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영(Hee-Young Lim) - The Encores Album
첼로로 노래하는 앙코르 소품집
2023년 Orchid Classics에서 발매한 첫 소품집 앨범에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다양한 편곡을 시도했던 여정의 연장선에서, 이번 앨범에서도 첼로의 음색을 통해 사랑받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작품들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자 했습니다. 첼로 레퍼토리의 좁은 경계를 넘고자 한 이 작업은, 음악가로서의 시야를 넓히고자 한 저의 진심 어린 시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무엇보다도, 저의 감정과 기억, 그리고 영감들을 조용히 담아낸 소리의 기록입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화려하거나 기교적으로 두드러진 작품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곡들은 오랜 시간 제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었고, 긴 하루의 끝에서 휴식이 필요할 때나 삶이 유난히 고단하게 느껴지는 순간마다 제가 즐겨 들었던 곡들입니다. 어떤 곡은 슬픈 노래처럼, 어떤 곡은 흘러가버린 순간에 대한 회상처럼, 또 어떤 곡은 기억 속의 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열다섯 살에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했을 때, 저는 10대 청소년이었지만 대학생으로서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첼로를 전공하면서도 피아노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고, 학사 과정 내내 피아노 수업을 병행하며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손이 작고 테크닉적인 한계가 있었던 저에게는 웅장한 소나타나 협주곡보다는 서정적인 짧은 소품들이 더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시절, 사춘기 시절의 감수성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바로 그 음악들이 지금의 저를 이끌었습니다.
쇼팽의 전주곡, 야상곡, 마주르카, 드뷔시의 ‘달빛’과 ‘보다 느리게’, 리스트의 ‘사랑의 꿈’, 슈베르트의 즉흥곡 등, 이번 앨범과 지난 앨범, 그리고 무대에서 앙코르로 자주 연주해 온 곡들 대부분은 바로 그 시절 제가 피아노로 즐겨 연주했던 작품들입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 소품들은 여전히 저에게 아주 가깝게 느껴지고, 지금도 제 안에서 멜로디가 살아 숨 쉬는 듯합니다. 악기는 바뀌었지만 음악을 노래하는 방식은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에 수록된 쇼팽의 전주곡과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제 유년 시절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작품들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오랫동안 사랑해 오신 분들은 물론,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도록 친숙하고 따뜻한 곡들로 이루어진 이 앨범을 통해 첼로의 따뜻한 음색과 다채로운 감성의 결을 느끼시기 바라며,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평온과 위안을 이 앨범을 통해 전해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CREDIT
Photographer: Alexis Berthonnet
Recording Engineers: Yuan Zhang (Tracks 1,2,3,4,5,6,13,14,15) Sungbum Park (Tracks 7,8,9,10,11,12)
Mixing & Mastering: Sono Studio
Art Design: WLP London Ltd
PUBLISHED BY BISCUIT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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