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세라핌 데뷔·임영웅 등 컴백 줄이어
- 오프라인 팬미팅·대면 콘서트도 봇물
임영웅은 컴백과 동시에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했다. [물고기뮤직 제공]
한 주 평균 4~5팀이 돌아오고 있다. 데뷔부터 컴백까지 ‘엔데믹’과 함께 대중음악계가 바삐 돌아가고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지난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폐지되는 등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과 맞물려 K팝 가수들의 컴백은 물론 국내외 공연 일정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음악계는 눈에 띌 만큼 컴백과 데뷔가 많다. 4월 말 가요계 대형 스타 싸이를 시작으로 5월에 접어든지 2주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열 팀 가까이 새 앨범을 들고 왔다. 지난 2일엔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이 데뷔하고 임영웅이 컴백 신고식을 치렀으며, 뒤 이어 아이콘 조승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T1419 등이 줄줄이 컴백했다.
가요계에선 마침내 ‘때가 왔다’는 반응이다. 엔데믹과 맞물려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빠른 정상화에 돌입하고 있다. 다수의 K팝 그룹이 소속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약 3년간 각종 행사, 국내외 대면 공연을 할 수 없었으나 엔데믹을 맞으며 본격적으로 활동 재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낙 컴백 일정이 많아 하루에도 2~3팀의 새 앨범이 나온다. 이 역시 이례적 현상에 가깝다. 이 관계자는 “해마다 5월은 각종 축제와 행사 철인 만큼 컴백과 함께 대면 활동을 위한 일정을 많이 잡고 있다”며 “워낙 가수들의 컴백 일정이 많아 유통사의 음반 발매 일정을 잡기도 어려워 같은 날 컴백하는 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컴백 일정엔 기획사 간에 눈치보기도 작용하지만, 현재는 유통사 일정에 여유가 없어 한 번 밀리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경쟁을 감수하고 컴백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관객수 제한과 좌석간 띄어앉기, 떼창 금지에 발목이 묶였던 대중음악 공연도 가수들의 컴백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각종 콘서트, 팬미팅, 팬미팅과 콘서트를 합친 신종 대면 공연인 ‘팬서트(팬미팅+콘서트)’, 팬사인회까지 온라인을 벗어난 오프라인 공연도 봇물이다.
‘중장년층의 아이돌’ 임영웅이 컴백과 함께 지난 6일부터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했고, K팝 그룹들이 줄줄이 대면 콘서트를 열고 있다. 가수 성시경은 자신의 브랜드 공연인 ‘축가’(5월 27~29일·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를 3년 만에 연다. 대형 페스티벌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다. 그간 대면 공연이나 페스티벌 관람에 부정적이었던 관객들의 기대감은 예매율로 증명되고 있다. 성시경의 공연은 당초 이틀간 열 계획이었으나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 추가 공연까지 열었다. 이 역시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으로 조기 매진됐다. 서울재즈페스티벌(5월 27~29일) 역시 총 3만여 장의 티켓이 판매 1분 만에 팔려 나갔다.
업계엔 지금 이 순간이 단비 같은 때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업계의 피해 규모는 약 23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공연계 관계자는 “방역 기준이 완화되고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서 그간 얼어붙었던 공연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엔데믹으로 활기를 찾는 듯 보이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며 체감한 가요계의 빈부격차는 여전히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정상급 K팝 그룹은 대면 공연은 물론 해외 투어와 행사를 이미 시작했고 대형 야외 페스티벌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늘은 있다.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부회장은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야외 페스티벌은 성황이지만 소규모 공연들은 여전히 어렵다”며 “상반기 페스티벌에도 멀티무대가 아닌 단일무대로 출연진이 과거에 비해 많지 않아 실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은 뮤지션들은 설 무대가 많지 않다. 다양한 무대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고승희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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