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아름다운 당신의 새노래를 위하여! 찰리빈웍스 [모든마음모두모아]
2018년 5월 [TILL THAT DAY]로 데뷔하여 지금까지 많은 노래들을 쏟아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찰리빈웍스.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테디보이즈, 더 한즈, 온스 (OZ)를 거쳐 찰리빈웍스로 완성되기까지 쏟아냈던 그의 수많은 곡들은 마치 그가 늘 말했던 '발버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만큼 처절하고 간절했습니다.
분명히 그의 음악에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색채가 있었고 또 분명하게 그가 고집하는 사운드엔 희미하지만 반듯한 철학이 있었습니다. 20대 동안 약 50곡을 세상에 토해내고 마무리 지으며 새 출발을 다짐하는 그의 새로운 앨범을 통해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전하고 싶었던 노래들을 들어봅시다.
ALBUM[모든마음모두모아]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하고 매일매일 새롭게 정의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양한 생각들과 마음들이 모여서 한데 어우러져 세상이 연결되고 사회가 엉키는 모습이 새삼스레 아직도 신기합니다.
이 앨범은 저의 20대 안에서 품었던 주된 마음들을 그린 앨범입니다. 맹목적인 사랑에서 오는 참 평안. 다 필요 없고 아무 생각 없이 놀고픈 바램. 신앙과 나의 문턱에서 흔들리는 믿음. 밑도 끝도 없는 후회와 그리움. 모든 것은 끝나도 여전히 넘치는 사랑. 각 트랙에 담았던 마음들은 한데 어우러져 노래가 되고 흐름이 나열되면서 연관성이 생기더니 예쁜 편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직도 글씨가 삐뚤삐뚤하기도 하고 모난 부분들이 있네요. 더 성장하게 된다면 그땐 더 좋은 내용을 여러분들께 드릴 수 있을 테지만 점점 익어가는 열매처럼 점점 성장해가는 저를 또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렇게 또 이번에도 노래를 예쁘게 접어 편지합니다. 들어주시고 저에게 또 이야기해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를요.
SPECIAL 찰리빈웍스가 직접 전하는 [모든마음모두모아]의 코멘터리들
1번 트랙 ‘BOND!’
BOND = 유대, 끈, 접착시키다, 결합되다. 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를 이 노래의 주된 주제로 정하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이 노래로 표현하고자 했던 가장 정확한 뜻은 ‘연합을 통한 참 평안’입니다. 비트는 강렬하지만 ‘하나님과의 사랑'을 주제로 노래를 써 내려 갔으며 윗집 아저씨 (하나님)가 저에게 노래하시듯 시원시원하고 강렬하게 연합을 노래하는 모습을 묘사했고 제가 가장 애정하는 로큰롤 비트를 그 위에 얹어 하나님께 드리는 작은 뇌물 같은 노래로 이 노래를 앨범의 1번 트랙에 넣게 되었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요한복음 15:5-7)
2번 트랙 'GO OUT SIDE! (Feat. 권영훈 (TANGTHEAWESOME))'
제가 집을 합정에 잡은 이유는 낮에 많이 작업하고 밤에 많이 놀러 나가기 위해서입니다. 저번에 연희동에 자리를 잡았을 땐 친구들이 놀러 오기가 생각보다 좀 불편하더라구요. 합정에 자리를 잡으니 모두가 편하게 와서 리허설 때 대기도 하고 같이 플스도 하고 술도 마십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제 많이 오진 못하지만 그래도 한 번씩 놀러 와서 안부인사도 같이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저는 성격이 좀 내성적입니다만 (아무도 안 믿는) 진짜 나가 노는걸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학창시절에 오죽했으면 부모님이 “성광이 점마한테는 만원 주면 하루를 안 들어오고 2만원 주면 이틀을 안 들어오고 5만원 주면 일주일을 안 들어온다.”라며 구박하셨을 정도니까요. 하하.
그런 아무 생각 없이 마냥 나가 놀고 싶은 마음을 노래했습니다. 이번에 또 띵크컬처에 미팅 갔다가 만나게 된 영훈이와 함께 노래를 작업했는데 아.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나이에 비해서 성숙한 생각들과 감정들. 작업에 들어가면 그 누구보다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영훈이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영훈아 다음에 코로나 풀리면 놀러가자!
3번 트랙 ‘PSALM’
시편이란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이번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입니다. 제가 받은 달란트로 가장 솔직한 고백을 드리는, 저만의 시편입니다.
인트로는 라디오 소리로 시작해 모호한 경계를 형성하고 보코더를 이용한 슬픈 가사를 부르는 목소리로 콘트라스트를 강렬하게 심었습니다. 지금껏 사랑을 노래해 왔지만 너무나 많이 넘어지고 무너지면서 다시 일어날 힘도 없을 때 ‘사랑이 도대체 뭐지?’라는 질문과 함께 초라한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비쳤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정말 정말 제가 사랑하는 본 아이버 (bon iver)를 레퍼런스로 작업했습니다. 그러면서 짙은 가성과 강렬한 진성을 번갈아 가며 ‘나는 넘어졌지만 당신의 사랑은 나를 한 번도 놓지 않았고 결국 또 일으켜 세운다’라는 신앙의 묘미인 ‘우리가 아버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우리를 먼저 사랑하사'를 가사에 담아내었습니다.
세 번째 파트는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한 내 자신과 의심의 용광로에서 아직도 깨지지 않는 나'를 표현했습니다.
‘나는 죽고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서 서로 사랑하며 이 땅에 밀알로 태워져 그리스도의 나라가 심어지는 결과'를 기독교 세계관에서 가장 큰 핵심으로 믿고 걸어왔습니다. 죄사함을 받고 부족한 모습으로 또 저를 사용해주시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음악들과 부족한 현실, 아픈 현재를 보면서 늘 괴로워하는 저를 그대로 그렸습니다. 또 함께 연합하며 살아가던 지체들을 떠나보내며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이라며 제 실수를 무마하려는 저의 모습이 너무너무 징그러웠고 싫었어서 잠시 신앙을 내려놓고 떠난 적도 있습니다. 그 모습을 그대로 노래에 가리지 않고 담아내고자 비트를 더 강하게 주게 된 것 같습니다. 볼륨은 좀 낮춰 들어주세요. 여러분의 귀는 소중합니다.
그렇게 세 파트들이 끝나고 마지막 다시 두 번째 파트인 ‘사랑'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오디오로 만들어 아웃트로를 주게 되었습니다. 김동호 목사님은 유튜브 ‘날마다 기막힌 새벽'에서 시편을 정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을 주셨습니다. “인생은 시편과 비슷하다. 150편의 대부분이 탄원서이고 인간의 괴로움을 노래하지만 마지막은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에서 건지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도 건지어내셔서 그가 원하시는 곳에서 마지막까지 노래 부르게 하실 줄 믿고 또 일어나 걸어갑니다.
4번 트랙 ‘끝잔향’
이스트스타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제주도’ 였습니다. 형님과는 대학교 동기였는데 제주도 가기 전까지는 형님과 그저 인사만 주고받거나 술자리에서 술 정도만 같이 마시는 약간 애매한 경계의 친한 형, 동생이었습니다. 형과 제주도를 가게 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많이 마시다 보니 너무나 가까이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형님은 저의 사진 촬영을 도와주시고 제가 힘들 때 항상 옆에 계셔주셨던 저에겐 너무나 감사한 형님입니다. 정말 애정하는 형과 드디어 함께 곡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저희 형 그래도 학교에서 ‘보컬통’ 이었어요! 진짜 녹음하면서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부르셔서 진짜 소름이 소름이 촤라락 돋았었습니다. 이번에 프로필도 또 함께해주시니 얼마나 영광인지! 앞으로 30대도 40대도 늘 소주 뿌수러 다니면서 함께 동행할 수 있길 바라며 애정하는 동규 형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불러 달라고 요청드리게 된 노래입니다.
찰리빈식 발라드. 오케스트레이션과 기타들을 이용해 극적인 발라드를 구성했으며 떠나간 이에게 노래를 불러보지만 잔향 (상대방의 피드백)은 없고 노래의 마침표밖에 없었다는 것을 가사로 표현했습니다. 제목은 짓는 사람 마음이니 편하게 생각해달라며 끝잔향이란 제목을 써도 무방하다고 흔쾌히 말씀 주신 ‘끝없는잔향속에우리는’ 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5번 트랙 ‘WIND!’
재혁이와 마신 소주만 모아도 방배동에 아크로타워는 하나 매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1살 때부터 제 고시텔에서, 제혁이 원룸에서 매일 오천 원 이상만 모이면 술을 사 들고 나와 ‘영국식 컨트리음악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개쩌는 UK 록에 대해'라는 주제들로 밤새 술 마시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서로 여자친구들이 너네 사귀냐고 할 정도로 함께 술 마신 시간이 너무 많아서 참 즐거웠던 20대 초반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친구로서, 동료로서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우리가 하는 이 음악이 절대 틀리지 않다!’라고 다독이고 다독여주는 사이가 되어서 각자의 활동을 죽이게 하고 있습니다. HERD 친구들 이번에 디스커버리 우승했습니다! 성실함과 허슬의 대명사인 허재혁 군과 함께 또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얘두라 나 허드 뻐스 함 태아도!
INTERVIEW 찰리빈웍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우당탕탕 신나게 노래를 만들고 있는 찰리빈웍스의 공장장 찰리빈입니다. 2018년에 활동을 시작하여 지금도 어째저째 미친놈처럼 계속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아날로그하고 레트로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다양한 장르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음악을 하고 있구요. 음악적 뿌리가 영국의 서브컬쳐, 5~60년대 미국음악이라서 더 날 것의 사운드를 대중적으로 소화하는 방법을 늘 공부하고 있는 딴따라입니다.
Q. 방이 많이 어질러져 있어요. 원래 청소를 잘 안 하시나 봐요. (웃음)
A. 제가 원래 청소세포가 없어요. 작업하면 오롯이 작업에만 열중하는 스타일이라 주변을 잘 못보고 신경을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원래 손님이 오게 되면 깨끗이 정리해놓는 편인데 요즘 앨범작업이 막바지여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해주세요. 흑흑흑.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
A. 중학교 2학년 때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친구가 퀸의 ‘DON’T STOP ME NOW’를 소개시켜줬어요. 그 길로 음악에 빠져 브리티시록을 기반으로 완전히 록키드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안 하고 서울 올라가서 클럽 바닥 닦으면서 음악 한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리니까 많이 진보적이셨던 아버지도 “광아, 요즘 아무도 그래 안 한다.”라며 만류하셨는데 참 감사하게도 없는 형편에 콘트라베이스를 사주시고 예고로 보내주셨어요. 거기서 2학년 때 실용음악과로 전과를 하고 완전한 딴따라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저 때 친구가 투팍을 들려줬다면 인생이 좀 바뀌었을까요. 저도 힙합 잘해서 돈 많이 벌고 싶어요 하하. 그래도 여전히 제게 가슴 떨리는 음악은 ‘the clash’나 ‘queen’같은 영국발 밴드음악이에요. 날 것 같은 그들의 사운드들이 제가 아무리 모자라도 소리 내는 데는 문제 없다고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Q. 찰리빈웍스 이전에도 많은 활동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A. 네. 19살에 ‘테디보이즈’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처음 시작했었습니다. 그 때 로커빌리, 로큰롤, 브릿록을 모태로 잡고선 문샤이너스 전곡을 커버하면서 공연을 했던 게 시작이었어요. 거기서 활동을 하다가 개인적인 견해 차이로 밴드를 나오고 나서 ‘찰리빈앤플래닛츠’라는 밴드를 만들었어요. 거기서 1년을 활동하다가 집안이 망해서 접고 고향에서 노가다 뛰다가 군대 가기 전에 ‘더 한즈’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을 했는데 엄청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에 한즈 형들이 군입대를 하고 나서 모아둔 곡들을 한 곡씩 릴리즈하고 싶어서 ‘찰리빈웍스’를 만들게 되었구요. 참 장황하네요. 하하.
Q. 주로 밴드음악을 하셨는데 밴드음악의 어떤 점이 좋아서 푹 빠지게 되셨나요?
A. 각자의 악기들이 유기적으로 연주를 하면서 하나의 음악적 에너지가 나오는 게 너무나 멋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록’이란 장르는 가장 멋있는 사람들이 멋있게 연주를 하고 멋있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또 멋있는 사람들이 그걸 보고 듣고 환호해요.
진짜 정말 멋있어요. 그 음반까지 뚫고 나오는 에너지는 정말 짜릿했거든요. 실제로 밴드를 해보니까 더 재밌었어요. 시끄러운 사운드에 옆에 있는 동료들은 다 땀을 흘리면서 하나의 소리를 내고 있으면서 또 사람들과 무대에서 퍼포먼스들로 소통을 해요.
아. 공연하고 싶다. 지금은 무슨 공장에 버튼 누르는 것만 하듯 컴퓨터로 찍어내는 음악을 하고 있어서 10% 정도 뭔가 빠진 것 같은 음악적 만족감이 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밴드음악은 행위자체가 이미 ‘잔치’잖아요. 그런 왁자지껄한 잔치분위기 때문에 푹 빠지게 된 거 같아요.
Q. 이번 앨범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A. 네. 저의 20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번 앨범 [모든마음모두모아]는 제가 느끼고 누렸던 모든 감정들과 마음들을 솔직하게 고백한 앨범입니다. 누군가는 허물들을 감추고 싶잖아요. 그런 허물들도 서스름 없이 드러내어 숨김없이 고백하는 그런 앨범이랄까요? 원래 앨범제목의 원제는 ‘아픈마음모두모아’였지만요. 작년에는 EP의 제목을 ‘과도기’라고 지었는데 뭔가 맨날 앓는 소리만 하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모든마음’으로 바꾸게 되었어요.
5곡을 필두로 ‘하나님과의 연합에서 오는 참 평안’, ‘그렇던 말던 오늘은 X나 놀자!’, ‘끝 없는 골짜기에서 오는 신앙의 의심', ‘떠난 이를 향한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 ‘모든 것이 끝나도 다시 돌아오는 사랑’들을 모아서 노래를 구성했고 또 많은 친구들이 와서 노래를 함께 완성시켜주었어요. 정말 인생이라는 게 신기한 게 어떻게든 사람들이 떠나가도 또 찾아오고 또 지켜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늘 부족하지만 또 늘 감사하고 늘 죄송한 마음으로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 설렘, 두려움, 죄송함들을 다 담아서 노래를 한 박자, 한 노트 써내려 간 앨범입니다.
Q.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A. 10년이란 시간 동안 한가지를 놓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 대견해요. 그냥 한 것도 아니고 진짜 죽어라 했었어서 저 자신에게 더 대견하구요. 진짜 중간중간 포기하고 내려갔을 때도 ‘이번이 마지막’,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노래를 냈는데 결국 그 마지막들이 또 다른 시작점이 되어서 저를 이끌게 되었어요.
이제는 음악은 제 친구고 제 직장이고 제가 전투에서 이겨야 할 저의 주적이 되었어요. 음악에게 지고 싶지 않아요. 죽을 때 죽더라도 한대라도 더 때리고 죽어야겠다라는 심정으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버텨온 10년을 녹여내서 수많은 노래들을 고르고 골라 5곡을 뽑아 노래를 작업했습니다.
Q. 작업하면서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나요?
A. 이번 작업은 유독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이 정확했습니다. 먼저 친구들과 함께 피쳐링을 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저의 오랜 파이어에그 친구인 재혁이와 또 너무나 든든한 우리 동규 형, 그리고 정말 멋있고 간지나는 영훈이까지 함께 작업하는 시간 동안 제 스스로가 레벨업을 참 많이 한 것 같아요. 항상 음악을 혼자서 하는 버릇이 있어서 ‘내가 잘하고 있나?’, ‘내가 뭘 지금 놓치고 있나?’라는 질문을 외롭게 했었는데 이번에 친구들이 작업하는 모습, 작업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작업을 하는 게 많은 공부가 된다는 걸 깨우치고 깨달았어요. 약간 우물 안 배성광이를 건져내는 이번 작업이었다고 할까요? 내년에도 더 많은 피쳐링 곡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Q. 그렇다면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게 있나요?
A. 자금. 자본이었어요. 무언갈 하고 싶고 구상을 해도 돈이 따라주질 않아서 엄청 고생을 많이 했어요. 어느 정도 자본이 있다면 퀄리티있게 사진이나 다른 컨텐츠들을 제작할 수 있었는데 도저히 제작을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마스터링 돈도 벌벌 떨면서 내는 게 참 힘들기도 했구요. 진짜 이번 앨범을 하면서 마음에 찾아온 불안한 생각이 ‘아,XX. 이번에는 진짜 내가 이 음악하는 행위에 질려서 나가떨어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찾아왔어요. 아홉수를 너무 세게 맞아서 그래요. 이겨내야지, 이겨내야지 하는데 오랫동안 제 마음에 음악으로 밥은 빌어먹을 정도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패배감이 제일 크게 올라왔던 한 해인 거 같아요.
하루는 작업을 다 마치고 다음날 일어났는데 편의점에서 담배가 안 사지는 거예요. 그래서 계좌를 보니까 딱 800원 남아있었어요. 하하. 적잖이 당황해서 어떡하지 하는데 5번 트랙의 ’WIND!’를 불러준 재혁이가 저희 집에 짐을 놔두러 왔다가 점심을 사줬어요. 그러고 저녁에는 친한 누나가 작업완료 축하한다고 햄버거 기프티콘을 주셨더라구요. 어떻게든 또 입에 풀칠할 수 있게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뭉클했어요. 혼자서 돈 벌어와서 그 돈 다 앨범에 꼬라박고 하는 행위에 이제 진절머리가 나서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입에 풀칠을 친구들이 해줬어요. 친구들에게도 너무 고맙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아직 계셔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슬슬 인터뷰를 정리해보려고 하는데요. 찰리빈웍스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A. 생각보다 찰리빈웍스를 하면서 많은 행복포인트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 최근 일들을 말씀드리자면 가족들에게 인정받은 거요. 마스터된 파일을 가족 카톡방에 올렸는데 가족들이 많이 컸다고 칭찬해주는 게 왠지 너무 행복했어요. 음악하는 자식은 아픈 손가락이잖아요. (웃음) 매일 엇나가기만 하고 놈팽이처럼 노는 줄만 아셔서 작년까지도 인정보단 걱정이 더 많으셨던 분들이었는데 이번엔 아버지께서도 ‘마이 컸네'라면서 카톡을 보내주신 게 너무 뭉클하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정말 애정하는 허드와 우주문 그리고 저 셋이서 언플러그드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진짜 많은 팬 분들께서 선물을 해주셨었어요. 생수병에 찰리빈웍스 로고를 새겨서 주시기도 하고 플랜카드를 만들어서 선물해 주시기도 했어요. 그 선물들 다 모아서 감포의 찰리빈웍스 카페에 가져다 놓았어요. 그런 소소하지만 멋진 선물들을 받으니 마치 생일 같아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정진해서 팬 분들을 더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며 성장하는 저의 모습을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찰리빈웍스가 모두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해주세요.
A. 맨날 인스타에 이상한 거 올려서 죄송해요.
유튜브 채널 여행채널로 만들어서 죄송해요.
다이어트 실패해서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서 죄송해요.
자꾸 인스타에 성경말씀 올려서 죄송해요.
자꾸 음악 이상한 거 만들어서 죄송해요.
그래도 이렇게 못난 저 사랑해주셔서 아직도 찾아주시고 인사해주시고 예쁘다 예쁘다 해주셔서 감사해요.
제 노래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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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자 09.07 16:06
사운드클라우드로 알게 됐는데 노래 너무 좋아요!!! 응원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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