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음악감상실 온
번잡한 일상 속, 음악으로 숨 쉴 틈을 만들어 주는 음악감상실 ‘온’. 오늘 소개할 이곳은 시흥 대야동에 자리한 작은 음악감상실 겸 카페다. ‘온’에서는 늘 음악이 흐른다. 클래식, 재즈, 영화음악, 포크까지,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공통점은 하나다. 오래 듣고 오래 남을 음악이라는 것. 신청곡 메모지에는 마음을 담아 적은 노래들이 채워지고, 공들여 세심하게 구축한 스피커를 통해 그 음악이 천천히 공간에 스며든다.
‘온’을 잘 즐기는 방법은 단순하다. 휴대폰은 잠시 내려두고, 흐르는 소리에 몸을 맡기는 것. 앞으로도 ‘온’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 안식처로 남으려 한다. 좋은 음악, 좋은 소리, 그리고 각자의 감정이 온전히 머물 수 있는 공간. 그 안에서, 어쩌면 오래 잊고 지냈던 내 안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INTERVIEW 전종렬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음악감상실 온 전종렬입니다. 반갑습니다.

Q. ‘온’이라는 단정하고 따뜻한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온’이라는 이름은 여러 겹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따뜻할 ‘온(溫)’—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또 하나는 ‘On-Air’에서의 ‘On(온)’, 즉 방송 중이라는 오픈의 의미, 그래서 짧고 단정한 이 한 글자를 상호로 택하게 되었습니다.



Q. 다양한 장르의 LP와 CD가 가득하지만, 특히 클래식에 깊은 애정이 느껴집니다. ‘온’에 흐르는 음악들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종류의 판들이 있는지, 주로 어떤 음악들이 흐르는지, 그리고 사장님은 혹은 ‘온’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는지.
클래식은 제게 있어 음악의 근원 같은 존재입니다. 바흐의 구조적 아름다움, 슈베르트의 서정성, 브람스의 고독이 주는 위로는 아무리 들어도 새롭고 깊습니다. 그래서 클래식 음반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온’은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습니다. 재즈, 영화음악, 가요, 포크, 심지어 Ghibli와 Pixar 애니메이션 OST까지 다양하게 구비해두고 있어요. 다만 공통된 기준은 ‘깊이 있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손님들의 신청곡을 통해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Q. “여기 눈물 날 정도로 너무 좋아요.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데, 좋은 스피커들이 제 감정을 울리게 해주네요” 어떤 손님이 종이에 남긴 메모의 글귀입니다. 좋은 소리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고, ‘온’의 사운드 시스템에 관해서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메모는 제게도 참 깊이 남아 있는 기억입니다. ‘온’의 사운드는 그냥 좋은 오디오가 아닌, ‘음악이 숨 쉬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입니다. Klipsch 스피커를 중심으로, b&w, thiel스피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앰프는 진공관 앰프로 세팅되어 있으며, 모든 셋업은 ‘음악을 방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되어 있습니다.

Q. ‘온’이라는 공간이 사장님께는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이곳이 사장님의 취미이자 삶의 쉼표가 되어주는 방식에 대해 들려주세요.
‘온’은 저에게 ‘다시 숨 쉬는 공간’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저 자신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닻 같은 존재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누군가와 그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또 누군가는 그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공간이 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쉼이 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취미이자 삶의 방식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Q. 사장님을 음악 애호가로 이끈 인생의 앨범이 있다면 어떤 앨범인지, 그 음악을 듣고 가슴이 뛰었던 그 순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글렌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1955년 버전)을 처음 들었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그 섬세하면서도 강단 있는 터치, 침묵을 깨는 굴드의 흥얼거림마저 음악의 일부처럼 들리던 순간, 그날 이후로 저는 ‘좋은 음악은 삶을 바꾼다’라는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저를 만든 첫걸음이었습니다.


Q. 피아노와 메트로놈 같은 소품을 보면, 여기에서 작은 연주회가 열리진 않을까 상상해 보게 되는데요. 계획하신 특별한 이벤트나 예정된 것들이 있다면 힌트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딸이 클래식 전공자이기도 하고 젊은 연주자들의 공연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고 싶지만 ‘온’의 경우 공간도 협소해서 아직은 희망 사항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Q. 신청곡 메모지를 마련해 두신 이유와, 손님들이 적어준 곡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음악, 혹은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신청곡 메모지는 ‘온’의 또 다른 소통 창구입니다. 음악은 결국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어느 날, 한 손님이 조용히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적어주셨는데, 음악이 흐르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계셨습니다. 어떤 사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공간 전체가 깊은 공명으로 가득 찼던 걸 기억합니다.

Q. “신청곡이 끊길 때 저희가 신청한 곡의 연장선에 있는 노래들을 선정해서 틀어주시는 사장님의 섬세함이 느껴져서 더욱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고객의 후기입니다. 사장님만의 선곡 원칙이나 분위기에 따라 음악을 고르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저만의 선곡 기준은 ‘공간의 온도에 맞는 음악’입니다. 신청곡이 없는 경우, 이전에 흐르던 음악의 결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려고 합니다. 밝은 곡 다음엔 너무 무겁지 않게, 조용한 음악 다음엔 잠시 숨 쉴 틈을 줄 수 있는 음악으로요. 음악은 단독으로도 아름답지만, 흐름 속에서 더 큰 울림을 주는 예술이니까요.

Q. 마지막으로, ‘온’을 잘 즐길 방법을 알려주시면 좋겠고, 앞으로 이곳은 어떤 곳이 되기를 바라시는지도 여쭤봅니다.
‘온’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소리에 몸을 맡겨 보세요. 나도 몰랐던 내 감정이 흘러나올 수 있거든요. 앞으로도 ‘온’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안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소리의 품질도, 음악의 깊이도, 사람들의 감정도 ‘온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HIPPLAYLIST 소리의 품질도, 음악의 깊이도, 사람들의 감정도 ‘온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음악감상실 온>에서 흐르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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