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바이브(VIBE)’가 올 상반기 중 새로운 음원 정산 시스템 ‘VPS(VIBE Payment System)을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음원 사재기‘ 근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새 음원 정산 방식이 사재기를 막지는 못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1일 음원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바이브는 올해 상반기 내에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이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 저작권자에게 전달되는 음원 정산 시스템 VPS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바이브를 비롯한 멜론·지니뮤직·플로 등 국내 음원사이트는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이용료를 정산하는 비례배분제를 채택해왔다.
비례배분제는 지난 2018년 규정된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음원 사이트들은 4개 신탁관리단체(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한국음악저작권협회·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한국음반산업협회)에 매출액 중 요율에 맞게 총 징수액을 지급한다. 총 징수액을 받은 신탁관리단체는 징수액을 모든 곡의 재생 수로 나눠 재생 수당 단가를 구하고, 여기에 음원별 재생 수를 곱해 개별 음악가나 제작사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비례배분제는 재생 수가 적은 경우 정당한 정산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음원에 저작권료가 쏠리면서 실시간 차트 진입을 위한 음원 사재기가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따라서 VPS는 비례배분제의 ‘총 재생 수’로 나누는 것을 ‘인당 재생 수’로 나누겠다는 게 핵심이다. 바이브 측은 VPS 도입으로 투명한 음악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VPS 도입으로 음원 사재기를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사재기를 하는 이유는 수익이 아니라 음원 차트에 진입하게 되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행사·방송 섭외·인지도 상승을 위해서다”며 “비례배분제나 음원 정산 시스템으로 사재기를 부추긴다는 주장은 전혀 상관 없지는 않겠지만, 미비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례배분제가 차트 상위권에 유리한 방식임을 지적하며 “비례배분제는 잘못된 방식이다. 플랫폼 자체에서 정산하기 쉬운 방법으로 시스템을 운영해온 것”이라며 “VPS는 사재기를 막지는 못할 수 있지만, 공정한 시스템으로 바꾼 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공정·불공정을 떠나 비례배분제는 잘못된 시스템이었고, 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브가 제시한 VPS 방식은 규정 내 있지 않은 방식이다. 바이브에서 상반기 중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협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권리자, 문체부, 플랫폼, 소비자단체, 외부 전문가 등 관련 업계가 모여 협의를 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예림 기자 yeaah@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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