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60-70년대를 좋아하게 된 뮤지션들의 종착점인 ‘사이키델릭’에서 만난 미무와 제8극장
어느 날 미무는 ‘The Beatles’, ‘Pink Floyd’등의 60,70년대 밴드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특히 사이키델릭으로 음악적 색깔이 변해가며 더 이상 오리엔탈 쇼커스의 멤버 ‘얼라’로 남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제8극장은 빈티지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가들의 사랑방인 무중력 연구소에서 4집을 작업하며 미무를 알게 되었다. 미무가 발표한 곡들을 들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고 다음 싱글은 우리와 함께 작업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단, 조건을 한 가지 덧붙였다. 합주를 엄청 많이 할 것.
제공: 비스킷 사운드
ALBUM [유랑자의 집]
미무는 굉장히 인상적인 아티스트이고 그의 작업물들을 보고 있으면 숟가락이라도 같이 얹어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 그런 사람이다. ‘Strawberry’, ‘아득히 먼 곳으로’ 같은 곡들을 써낸 재능. 혼자 만들어낸 감각적인 비디오. 다음 곡은 꼭 우리와 함께 하자고 졸랐었는데 어느 날 미무가 곡을 가지고 왔다. 그것도 애초에 제8극장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이라고 했다.
환상 속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곡이었다. 한동안은 제목이 없었기에 이 곡을 합주하는 것을 우주여행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이 곡을 듣거나 연주할 때 늘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듯한 음악적 경험을 하게 된다. 메트로놈 없이 원테이크로 녹음해서 그런지 경험적 힘이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이다.
STORY #1 임슬기찬이 얘기하는 [유랑자의 집] 원테이크 녹음 제작기
원테이크 녹음은 각 파트가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만족할 만큼 연주해야 하는데, 반복 말고는 방법이 없다. 누군가 기적적으로 멋진 연주를 했더라도 다른 누군가 삐끗하면 그냥 바로 다시 다음 테이크, 이런 식이다. 게다가 즉흥적인 플레이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어레인지였기 때문에 실수가 없다고 다가 아니었다. 스테미너가 떨어지면 집중력도 흐려지기에 무한히 반복할 수도 없었다. 원테이크라고 하면 어쨌든 각 파트의 소스를 동시에 다 얻을 수 있으니 시간적으로 이득이 있을 것 같지만, 실제 녹음 현장에서는 변수가 많아 상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때는 새벽 3시경, 괜찮은 연주들이 생각보다 많았기에 세이브해둔 테이크들이 있어 연구소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좋은 테이크가 나오기 좋은 조건이다. 연주자들도 체력이 남아있고, 여차하면 다른 좋은 연주를 쓰면 되기에 부담감도 적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미무의 강점은 밴드맨으로서의 커리어를 지녔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좋은 호흡을 만들어 온 제8극장과 방안의 누구나 끄덕거릴 만한 최고의 테이크를 녹음하고 미무와 제8극장의 원테이크 녹음은 마무리되었다. 원테이크 녹음으로 가기로 하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시너지였다.
무중력 연구소에 세팅된 빈티지 악기들. 녹음 직전 촬영된 사진.
녹음 된 합주를 들어보고 있는 모습. 자세히 보면 서상욱의 오른손에 이미 엄지가 올라가고 있다.
‘월리쳐’ 추가 녹음을 위해 함민휘와 무중력소년이 상의를 하고 있다.
STORY #2 미무가 전하는 ‘유랑자의 집’ 뮤직비디오 제작기
#1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계기
음악에 비디오가 합쳐진 게 좋아서 싱글을 낼 때마다 항상 뮤비도 함께 했는데요. 제가 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싱글은 유치하게 그려진 그림체에 진지함을 담은 이야기로 영상을 꾸며보면 어떨까 해서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2 가장 고민한 점
그림은 어떻게 그려야 하나 고민을 했어요. 연필을 사용해야 하나? 싸인펜을 사용해야 하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그려야 할까? 같은 고민이요. 저는 기계치이기도 하고 손으로 그린 그림이 무엇보다 사실적이라고 느껴져서 크레파스로 유치하게 그려보려 했어요.
#3 비디오의 이야기
이번 곡은 한편의 동화를 들려주는 컨셉으로 잡았어요. 그래서 뮤비도 한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합니다. 곡의 시간상 흐름은 현재-과거-현재 인데 이게 노래와 영상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4 기억 남는 순간
제가 고질적인 컴맹인데요. 영상을 만들 때마다 기계치의 벽에 부딪쳐 하고 싶은 느낌을 항상 포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몰랐던 부분이 이해가 가면서 손쉽게 어떤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티도 잘 안 나고 저만의 추억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미무는 뮤직비디오를 위해 필요한 모든 그림을 직접 스케치북에 그렸다.
STORY #3 미무가 추천하는 소프트 사이키델릭
#1 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 mild high club [Sketches of Brunswick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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