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Having Weird Dreams Lately]
PAIIEK [Having Weird Dreams Lately]
"이 것이.. 이 시대의 댄스백신 (Dance-Vaccine)" - 나상현 (27, 서울시 동작구)
"노이즈 캔슬은 이 앨범을 위해 탄생했다" - 강현웅 (28, 서울시 서대문구)
"탑100 귀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깊은 음악세계..." - 이진우 (28, 서울시 관악구)
"#HWDL : Hard Worker Dies Later" - 백승렬 (29, 서울시 관악구)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의 일원인 PAIIEK가 솔로로는 2년 6개월만인 2021년 2월, EP [Having Weird Dreams Lately] (이하 #HWDL)를 통해 돌아왔다. 그간 자기표현의 매체로 오디오를 삼아 프로듀서, 엔지니어, 연주자로 활동하던 PAIIEK는, 이번 신보에서 실험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단순한 사운드와 반복적 구성을 가진 테크노 트랙들을 선보이며 모던록과 신스팝 기반의 전작 [Le Regard]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자신을 제시한다.
2018년 8월 첫 정규 1집 앨범 [Le Regard] 발매 이후 2년 반 동안 PAIIEK는 잠시 솔로 활동을 제쳐두고 나상현씨밴드, Sichetmalo 그리고 Taj에서 닥치는 대로 활동하였다.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록, 팝, 힙합, 일렉트로닉, 국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과 소리에 대한 지식과 견문을 넓혀온 동시에 시각 작업 및 전시 등 음악 외적 부분에까지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번 #HWDL 프로젝트는 PAIIEK가 2020년 11월, 이틀 밤 동안 연속하여 꾸었던 이상한 꿈의 시리즈에서 기인하였다. 여러 기괴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하나의 스토리, 그리고 막상 깨어나 돌이켜보면 중간중간 많은 부분들이 기억나지 않아 찝찝한, 구멍이 뚫린 그런 꿈들.
이상하고 비어있는 그의 꿈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청각과 시각 두 가지 갈래로 작업 되었다. 전자의 경우 2개의 아날로그 신스와 1개의 아날로그 샘플러로 구성된,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를 뼈대로 하는 미니멀하고 반복적인 Instrumental 트랙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하나, 둘, 셋, 넷, 오, 육, 칠' 의 숫자로 막상 돌이켜보면 묘한 위화감이 들며 꾸었던 주제가 기억나지 않는 꿈의 시퀀스들을 나타내었다.
후자의 경우 각 에피소드마다의 잔상, 기억과 느낌이 비디오 위주의 Visualizer로 표현되었다. Audio-reactive visualizer 등을 통해 전자의 작법과는 다르게 각기 다른 오브제로, 때로는 화려하게 꿈의 시퀀스들이 비춰진다. 이러한 볼거리는 PAIIEK의 인스타그램 (@paiiek)과 유튜브 (@Seungryeol Paik)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나상현씨밴드, Sichetmalo와 Taj, 그리고 여타 아티스트들과의 프로젝트마다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표현한 PAIIEK가 다시금 혼자 자신을 내보인 프로젝트 #HWDL. 꾸고 난 직후엔 큰 의미가 있지만 결국 큰 생각 없이 넘어가는 여느 때의 꿈처럼, 큰 생각 없이 그런대로 듣고 춤추고 시청하며 지나가 보자.
STORY PAIIEK의 근황
INTERVIEW PAIIEK [Having Weird Dreams Lately] 작업 인터뷰
Q. 2년 6개월 만의 PAIIEK 앨범인데, 소감이 어떤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5년간 쌓아 둔 곡들을 모아 계획적으로 준비한 저번 정규 앨범과 달리, 솔직하게는 2020년 계획에 없던 앨범이어서 정신없이 작업한 기억이 나네요. 또한 감회가 새롭습니다. 2년 반 남짓한 시간이 지난 만큼, 그때의 PAIIEK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방식에서 나아가 현재의 제 이야기를 현재 제가 가장 관심이 있는 방식으로 보여드리게 되어 다소 떨리기도 합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이 포스트를 통해 많이 할 예정이라 유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스압주의!!)
Q. 그동안 PAIIEK로 낸 앨범과는 전혀 다른 장르다. 평소 SNS를 통해서도 테크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느껴지는데, 테크노가 본인에게 어떤 장르인지 설명해달라.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한 해를 꼬박 바쳤던 첫 솔로 프로젝트는 당시에 많이 듣던 모던록, 신스팝 장르로 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때와는 인격적으로, 음악적으로 분명히 다른 사람인 듯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HWDL 프로젝트에 그대로 담겨 나온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타악기와 베이스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이 생긴 것입니다. 보컬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의 멜로디들은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고 곡에 대한 호감을 끌어낸다면, 기저에 위치한 타악기와 베이스는 사람들을 원초적으로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가지게 된 이러한 자극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테크노에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가장 애정이 샘솟는 순간은 종종 사람들 앞에서 DJ로 무대에 설 때 제가 좋아하는 혹은 저의 테크노 곡들을 플레이하고, 사람들이 맞춰 흔드는 모습을 그윽하게 지켜볼 때입니다.
Q. 앨범 전곡의 시, 청각 자료를 직접 비주얼라이징 작업을 통해 공개해서 화제다. '비주얼라이저'라는 컨텐츠가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거라고 생각되는데, 이것에 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이번 #HWDL 프로젝트에 대한 의도 및 방향성을 설명해 달라.
Visualizer 비주얼라이저는 실제로는 생소하지 않은 컨텐츠라 생각합니다. 청각 자극인 오디오 Audio 작품의 메시지를 시각 자극으로 구현한 모든 컨텐츠를 저는 비주얼라이저라고 생각해요. 이에 미루어 본다면,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음악에 대한 비디오 작품들, 앨범 커버를 비롯한 음악에 대한 이미지들을 비주얼라이저라고 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HWDL 프로젝트에서 저는 두 개의 파동 - 음의 파동과 빛의 파동- 들을 결합한다면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더 다채롭고 재미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특히 직관적으로 오디오에 따라 비디오가 좌우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러한 컨텐츠들로 듣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기보다, 시청각적으로 꿈과 같이 원초적이고, 말로 막상 설명하기 힘든 오묘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Q. 앨범 제목이 #HWDL다. 어떤 꿈을 꿨는가?
제목 그대로 작년 11월에 이틀간 꾸었던 제 꿈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 성격인데, 그때는 이상하게도 밤에 잠을 몇 번씩 깨면서 꿈을 꾸었습니다. 어떤 꿈이 발단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하나의 스토리에서 중간중간 에피소드들을 꾸었던 생경한 경험이었어요. 그중 아침에 적어 두었던 몇 가지 꿈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HWDL에서 취침에서 시작해 기상까지 나타냈습니다.
구체적인 꿈들의 내용은 tmi일 것 같아 지양하고 ㅎㅎ 다만, 지우고 싶어 저 멀리 묻어둔 과거의 순간이 난데없이 나타난 일 그리고 그때 저와 척을 졌던 누군가와 정말 자연스럽게 (저도 위화감이 하나도 없이) 무엇인가를 하고, 갑자기 성공했다가, 갑자기 파티하고, 갑자기 꿈속의 친구? (현실에서 모르는 사람) 배신당하고, 쫓기고 등 여러 가지 일들이 괴이하게 이어졌네요.
Q. 타이틀곡 'Dull'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
보시면 알겠지만, 1번, 9번 트랙을 제외하고는 트랙들의 제목이 숫자입니다. 오밤중에 비몽사몽간 식은땀이 날 정도로 현실과 구분도 되지 않는 꿈들이, 아침에 완전히 기상하고 돌이켜보면 순서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던 점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저만 그런가요..?) '내가 걔랑 왜 친했지?', '내가 왜 뺨을 맞았지?'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자 했고, 자세히 기억이 안 나니 순서로 이름을 붙였네요. 'Dull'은 꿈속에서 '이게 꿈인가?' 자문했던 하나의 에피소드를 담았어요.
Q. 귀에 때려 박히는 테크노 트랙을 지나 'Already Open'으로 마무리 하는 게 인상적이다. 리스너들을 위한 #HWDL 청취 매뉴얼을 제안하자면?
잠자리에 들기 시작한 'Too Cold Outside'에서 출발한 꿈들을 기상의 시점을 그린 'Already Open'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시간상으로 연속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감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각각 다른 에피소드라 따로따로 감상해도 전혀 무방할 것 같습니다. 시청각 작업 역시 공통적인 뿌리 기반에서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게끔 했습니다. 흥이 나면 흔드시고, 괴랄한 느낌은 괴랄하게 넘기시고? 혹여 '으 이건 너무 이상해'라 생각하신다면 물..론.. 제끼셔도…. 좋습니다….
Q. 이번에도 앨범커버, 트랙리스트 이미지, 특전으로 나갈 포스터 작업까지 모두 직접 작업했다. 욕심도 많고 재능도 많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외부 아티스트와 콜라보 작업을 하고 싶지는 않은지? 함께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재능은 없고 욕심만 많아 힘드네요...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 그리고 느낌들은 사실 저 외의 타인이 진실로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작업하는 오디오, 비디오, 이미지 모두 그들을 표현하는 수단들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온전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그를 현실에 구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가득해서 이래저래 고생해보고 있습니다. 협업은 당연히 하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 이미 가득한, 저와 달리 진실로 재능 있고 열심이신 아티스트분들과 협업하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제가 많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아직 제가 제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아주 서투른 탓에 공동 작업에 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여, 더욱 그를 갈고 닦고자 하는 우선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Q. PAIIEK, 나상현씨밴드, Sichetmalo, Taj, 각종 엔지니어 작업 그리고 학업까지.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따로 있는가
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 열심히 살진 않는 것 같아요. 다만 그냥 저를 계획적으로 괴롭히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을 벌이길 좋아하고, 그를 가만히 못 보고 있는 성격 역시 하나의 괴롭힘이네요... 2020년에는 학업 외에 많은 활동을 했었던 것 같아 이번 해에는 학업적으로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PAIIEK 개인 앨범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작업을 기대해 봐도 되는 건지? 다음 앨범은 또 어떤 무언가를 도전해 보고 싶은지 말해달라.
다음 저의 작업물은 약 2년 후인 2023년 여름 즈음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제 작업은 그 시점의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그 시점의 제가 표현하고 싶은 방식들로 표현할 것 같습니다. 이때의 방식은,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앨범을 먼저 만들 수도 있고, 혹은 비디오나 이미지를 먼저 만들고 그에 기반해 앨범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음악 장르가 아닌 표현 방식에 경계를 두지 않고 견문을 쌓으며 작업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때의 프로젝트는 질문 주신 바와 같이 열심히 갈고 닦아 주변 다양한 아티스트분들과 형식의 경계가 없는 공동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이래저래 계획은 2023년이지만, 이번 #HWDL 프로젝트처럼 갑자기 느낌이 오면 작업물을 중간중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ㅎㅎ
Q. 마지막으로 빠이크 3행시.
빠: 빠르고 정확한 삽질 !
이: 이장님의 포
크: 크레인 (후.. 3행시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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