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제네랄플랜트>
금호역 3번 출구에서 옥수터널 위 언덕길로 조금 올라오다 보면 이런 곳에 카페가? 싶은 위치에 선물같이 카페가 하나 나타난다. 오늘 소개할 핫플레이스 제네랄플랜트가 바로 그곳이다. 시원하게 탁 트인 통유리창과 널찍한 가구 배치, 그리고 곳곳에 식물이 채워져 있어 들어서자 마자 프레시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 공간은 곰을 닮은 사장님의 세심한 손길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동네 사랑방이자 놀이터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커피와 블렌딩 된 허브차, 시즌마다 조금씩 바뀌는 달콤한 디저트, 기분을 정화시켜 주는 예쁜 식물들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제네랄플랜트는 혼자 작업을 하기도 좋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디저트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좋지만, 그저 음료 한 잔 시켜 놓고 음악 애호가인 사장님의 플레이리스트를 가만히 따라가 보는 것도 꿀 같은 휴식이 된다.
INTERVIEW <제네랄플랜트>
#보통의 것들에서 문득 발견하는 특별함, 제네랄플랜트
Q. 안녕하세요, 지니뮤직 매거진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네랄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는 곰사장 김현종입니다.

Q. 상호인 ‘제네랄플랜트’, 어떤 뜻인가요?
보편적이고 보통의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뭔가 특별하거나 독특한 것을 지양하지는 않지만, 보편적이고 보통의 것들에서 문득 발견하는 특별함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보통의, 보편적인 것들에 대한 명사를 찾다가 여기저기 돌고 돌아서 제네랄까지 온 것 같아요. 뒤에 붙은 플랜트 역시 식물의 모든 범주를 아우를 수 있는 단어를 골랐고요. 사실 ‘general’의 표준발음은 제네랄이 아닌데 그냥 쉽게 불려 지면 좋겠다 싶어서 제네랄이라고 썼고 플랜트도 복수형인 ‘plants’를 쓸까 하다가 플랜트로 끝나는 게 입에 더 잘 붙어서 이렇게 쓰게 되었어요.
Q. 공간을 한 줄 정도로 소개한다면 어떤 공간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
‘두리번거리기 좋은 공간’

Q. 제네랄플랜트는 식물이 있는 카페잖아요. 식물이 있는 카페를 차리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네랄플랜트를 오픈하기 전에 꽃을 했어요. 부모님이 꽃집을 하셨고 저도 함께 일했거든요. 그러다 이곳에 자리가 갑자기 생겨서 처음에는 꽃집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카페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어요. 인테리어가 다 되어있는 공실이었는데 카페가 더 어울릴 거 같은 막연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작년 10월에 가오픈을 하고 오시는 손님들의 니즈 파고 들어가 보니 이 자리는 카페가 중심이 되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꽃과 식물은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꽃과 식물은 예약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일반적인 보통의 예쁜 카페인데 두리번거리며 보면 곳곳에 사장님의 색깔이 느껴집니다. 특히 매장의 음악과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포스팅을 보면 사장님이 얼마나 음악 애호가인지 느껴지는데요. 과거에 뮤지션이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할 정도예요.
뮤지션까지는 아니고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음악을 해왔던 것 같아요.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이 합창단부터 중학교 밴드, 그리고 고등학교때는 흑인음악을 했고요. 클래식을 공부하기도 했어요. 20대 초반엔 음반을 내보겠다고 친구와 작업을 하기도 했었죠(웃음). 입대 전에 한 3년간 오스트리아에서 성악 공부를 했었고 돌아와 입대를 했는데 그 5년 동안 바깥세상은 많이 변했고 같이 음악 하던 친구들과 저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서서히 음악이랑은 멀어지게 됐죠. 문득문득 다시 하고 싶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용기가 부족해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전역 후 꽃집을 하는 부모님을 돕기 시작한게 지금의 제네랄플랜트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
Q. 커피 정말 맛있습니다. 커피 얘기도 해주세요.
사실 전 커피는 캔커피 ‘레쓰비’가 최고인 줄 알았던 사람이었어요(웃음). 오스트리아에 가기 전까지는요.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할 때 어학원이 끝나면 시내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면서 숙제를 하곤 했어요. 습관이었고 중독이기도 했죠. 당시 오스트리아 분위기는 노천카페에서 담배 한 대 피우며 커피 한잔하는 게 자연스러웠거든요. 그 시간이 제게 위안을 줬고 큰 부분을 차지했던 시기였어요. 아무튼, 그 후로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마셔야 피가 도는 거 같았고(웃음), 군대를 다녀온 후에 꽃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커피머신을 한 대 샀던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머신을 어떻게 만지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사서 여기저기 귀동냥에, 어깨 넘어 보고 커피를 내리게 됐고 그 커피를 동네 분들에게 한 잔씩 내어드리던 게 커피와 맺은 인연이었죠.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커피 맛을 내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어요. 좋아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살롱과 놀이터 그 중간쯤에서
Q. 하루 영업을 마감한 텅 빈 매장에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뭐랄까 아는 분 작업실에 놀러 온 것 같고 대화를 잠깐 끊고 맥주를 한 병 사 오고 싶고 그런 기분이 듭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랑 사장님이랑 닮기도 했고 여기가 마치 사랑방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 같아요.
제네랄플랜트 하기 전에 꽃집 옆에 제 작업실 같은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제가 마시려고 커피 머신을 들여놓았다가 지나가던 분들이 한 잔 두 잔 그 커피를 드시면서 사랑방 같은 카페 형태가 된 적이 있거든요. 제네랄플랜트 오픈하기 전엔 여기에서는 정말 ‘영업’이란 걸 해보자 그런 생각이었는데 사람이 안 변하더라고요(웃음). 무슨 일이든 제가 손을 대야 기분이 좋고 결국 여기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느끼신 게 아닌가 싶고 손님들 중에서도 제네랄플랜트는 ‘사장님 스럽다’라는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 생각에도 제네랄플랜트는 살롱과 놀이터 그 중간쯤에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Q. 방문하신 분들 후기에 사장님 플레이리스트 훔치고 싶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선곡은 누가 어떻게 하시는지요? 특별히 선곡에 신경 쓰는 게 있다면?
순전히 제 취향입니다. 커피도 꽃도 음악도 제가 좋아하는 걸 사람들도 좋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없습니다. 그날그날 날씨나 분위기, 기분에 따라 장르를 고르기는 하지만요. 흑인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랩도 듣고 다양하게 들어요. 특별히 매장 음악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구분해서 틀진 않고, 날씨가 흐린 날엔 사비나앤 드론즈를 틀기도 해요. 그때그때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틀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음악으로 불편하다는 손님은 없으셨어요. 제가 가끔 음악에 심취해 리듬을 타면서 일을 할 때도 있는데 손님들이 아마 ‘사장이 음악을 듣는 중이구나’ 오히려 배려해 주시는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웃음). 저도 참… 장사하는 사람 마인드는 아닌 것도 같고요(웃음).

Q. 사장님의 인생 음악 하나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좋아하는 음악은 정말 많은데 지금 생각 나는 음악은, 김민우의 ‘사랑일 뿐이야’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나이에 처음 그 노랠 듣게 되었고,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이해가 안 되는 가사들이 있어서 여러 번 듣고, 좋아서 계속 듣고 그렇게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제네랄플랜트,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옥수동 맛집 거기 가자’, 이런 곳이 되기보단 우연히 혹은 어떤 계기로 들렀던 손님이 좋아서 다음에 또 오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여기에 방문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리고 오신 분들 중에 또 누군가는 제네랄플랜트를 두리번거리고 보시다가 제가 좋아서 준비해 둔것 중 하나를 발견하고 좋아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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