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늘보의 작업실>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온전히 마주하는 순간은 꼭 필요하지만, 이런 시간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저 앞만 보고 사는 우리에게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있어 소개한다. 제주도에 있는 작은 혼술바<늘보의 작업실>이 바로 그곳이다. 우드톤의 가구와 식물을 적절히 배치한 인테리어가 아늑함을 안겨주는 이곳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테이블, CD와 플레이어, 조명과 꽃 그리고 드로잉 소품과 책이 준비되어 있는 혼술바다. <늘보의 작업실>이라는 상호는 느림의 미학을 역설하며 스스로 집중하는 시간이야말로 다시 밖으로 나가서 세상의 속도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믿음이 담겼다.
INTERVIEW <늘보의 작업실>
#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늘보의 작업실
Q. 지니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섬, 제주의 시골에서 혼자의 시간에 가치를 두고 만든 공간인 ‘늘보의 작업실’을 운영하는 늘보장입니다.
Q. 상호가 독특합니다. 사장님 별명이 ‘나무늘보’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는데요. 상호에 담긴 뜻과 이름을 이렇게 짓게 된 이유를 알고 싶어요.
네 맞아요. 늘보는 저의 대학교 때 별명이었습니다. 반응이 느리고 심지어는 눈을 깜박이는것 조차 느리다면서요.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늘보의 모습을 좋아합니다. 외부의 영향이 아닌, 내 속도에만 집중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늘보의 인자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보면 진정한 강자의 표정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요. 작업실은 자신의 성장을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늘보의 작업실은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나만의 속도에 집중할 수 있다면
Q. 혼자의 시간에 몰두할 수 있도록 개별 테이블이 있고 이 테이블마다 놓인CD플레이어가 인상적이에요. 개인에 중점을 둔 이런 형태의 바는 어떻게 꾸리게 되셨는지
저는 극도의 외향성과 내향성을 다 갖고 있어요. 외향형일 때는 누구보다 신나게 놀면서 풀고, 내향형일 때는 혼술을 즐기죠. 외향형의 저는 친구들이 있으니 어딜 가도 즐겁고 만족스러운데 극 내향형일 때 저는 혼술바를 가도 바텐더분들이나 사장님이 말씀을 걸어주시는 게 혼자의 시간에 집중이 안 되고 평화가 깨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면 더 고독하고 외로워졌죠. 그런 불편함은 집에서 혼술을 하는 방향으로 변해갔고 집을 꾸며놓고 집에서 혼술을 할 때가 만족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눈치 없이 할 수 있고 외롭고 고독하지만 그런 스스로를 알아주는 나 자신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이 느껴졌어요. 그 기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만들어진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CD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한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CD의 옆면 진열이 아닌 전면 진열도 이색적입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CD든 LP든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골라서 듣는다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책상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스마트폰을 최대한 안 보게 하는 게 목표라 거기에 집중했습니다. CD가 모두 전면을 보는 이유는 책처럼 꽂혀 있으면 제목을 봐도 아는 노래가 아닌 이상은 잘 와닿지 않아서 직관적으로 놓아둠으로 최대한 쉽게 편안하게 이용하실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 나에게 음악이란 슬픔과 기쁨 모두 함께하는 인생 그 자체
Q. 사장님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습니다.
종교가 있다면 신이 항상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과 같이 저는 음악과 항상 함께하는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음악은 행복할 때는 행복해 날아갈 것 같이 공감해 주고 제가 슬퍼서 울면 같이 울어줘요. 벼랑 끝에 매달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저를 몇 번이고 끄집어 올려준 것도 음악이고 고독함 속에서 죽을 것 같아도 등을 토닥여주며 유일하게 저를 알아준 것도 음악이죠. 음악은 희로애락을 모두 함께하는 저의 인생 그 자체입니다.
Q. 이곳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요?
1인석이라 무언가 할 것을 들고 오셔도 좋고요,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머릿속에서 비우게끔 돕는 공간이라 음악, 음식, 술, 향, 드로잉, 소품, 방명록, 책이 준비되어 있으니 편하게 오셔서 늘보작업실을 온전히 즐기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Q. 이곳이 궁금할 분들을 위해서 이용 방법과 메뉴 등을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일단 저희 매장은 잡담이 불가합니다. 두 분 세 분 네 분이 오셔도 따로 앉으시죠. 이 부분을 참고하고 방문해 주시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오시는 분들만 아시지만 사실 저희 집은 파스타 찐 맛집이랍니다. 파스타 때문에 다시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저녁 식사를 안 하고 방문해 주시는 것을 추천드려보겠습니다. 기분이 극대화되실 거예요.
Q. 사장님이 가장 애정하는 CD를 단 한 장만 고른다면
고민 없이 Malibu nights - LANY입니다. 인스타에도 가끔 언급하고 오늘 인터뷰 추천곡에도 첫 번째로 담은 만큼 저를 많이 위로해 준 곡이라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이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시는지요?
유행을 타지 않는, 그 본래 가치를 인정받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단단하게 자리 잡아가는 명품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공간에 담긴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진심을 느끼고, 힐링하고 가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24년에 시작될 늘보의 두 번째 새로운 프로젝트도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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