 있죠. 이런 이벤트는 어떻게 탄생하나요? 공간 운영을 넘어, 어떤 경험을 만들고 싶으신 건지 그리고 앞으로 준비하고 계신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살짝 들려주세요.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손님들에게 이 기획이 자키러브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끼칠 것인가? 자키러브와 이 행사가 서로 윈윈이 되는 행사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카페는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키러브에서 지금 구체적으로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혹시 좋은 기획이 있으면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주면 좋겠습니다.

Q. 예사롭지 않은 맛의 시나몬 롤, 겨울과 어울리는 고구마 브륄레 아이스크림, 정성스럽게 내리는 드립 커피까지... 자키러브의 메뉴 또한 ‘공간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메뉴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지점은 무엇인가요? 자키러브다운 맛을 택하게 만드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내 입맛에 맞는 메뉴인가’였습니다. 전 직장 <업스탠딩커피>에서 판매하던 시나몬 롤이 너무 맛있어서 저도 시나몬 롤을 만들어 판매하게 되었고, 정말 하루종일 고구마만 먹는 저에게 고구마를 디저트로 만들라는 ‘설’씨 성을 가진 여자친구의 말에 ‘설구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크림도 안 먹고, 바닐라 라떼도 안 먹어서… 많이 찾으시는 크림 메뉴나 바닐라 라떼가 저희 자키러브에는 없습니다.
Q. 처음 오는 분들에게 전할 자키러브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마 모든 사람이 카페를 즐기는 방법이 다 다를 것 같습니다만, 이 공간을 만든 제 입장에선, 소품 하나하나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시면 더 즐겁게 자키러브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자키러브는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자키러브의 다음 장면을 상상해 본다면 어떤 모습일지.
바란다면 오래오래 사랑받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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