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사진: @b_taeng
HOT PLACE <스모코가이즈>
합정역 7번 출구 안쪽 골목에 형성된 번화한 골목을 지나면 나타나는 한적한 주택가. 조용했던 이곳도 이제는 조금씩 개성 있는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코모가이즈>의 입소문이 심상치 않다. 커피와 주류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겸 바인 이곳은 대표이자 공간의 브랜딩을 맡고 있는 권순규 디렉터의 특별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독특한 곳이다. 권순규 디렉터는 워킹홀리데이로 떠났던 뉴질랜드의 공장에서 일하는 중간에 맞는 휴식 시간 ‘스모코 타임’의 그 특별한 기억을 잊지 못해 그 순간을 고스란히 공간에 재현해 냈다. 모든 공간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을 말한다. <스모코가이즈>가 제공하는 휴식은 고된 노동 중간에 밖으로 나와 맞는 시원한 바람, 구내식당에 모여 차를 마시고 담소를 즐기는 꿀 같은 쉼이다.
INTERVIEW <스모코가이즈>
#1. 고된 노동 중간에 맞는 꿀 같은 휴식, <스모코가이즈>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모코가이즈>의 권순규 디렉터입니다.
Q. 합정역 안으로 좀 깊이 들어온 한적한 주택가에 이런 곳이 있었네요. 언제부터 운영하셨고 원래 이런 커피, 와인 바를 운영하셨는지?
여길 운영한 지는 반년 정도 되었는데요. 제가 전에 와인 바를 이미 서울 숲에서 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 공간도 작년 3월, 코로나 한 가운데에 오픈했는데요 (웃음). 이곳처럼 창이 탁 트이고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이쪽까지 들어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최근엔 여기까지도 유동 인구가 조금씩 늘어나는 듯 해요.
Q. 상호가 <스모코가이즈>예요. 어떤 뜻인가요?
<스모코가이즈>는 제가 뉴질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했던 느낌에 영감을 받아 만든 가게인데요. 뉴질랜드에서는 업무 중간에 쉬는 시간을 ‘스모코 타임’이라고 해요. 쉬는 시간 그 10분 정도의 스모코 타임에 사람들은 담배 피우고 차 마시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 전 그 쉬는 시간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물론, 우리나라에도 업무 중에 쉬는 시간이나 작업 중 쉬는 시간이 있겠지만 제가 뉴질랜드의 키위 농장 같은 곳에서 일하며 느꼈던, 그 고된 노동 중간에 잠시 맞는 꿀 같은 휴식과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느낌은 저에게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Q. SNS와 공간의 요소들을 통해 “일하지 말고 쉬자” 이런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머러스하게 계속 던지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여느 카페가 휴식을 말하는 방식이랑은 확연히 다른 스토리텔링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혹시 브랜딩과 관련된 일을 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요.
제가 광고를 전공했어요. <스모코가이즈>를 작정하고 브랜딩 했다기 보다는 광고 기획이라는 게 통합적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마케팅해야 하는 일이더라고요. 스토리도 있어야 하고 그거에 맞는 이미지도 있어야 하고요. 그런 걸 배우고 경험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그런 바탕에서 제가 경험했던 좋은 것들을 구현하고 싶은 마음들이 결합된 게 이 공간이고요.
공장이랑 농장에서 기계처럼 일하다가도 스모코 타임 동안에는 생기 있는 얼굴로 도시락 싸 온 거 같이 나눠 먹고 밖에 나가서 맥주도 한잔하고, 담배도 같이 피우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디스펜서에 준비된 홍차도 마시는 그 문화와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리고 일이 끝나면 또 동료들과 식탁 위에서 포트럭 파티도 하고요. 그게 너무 즐거운 거예요. 언젠간 이 느낌을 살려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던 거 같아요.
Q. 스모킹 되나요? 하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물론 흡연은 안 되지만 저희가 나중엔 담배 판매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2.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위한 칸틴
Q. 미드-센추리 가구의 트렌디함, 우드의 따듯한 느낌, 큰 창이 주는 여유가 공존합니다. 그중에서도 곳곳에 숨어 있는 작업복이나 실리콘 총 같은 소품들이 재밌습니다. 직접 구상하신 건지 어떤 콘셉인지.
제가 전부 구상했어요. 실리콘 총은 처음부터 이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시공하고 남은 걸 보니 공간과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소품으로 활용했습니다. 경광등이나 안전 테이프도 재밌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공간의 모티브가 제가 일했던 뉴질랜드 공장의 이미지예요. 거기선 구내식당을 ‘칸틴 (Canteen)’이라고 하거든요. 여기에 있는 의자나 테이블은 칸틴에 있는 것들 구현한 거예요.
Q. <스모코가이즈>를 한 마디로 설명해 주신다면?
<스모코가이즈>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위한 칸틴”이라는 메시지를 내걸고 있는데요. 고된 노동 사이에 즐기는 여유로운 휴식과 같은 공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스모코가이즈>는 커피와 주류를 즐길 수 있죠?
네. 커피는 롱블랙을 내고 있고 인기예요. 함께 이곳을 운영하는 공동 대표이기도 한 바리스타께서 묵직한 맛과 산미가 있는 두 종류의 각각 다른 브랜드의 원두를 심혈을 기울여 셀렉해 내어드리고 있죠. 거기에 단순하면서도 맛에 집중하는 디저트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미국의 매그놀리아 카페라는 데서 유명한 메뉴로 최근엔 국내에서도 인기인 ‘크림 바나나’가 사랑받고 있어요.
Q. 음악 얘길 해볼게요. 플레이리스트도 다채롭고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입니다.
저는 어딘가에 놀러 갔을 때 제일 중요한 게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느낌을 완성시켜줄 수 있는 빈티지 앰프와 그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항상 신경 써요. 특히, 저는 스펙트럼이 되게 넓은 플레이리스트들을 트는 편이에요. 들어 보면 알겠지만 가요도 나오고 재즈도 나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중요한 건 분위기 별로 그 느낌에 맞는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바이브 별로 플레이리스트를 엄격하게 나눠 놨습니다 (웃음). 그리고 저는 음악이 훌륭해도 듣기 불편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건 틀지 않아요. 사람들이 쉽게 느끼고 좋아하는 걸 선호합니다. 그런 플레이리스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올드 앤 페이머스 (Old & Famous)’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올드 앤 페이머스 (Old & Famous)의 예를 음악으로 들어주신다면요? 그리고 가게와 관계없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도 궁금해요.
마이클 잭슨의 ‘We’ve got a good thing going’이라는 노래가 제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은 검정치마예요. 혼자 있을 때는 깊이 있는 음악을 듣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계획된 것들이나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실까요.
파티 같은 걸 좀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곳에선 손님들이 저희랑 얘기도 많이 나눠주시고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그러거든요. 좀 더 친해진 뒤에 더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작은 공연이나 DJ 파티, 와인 파티 등 어떤 게 되더라도 저희만의 색깔로 오시는 분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으면 하고 바랍니다.
Q. 앞으로 어떤 브랜드, 공간이길 바라는지?
뉴질랜드에서 제가 느꼈던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분위기 이런 것들을 저희가 계속해서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카페와 바들이 커피나 와인 한잔의 여유, 휴식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걸 스모크 타임이라는 개념으로 저희만의 색깔로 해석해서 그 문화의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계속 전하고 싶어요. 제가 스모코 타임에 칸틴에서 너무 행복하고 좋은 걸 느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저희 브랜드와 공간에서 간접적으로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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