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도란과 소란
낮엔 커피 향이, 밤엔 와인과 위스키의 여운이 번지는 곳 ‘도란과 소란’은 도란도란한 온기와 소란스러운 웃음이 자연스레 공존하는 합정에 위치한 작은 카페 겸 바다.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핸드드립으로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리고, 제빙기 소리마저 섬세하게 다루며 손님의 대화와 음악만이 공간에 머물도록 하는 곳. 커피와 프루티한 와인 역시 화려함보다 편안한 맛에 집중해 공간의 모든 요소가 편안한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오래된 가구와 낮은 조명이 만들어내는 감각은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듯한 잔향을 남긴다. 그렇게 ‘도란과 소란’은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현대인의 작은 숨숨집이 되어준다.
INTERVIEW 도란과 소란

Q. ‘도란과 소란’이라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나직하고 정다운 느낌의 ‘도란도란’과 시끌벅적한 ‘소란’이 공존하죠. 이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요?
이 공간이 조용한 카페나 활기찬 Bar로만 규정되지 않기를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과 시간에 따라 온도가 달라지는, 도란도란함 속에서도 웃음이 있고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지는 규정되지 않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낮에는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는 와인과 위스키를 마시는, 그런 변화가 자연스러운 공간이기를 바라며 지었습니다.
Q. ‘도란과 소란’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어떤 공간이라고 표현하고 싶으세요?
‘도심속의 작고 편안한 숨숨집’ 이지 않을까 합니다. 복잡한 합정 가운데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편안한 숨숨집이고 싶습니다.



Q. 커피와 술을 함께 내는 공간은 대부분 저녁엔 주류만 판매하는 곳이 많죠. 하지만 '도란과 소란'에서는 저녁 시간에도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저녁 이후에도 커피를 판매하는 이유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몇달 전부터 주류 손님은 11시까지, 카페 손님은 저녁 9시까지만 이용하는 것으로 매장 운영 방침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곳보단 커피를 늦게까지 팔기는 하네요. 각자의 리듬대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는 위스키와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리고 그 둘이 매장 이름의 도란과 소란 처럼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Q. 강배전으로 로스팅된 게이샤 커피와 비엔나 커피 같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메뉴들이 있어요. 주류는 와인과 위스키들이 있는데 히비키 같은 흔치 않은 주류도 있고요. ‘도란과 소란’ 만의 커피, 주류, 디저트 등 메뉴에 대해서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매니악한 맛보다는 무겁지 않되 편안하고 여운 있는 맛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커피도 강한 산미나 실험적인 맛보다는 편안하고 밸런스 있는 맛으로 고르고 있고요, 와인도 오래 두고 에어링하는 와인들 보다는 바로 마셔도 맛있고 강한 타닌보단 프루티 하고 마시기 편안한 종류로 고르고 있습니다. 디저트 역시 화려하거나 강한 인상보다는 투박한 모양이지만 편안한 맛으로 음료와의 호흡을 맞추기를 바라고 있고요.

Q. 선곡이 좋아서 공간의 분위기가 배가 된다는 고객의 후기가 있습니다. 평소 선곡은 누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요.
제가 직접 합니다. 음악은 공간의 온도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시간대나 매장의 분위기에 따라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결이 이어지게 선곡합니다. 스피커는 보스 901-V로 어느 자리에 앉아도 편안한 공간감과 울림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Q. 나무로 된 가구와 낮은 조명, 엔틱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공간 디자인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어떤 콘셉트, 어떤 방향으로 공간을 꾸미셨는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합정 상권에서 오래된 것의 결, 완벽한 정돈보다는 자연스러운 공간, 5년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것 같은 자기만의 시간의 흐름을 가지는 편안한 공간이기를 바랬습니다.
Q. 메뉴 구성과 맛, 비주얼 콘셉트, 음악까지 세심하게 구성하신 이 공간에서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 선곡, 주류나 커피와의 페어링이 궁금합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어스름한 저녁때에 복잡한 합정의 거리가 잠시 한산해 지는 시간대를 좋아합니다. 이 시간에 조명을 낮추고 올드팝이나 재즈 음악을 볼륨 높혀 틀고, 진한 하우스블랜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Q. ‘노리다케’ 커피잔과 같은 소품 선택에도 공간과 손님에 대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외에도 ‘도란과 소란’만의 작은 디테일이나 특별함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도란과 소란은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 핸드드립으로만 내리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으면 커피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지만, '빨리빨리'라는 리듬은 저희 매장과 어울리지 않아요. 무엇보다 머신의 기계소음이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제빙기 소리도 거슬려서 영업시간에는 꺼놓고 얼음을 냉동고에 옮겨서 쓰고 있어요. 매장 안에는 손님들의 대화와 음악만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음료 하나하나 나오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 느린 시간 안에서 손님들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 ‘도란과 소란’은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시나요?
세월이 지나도 한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남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찾는 손님들이 언제나 편안하게 방문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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