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사사로운덕담〉
음악 선곡이 뛰어나고 매력적인 공간이라면 그 어디라도 찾아내고야 마는 핫플힙플에서 이번에 소개할 공간은 한려수도의 비경을 품은 도시, 통영의 음악 맛집이자 사장님 맛집, <사사로운덕담>이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개조해 상업 공간으로 쓰던 흔적들을 남겨두고 음악과 술, 덕담 같은 좋은 말들로 채운 위스키 전문 음악 바<사사로운 덕담>. 이곳을 운영하는 김호진 대표는 통영 출신의 공연기획자로 서울에서 활발하게 공연을 기획해오다 현재는 고향인 통영에 내려와 ‘사덕’을 운영하며 그 기획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흔히 보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와 좋은 음향으로 신청곡을 들을 수 있어 오픈과 동시에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최근엔 영화, 음악, 만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데다 기가 막힌 선곡까지 제공하는 ‘사장님 맛집’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INTERVIEW 〈사사로운덕담〉
#1. 남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네는 좋은 말, ‘덕담’ 처럼 정겨운 바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사로운덕담을 운영하는 김호진입니다.
Q. <사사로운덕담>, 상호가 예스럽기도 하고 정겹습니다.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요.
8년 전부터 페이스북에서 운영중인 그룹 '사사로운덕담'이 그 기원이에요. 서브컬쳐와 유머를 좋아하는데요, 관련 게시물이나 짤, 밈 같은 걸 지인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커뮤니티입니다. 사실 당시에 무슨 생각으로 지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뭔가 큰 의미를 둔 것 같진 않고 그냥 가볍게 '덕'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생각에서 지었던 것 같아요. 이 공간의 이름을 고심하다가 불현듯 사사로운덕담처럼 영화, 음악, 만화, 술 등 다양한 취미에 대해 덕담이 오가는 곳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지인들의 간략한 설문조사를 거친 뒤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정식 상호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이곳을 한 마디로 어떤 공간이라고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다섯 마디쯤은 해야 할 것 같은데, 한 마디로 서술하면 ‘뜻밖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2. 맑은 공기와 산과 바다가 있는 통영의 음악 공간
Q. 서울에서 활발하게 공연을 기획해오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대표님의 이력과 통영이라는 지역, 사사로운덕담은 어떤 연결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원래 제 고향이 통영이에요. 이 곳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20대 후반까지 살았습니다. 거주할 때도 그렇고 서울로 올라간 뒤에는 통영에 대한 의식이 크게 없었어요. 그러다 여러 곳에 여행을 다니면서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여행지가 통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맑은 공기, 산과 바다가 모두 있는 자연환경, 적절히 잘 갖춰진 인프라 등, 그래서 나이가 좀 들면 통영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 공연기획일을 하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의 비전을 로컬의 확장으로 생각했고 예상보다 빨리 통영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활발한 기획을 위해 거점 공간이 필요했고 수입도 절실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맞물려 사사로운덕담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네요.



Q. 전통 건축 방식인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천장과 인테리어가 독특합니다. 외부에 붙어 있는 ‘철학관’도 흥미롭고요. 인테리어 콘셉과 방향에 대해서 여쭤볼 수 있을까요?
이 건물이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적산가옥'인데요, 원래는 천장이 막혀있다가 제가 외관 지붕을 본 뒤 현재의 서까래 모습을 발견하고는 말 그대로 천장을 박살 냈습니다. 인테리어 콘셉트는 천장을 박살 낸 그 시점에서 정해졌는데요, 목조건물의 예스러우면서 편안함에 제가 좋아했던 바와 카페 등의 공간에서 받은 훈훈함과 내 집 같은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너무 깔끔하거나 완벽하지 않게 말이죠. 내 집은 그럴 수도 없고요. 그러면서도 너무 무겁거나 클래시컬하지 않게 '사덕'스러운 묘미를 살리려고 했어요. 거기서 원래 표구사와 철학관으로 나뉘어져 있던 이 공간이 큰 역할을 했죠. 요즘은 예스러운 게 재밌는 시대니까, 그걸 그대로 살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사사로운덕담 시트지의 폰트나 색깔 역시 기존에 붙어있던 표구사와 철학관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지요. 그러다 보니 진지한 것 같은데도 뭔가 흥미가 생기는, 어설프고 정신 사나울 것 같은데 안정된 듯한, 그야말로 ‘사사로운덕담’스러운 인테리어가 되었습니다.


Q. <사사로운덕담>의 술과 안주, 그리고 이 공간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주신다면요?
저희 공간은 Bar와 Hall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좀 더 저희 공간을 직접적으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Bar를 추천해드려요. 다양한 위스키 추천과 취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고 때로는 Bar에 있는 다른 손님들과의 인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성과의 인연은 건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주시고요, 이렇게 저희 Bar에서 새로 친구가 되거나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 손님분들도 계십니다. 아, 여행 오시는 분들께는 통영을 비롯한 맛집과 코스 추천도 가능합니다.


#3. 탁월한 선곡은 기본,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폭 넓게 나눌 수 있는 유쾌한 사장님
Q. 방문객들의 후기를 보면 ‘사장님 맛집’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사장님의 남다른 존재감이 방문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위스키에 대한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추천, 탁월한 음악 선곡과 사사롭게 나누는 덕담 등... 이에 대한 사장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혹은 ‘사장님 맛집’이 되기 위한 사장님만의 특별한 노력이 있다면?
감사, 압도적 감사할 뿐입니다. 사장님 맛집이 될 생각 같은 건 솔직히 없었어요. 다만 Bar는 바텐더의 역할이 절대적이라서 만화 '바텐더'를 보거나 제가 좋아했던 Bar의 사장님들을 생각하며 태도를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기초 위에 저의 성향을 곁들이고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대화를 중시해요.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알게 되고 그만큼의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기도 하고요.



Q. 이곳의 음악은 신청곡과 사장님의 선곡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곡은 어떤 기준으로 하시는지, 선곡의 비결이 있다면?
선곡은 보통 그날의 제 기분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기분 따라 트는 곡이 공간의 BGM으로 충분히 역할을 하는가입니다. 무작정 제 기분 따라, 취향 따라 음악을 틀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요. 장르를 불문하고 BGM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손님들께서 “어? 이 노래 괜찮네?”라고 불현듯 생각하실 수 있는 음악들로 최대한 선곡하고 있습니다. 또는 손님이 선곡한 노래에 맞춤형으로 큐레이션을 하기도 하고요. 그럴 땐 선곡 욕심을 좀 강하게 내는 편입니다.

Q. 앞으로 이곳에서 기획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면?
앨범을 발매한 뮤지션과 함께하는 음감회, 평론가와 함께하는 북토크 겸 음감회를 구상하고 있고자그마한 공연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앰프, 스피커, 믹서 등 공연 장비는 대부분 갖추고 있어요. 마침 3월 중으로 매우 술집스러운 공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사로운덕담의 인스타그램(@sasaroun.duckdam)을 주목해 주세요.
Q. 사사로운덕담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여러 콘텐츠 기업이 많이 하는 얘기지만 진정으로 손님의 시간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손님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을 대략 세어 보는데요. 보통 2시간에서 최대 5시간 정도 계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여행이나 퇴근길 등 다양한 일상에서 ‘사덕’을 마주하고 나서는 오래도록 머무른 순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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