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 부주의하고, 부주의한
"부주의, 부주의하고, 부주의한" 민광진 1집은 자아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만들어진 앨범이다. 이는 그의 직선적인 노래 가사가 보여주는 바이다. 그의 가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비롯해 세상과 마찰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록에 기반을 둔 그의 곡들은 프로듀서로 참여한 서상욱(제8극장)의 손에서 완성되었다. 제8극장 5집이라는 세월로 완숙해진 서상욱의 음악적 재능은 둘이 함께 보낸 기억을 타고 그의 음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사와 음들이 적절한 치장으로 악기들 사이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타이틀 곡 "장어는 꿈을 찾아 푸른 바다에" 비장한 스텝, "정했지, 뭐야"의 신랄한 표정, Bye Bye Birthday"의 쓸쓸한 손동작은 이 둘만이 만들 수 있었던 퍼포먼스다. 이는 마치 인간, 그 속에 삶이라는 미지수가 정렬되는 순간을 포착한 듯하다. 이들이 만들어낸 원초적인 이미지, 록 사운드, 그 속에서 타오르는 사이키델릭을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커버와 CD 디자인에 사진작가 이재호가 촬영감독으로 영화감독이자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찬민이 앨범 디자인을 맡아주었다. 원초적인 이재호의 사진에 김찬민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더해진 커버는 앨범 "부주의, 부주의하고, 부주의한"에 그 자체 농도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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