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게토얼라이브>
공장지대의 흔적과 최신 유행이 혼재하는 성수동. 과거 수제화 중심의 공장들, 이 일대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허기짐을 달래던 설렁탕집이 영업을 종료한 후 17년 동안 비어있던 자리에 영혼의 공허를 달래는 예술공간이 세워졌다. 프리 재즈, 스탠더드 재즈, 국악, 현대음악,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끊이지 않는 <게토얼라이브>가 바로 그곳이다. 동시대의 가장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곳은 정식으로 등록된 공연장인만큼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음악을 비롯해 미술, 무용, 연극은 물론,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가들이 주목하는 성수동에서 가장 뜨거운 예술공간이다.
INTERVIEW <게토얼라이브>
#1. 도시인의 영혼을 문화예술로 채우고 싶은 꿈을 가진 <게토얼라이브>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게토얼라이브>를 운영하는 정지선입니다.
Q. <게토얼라이브>는 간단하게 말해서 어떤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말한다는 게 참 어렵고 잘 전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짧게 말씀드리면 최전선의 음악 생태계이자 예술 실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성수동에서 이 공간을 운영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름을 ‘게토얼라이브’로 지은 이유도 궁금해요. 중세 게토의 원래 목적은 유대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주구지만 나치 때는 유대인의 강제 수용소였잖아요. 미국에서는 낙후되고 슬럼화된 흑인 빈민가를 게토라고 부르고요.
원래부터 공연장, 실험 예술 공간 이런 걸 생각했던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작업실 정도를 생각했고 이곳은 설렁탕이 있었던 곳이죠. 동네 주민들과 제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배고픔을 달랬던 설렁탕집이요. 지금은 핫한 동네라는 인식도 많지만, 예전에는 공장지대였거든요. 과거엔 그런 노동자들의 배고픔을 채우던 곳이었다면 이제는 도시인들의 영혼을 문화예술로 채우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고 게토 문화와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희망이 없는 게토에서 누군가는 노래를 하고 시를 읽으며 하루라도 살 희망을 얻었고 무언가에 대해 저항하기도 하면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를 만들어 냈잖아요. 예술가들의 갈망 같은 것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살아나게 하고 도시인들의 영혼의 허기짐을 채워줄 수 있는 ‘게토 (Ghetto)의 정신을 얼라이브 (Alive)’ 할 수 있는 지역, 그리고 공간이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Q. 성악을 전공하고 음악감독, 또 보컬로도 활동하셨죠? 대표님의 음악 활동 이력이 궁금해요. 그리고 그게 이 <게토얼라이브>와 어떤 연결점이 있을까요?
저의 음악 커리어 그리고 삶, 스스로의 질문과 해답을 찾는 여정이 곧 <게토얼라이브>를 열고 지속해오는 모든 과정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성악을 전공하고 20대 초반에 음악감독으로 음악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드라마, CF, 뮤지컬까지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겠구나 자신만만하던 저는 30대에 이르자 경쟁이 극심하고 타이트한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순수하게 음악을 듣고 좋아할 수 없는 환경에 지쳐 내 음악을 하겠다고 떠났어요. 그렇게 30대에는 연극판으로 뛰어들기도 했고 또 홍대 라이브 씬에서 록 보컬로 노래를 하기도 했죠. 그러다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40세까지 음악을 하지 않고 살다가 음악가로서의 나의 모든 삶이 없어지는 건 아닐지 두려운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지만 다시 ‘나는 누구였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하고 싶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노래도 연습하기 시작하고 음악 작업을 하면서 이 공간을 만났거든요.
#2. 색다르고 도전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Q.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벽의 페인팅이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는 굉장히 깨끗한 흰 벽이었는데 친분이 있는 그래피티 작가가 놀러 와서는 제가 한눈을 판 사이에 낙서를 해 놓은 거예요. 자기 마음대로 이렇게 해놓고 “이 그림을 뚫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이곳에 섰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이 친구가 나를 망하게 하려고 이러나 싶어 화를 냈어요 (웃음). 그 후 국악, 재즈,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음악과 다원 예술작품의 무대가 있었고 많은 예술가가 벽에 하나씩 저마다의 기록을 남겨 지금의 모습이 되었죠. 이제 <게토얼라이브>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아주 색다르고 도전적인 작품을 실험하고 또 발표하는 그런 곳이 되었어요.
Q. 국악, 다원 예술 발표.. 이런 건 문화재단 같은 곳에서만 하는 것인 줄 알았어요. 개인이 이런 대안 공간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지, 이렇게 하시는 이유도 궁금하고요.
오늘 있을 공연도 초연 작품이고 내일도 그렇네요 (웃음). 경계 없이 진정성을 담은 새로운 창작 예술가들, 좋은 예술가들이 이곳에 찾아와 주셨어요. 무용과 미술과 음악이 함께하는데 영상도 있고 글도 있는 그런 작품들이요. 동시대가 정하는 어떤 선들, 그 씬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가들이 사실 설 무대가 없더라고요. 전위적인 음악을 하며 다른 예술을 품는 새로운 시도들을 외국에서 공부하고 또 활동하고 온 국내외 예술가들이 실험하고 발표할 무대가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물론 많은 실패와 바닥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6주년이 넘는 지금 시점에는 ‘한국에 없고 그게 이곳이라면 계속해보자’ 그렇게 마음먹고 있어요. 처음부터 이런 확신이 있었던 건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대체 여기가 뭐 하는 곳이냐”,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만 4~5년을 들었죠 (웃음). 이제는 음악계, 미술계, 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알아봐 주시고 주목해주셔서 감사해하고 있어요.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가치가 있고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속도로 계속 가보려고 해요.
Q. 이렇게 갈 수 있는 대표님의 에너지는 무엇일까요?
저만의 의미 있는 신념으로 인함과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날마다의 균형적 패턴의 하루 일과가 저의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것들이 계획되어 있고 또 기획하고 계시는지.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공간은 아니라 계획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보다는 기획하는 마음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공간은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이 만들어가는 곳이란 사실이 늘 흥미롭고 저를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게토얼라이브>는 오픈 플랫폼으로 열려 있고 어떤 팀이 올지 어떤 작품들을 가지고 어떤 사람을 만날지 늘 흥미진진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갯속 같은 길을 걸으며 그 앞에 뭐가 보일지 모르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나아 가고 있달까요. 새로운 작품과 아티스트를 만나는 일은 저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Q.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게토얼라이브>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새로운 실험 창작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이길, 그리고 그런 공간으로 지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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