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지하한심클럽
나 어제 기억이 반밖에 없으니까 술값 반만 보낼게
INTERVIEW 우리도 열아홉까진 효자였다
Q. 팀명이 재밌는데, 어떻게 지어진 이름인가요?
홈 : house는 제 이름에서 가져왔어요. 본명이 박우주인데 한자를 집 우(宇), 집 주(宙)를 써서요. Homehome도 그렇게 지어졌구요.
하 : 제 이름은 최수호라서 뒤에 keeper를 붙였습니다. 두명이니까 s도 하나 달았어요.
홈 : 이름 더하기 이름입니다.
Q.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요?
하 : 제가 혼자 준비하던 앨범에 동아리 후배인 홈홈을 이용해먹으려고 같이 작업을 하던 중, 부탁하는 곡 수가 조금씩 늘어났어요. 한 세곡 정도 되니까 얘가 “아 이럴 거면 그냥 같이 팀으로 앨범을 냅시다. 이게 뭐 하는 겁니까”해서 팀을 하게 되었습니다.
홈 : 이게 하루키드 특유의 진실을 반만 섞어서 사람 곤란하게 하는 화법인데… 그렇게까지 말하진 않았고, 제가 먼저 같이 내자고 하긴 했어요. 작업하면서 후회 많이 했죠 그날을.
Q. 작년에 내셨던 앨범 [2018 Seoul Loving Fair]는 사랑에 관한 앨범이었죠?
홈 : 사랑 노래로 다 채운다는 게 진짜 큰 도전이었죠. 특히 저는 가사 쓰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나는 사랑보다 화가 많은 사람인데. 아직도 제가 어떻게 그런 사랑 노래들을 만든 건지 잘 모르겠고, 뮤직비디오도 사실 찍으려다 제가 엎었어요. 이런 가사 뱉는 제 모습을 도저히 못 볼 것 같아서.
하 : 아 저희가 당시에 맥밀러 [The Divine Feminine] 앨범을 즐겨 들었는데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재밌게 잘 풀어내더라구요.
홈 : 그래 그거에 취해있었다 우리가.
하 : 막연히 우리도 저런 거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만드는 동안 ‘난 이런 사람 아닌데..’ 생각 드는 걸 무시하면서.. 홈홈은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 노래를 쓰는 것에 괴리를 느껴 일부러 여자친구를 만들더라구요
홈 : 특유의 화법이 또 나왔는데… 앨범 작업 시작하면서 여자친구가 생겼던 것은 사실이구요. 타이밍이 우연히 맞았던 거고 크게 도움이 됐는지도 잘…
하 : 그래도 우리 나름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은 괜찮은 앨범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럼에도 싱글 [니가 틀던 노랜 좋지도 않았는데]는 본인들 기대보다 잘 돼서 많이 좋아하셨잖아요?
홈 : 아까도 멜론 들어가서 좋아요 개수 봤어요. 지금 또 봐도 될까요?
하 : 굉장한 액수는 아니지만 나름의 정산을 받아서 술도 몇 번 마셨습니다..
홈 : 저는 원래 이별 노래만 만들었었는데 요새는 사랑 노래 빈도가 많이 늘었어요.
하 : 아 나도 방금 사랑 노래 쓰다가 왔는데 하하
홈 :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이번엔 사랑 노래 안 하던데요 : 지하한심클럽
Q. 이번 싱글 [지하한심클럽] 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하 : 저희가 자주 가는 회기호프라는 술집이 있는데 거기가 지하거든요. 작업 끝나고 거기서 술 마시면 맨날 “우리 인생 망했다” 이런 얘기 하고…
홈 : 내 맘엔 안 드는데 잘 나가는 가수 욕하고…
하 : 맞다 그 사람 나이 알아보고, 군필인지 찾아보고.
홈 : 정작 하루키드 본인은 카투사였고 저는 공익이었는데.
하 : 저는 주변에 취직한 친구들이 많아지는 나이가 돼서 뭐 걔네들 이야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곡으로 풀어봤습니다.
홈 : 드디어 진솔해진 거죠 저희가.
Q. 기존의 곡들과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홈 : 듣는 맛은 비슷할 것 같아요. 담는 내용만 바뀌었고 저희가 음악적으로 막 변한 건 없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곡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잔재주도 좀 부릴 줄 알게 됐고, 자신감도 조금 붙어서 지난 EP 때보다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결과물의 때깔도 괜찮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 : 아마 외국인들이 가사 모르고 들으면 이전 앨범이랑 같이 들어도 크게 이질감을 못 느낄 것 같습니다.
홈 : 한국인들도 아직 우리 몰라.
하 : 미안합니다. 착각했습니다.
홈 : 아무튼 재밌게 들어주십쇼. 저희의 엉망인 삶을 많이 담아봤는데 얼마나 공감해주실지 궁금하네요.
#3. 불효의 시작
Q. 어느 정도로 엉망이시길래...
하 : 꽤나 엉망이죠.. 처음 보는 사람들이 직업이 뭐냐고 물어보면 보통 불효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홈 : 저는 올해 스물여섯인데 재수와 휴학으로 이제 세 학기 다녔고요. 그중 한 번은 학사경고 받았습니다. 무난히 잘 크다가 대학 동아리 들어오면서 박살 났어요. 뭐 믿고 음악 하나 싶어요.
하 : 난 졸업 했지롱.
홈 : 충분히 유리할 때는 사실만 말하네.
하 : 엉망이라고 저희가 표현은 하지만 사실 즐거우니까 계속하는 거죠. 무난하고 평범하게 자라온 저희가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는 각자의 미래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져서. 막연히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데 또 즐겁기도 하고. 그, 뭐 여러 가지가 혼재되어있는 지금의 상황을 엉망이라고 뭉뚱그려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표현이라고 나름 쓰고 있는 것이에요. 사실 저희는 꽤 행복합니다.
홈 : 좋긴 좋아.
#4. 지난 성공의 답습
Q. 다시 싱글 이야기를 해볼게요. 아트워크가 굉장히 귀엽던데요?
홈 : 저번에 아트워크로 재미를 좀 봐서요.
하 : 저희가 네이버에 저희 팀 이름 종종 검색해보는데 아트워크가 마음에 들어서 노래를 들어봤다는 글들이 꽤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번에 저희 커버를 해주셨던 분이랑 또 작업하게 됐습니다.
홈 : 첫 시안부터 저희가 생각했던 이미지대로 잘 나와서 시원하게 진행했습니다.
하 :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티셔츠도 찍고 뱃지도 만들 계획입니다.
FOLLOWING 인스타그램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