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 같은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섬의 편지' 새 싱글

“그때 나는 그냥 보냈어야 했다. 결국, 이렇게 터져버릴 마음이면...”

 

 

 

 

 

 

인어공주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박해일이 섬 안의 섬인 우도의 우체부로 나옵니다. 그 당시 섬에서 다른 땅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건 편지가 유일했기도 했을 테고 그렇게 잘 생긴 우체부라니 그 기다리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까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섬의 편지라는 이름의 뮤지션 (박해일 못지않게 훈남인)의 음악을 들을 때 이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해봅니다. 그나저나 섬의 편지는 누구에게 그토록 편지를 보내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답장을 원하고 있는 걸까요.

 

영화로 돌아가서 박해일이 나중에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과연 누구에게 보내는 마음이 클까요. 제 주관에서 생각하자면 음악을 만들고 편지를 쓰는 사람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 것. 그런 마음으로 섬의 편지의 음악들을 들으면 그 음악들이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싱글 [사랑, 이렇게도 아픈 이름이었구나]도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한 것도 후회, 안 한 것도 또 후회이지요. 자신에게 하는 말이면서 또 그 대상에게도 넌지시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몰랐을까요? 사랑이 아픈 걸? 제목을 한 번 더 살펴보니 아, “사랑이 아픈 ‘이름’이라고 하는구나”라고 하네요. 사랑이 이름이다. 무엇을 이르고 있는 걸까요. 이름은 “무엇을 가리키거나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그것에 붙여 부르는 말”이라는데 이 사랑을 다른 무엇과 어떻게 구별하고 싶은 걸까요. 어떤 이름을 붙여 기억하고 싶은 걸까요.

 

편지 속에서 꾸준히 그는 상대방을 헤아리려고 하고 자신을 보듬으려고 합니다. 추억을 되새기는 모습이 파괴적이거나 퇴행적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따듯합니다. 이번 노래도 슬프지만은 않은 느낌으로 예쁩니다. 편지 속에는 그때의 나도 있고 지금의 나도 있고 변하지 않는 그대도 있습니다. 셋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대화합니다. 어쩌면 사랑이 지났기 때문에 이름 붙여 이를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사랑보다 이름이 더 슬픈 것도 같습니다. 우리 마음이 단어가 되고 종이 위에 쓰여질 때 우리로서는 그 마음이 어디까지 가 닿을지 모르니까요. 말이 길었습니다 ‘인어공주’를 보면서 그의 편지들을 들어봅니다.

 

-뮤지션 짙은-

 

 

 

 이 곡 가사는 몇 년 전부터 써 두었는데 정작 멜로디는 만들지 못하고 계속 작업을 미루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지난 8월, 제주에서 해녀 관련 음악을 만들 일이 있어 해녀 어머님들도 만나고 자료도 조사할 겸 제주 동쪽 구좌읍 평대리 마을에 머물며 곡 작업을 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해녀 음악은 만들지 못하고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은 마음에 가사 노트를 보다 아! 이 곡이다 싶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멜로디를 만들었죠. 아이폰 음성 메모에 녹음을 하고 다시 작업실로 돌아와 다듬으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고마운 분들이 앨범 작업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그중 일등 공신은 밴드 ‘동안’의 리더이자 프로듀서, 편곡가인 ‘주대건’님인데요. 지난겨울 뮤지션 ‘짙은’님과의 공연 때부터 인연이 되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를 워낙 좋아하여 서귀포에 위치한 제 작업실에서 함께 지내며 작업을 진행하였어요.

 

 

 작업실에서 같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음악 얘기와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들) 편곡과 여러 가지 아이디어 회의를 합니다. 그러다 머리도 식힐 겸 작업실 앞 범섬을 거닐며 커피도 마시고 산책을 하곤 했죠.

 

 

 우선 이 곡의 편곡 중 중요한 악기인 첼로와 바이올린 녹음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제주에서 저와 함께 연주 트리오 팀 ‘일 (ile)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멤버들이 녹음을 도와주었습니다.

 

 

 나일론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제가 직접 연주를 했습니다. 보통 앨범 작업할 때 피아노를 주로 연주하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기타까지 제가 연주하게 되었네요. 마음에 드는 테이크가 나올 때까지 꽤 오랜 시간 연주한 기억이 있습니다.

 

 

 각자의 일로 바쁘게 지내다 다시 제주 작업실에서 ‘주대건’님과 보컬 녹음을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끝나서 (1시간도 안 걸림) 뒤풀이로 방어 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마지막은 코러스 녹음으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현재 제주에서 꾸준한 앨범 작업과 공연 등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친구이자 동료 뮤지션인 ‘이소’님께서 도와주었어요. 서로 알고 지낸 지는 오래되었지만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목소리가 잘 어울려 녹음을 하며 모두 만족했었습니다. 저도 지난 12월 10일 발매한 ‘이소’ 앨범 [마음동화] 4번 트랙 ‘열차 안에서’ 피아노 세션으로 함께 했습니다.

 

 

 이번 싱글 앨범의 커버는 디자이너 ‘김경모’님과 함께 작업을 하였습니다. 어떤 느낌으로 해야 할지 회의를 하던 중 뮤직비디오 최종본을 감독님으로부터 받게 되었고, 배우들 사진으로 디자인을 하면 느낌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여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메인 앨범 커버에는 배우 ‘한규원’님의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최종 제출까지 고민을 할 정도로 모든 시안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아쉽게 최종에서 선택은 못 받았지만 앨범 커버 B컷을 공개합니다. 마찬가지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주신 배우 ‘한봄’님의 사진입니다.

 

 

Produced by 주대건, 섬의 편지
Composed by 섬의 편지
Lyrics by 섬의 편지
Arranged by 주대건

 

Vocal 섬의 편지
N. Guitar, A. Guitar 섬의 편지
Piano 주대건
Rhythm Programming 주대건
Violin 김하정
Cello 서지은
Chorus 이소

 

Recorded by 주대건, 섬의 편지 @Booxi Studio
Mixed and Mastered by 주대건 @Needs Music
Artwork by 김경모
Film by 스박 I 스토리박스
Starring 한규원, 한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