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바 키안>
핫플힙플이 오늘 소개할 공간은 L P바의 탁월한 음악과 클래식 바가 제공하는 고급스러움,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사랑받는 합정의 LP바 <바 키안>이다. 이곳의 운영자이자 음악 애호가인 김기현 대표는 바 키안을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가 느껴지는 바로 만들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음악가의 공력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LP와 발효와 증류를 거쳐 오크통에 10년 넘게 숙성한 위스키, 당대의 바텐더가 오랜 시간 고민해 만들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클래식 칵테일. 이 세 가지에 집중된 세심한 서비스로 모든 게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시간과 정성이 담긴 것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INTERVIEW <바 키안>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LP바 <바 키안>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바 키안 대표 김기현입니다.
Q. ‘바 키안’이라는 이 이름, 어떻게 짓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키안’ 은 제 영어 이름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했을 때의 작가명이기도 합니다. 어릴 적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작명 받은 이름이었는데 켈트어로 ‘예로부터 온 은혜로운 자’, ‘오래도록 변치 않는’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전적으로 제 취향과, 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걸 채워놓았기 때문에 저의 정체성과 일치한다고 여겨서 다른 이름은 생각하지 않고 키안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바텐더에게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봐주세요.
Q. <바 키안>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테이블보다는 바 자리에 앉으시길, 메뉴를 읽는 것보다는 바텐더에게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바 자리에 앉으시면 어떤 바이닐이 재생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고, 모르는 위스키와 칵테일을 바텐더에게 추천받을 수도 있습니다. 음악과 술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라면 저희 크루는 언제나 친절하게 알려드리고 추천해드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저희와 더 친해질 수 있고, 더 챙겨드릴 수 있다는 것도 바 자리에 앉는 좋은 점 중에 나겠죠. 일행과의 조용한 대화를 원하시거나, 인원이 많아 테이블에 앉으셨더라도, 주문하실 때 추천을 요청하시면 최대한 취향에 맞는 술을 찾아드리고 있습니다.

Q. <바 키안> 어떤 곳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바 키안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공간’입니다. 음악을 만드는 데에 지금보다 더 많은 공력이 들어갔던 시대에 만든 보컬과 세션의 치열한 노력이 담긴 LP, 발효와 증류를 거쳐 오크통에 10년이 넘는 세월을 숙성해서 나오는 위스키, 당대의 바텐더가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클래식 칵테일. 이 세 가지는 열정과 노력이 담긴 산물들이고,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중해지죠. 지금처럼 대부분이 트렌트를 쫓아가고 모든 것들이 빠르게 소비되어 사라지는 시대에 더욱 가치 있는 건 이처럼 정성과 노력이 담겨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가치들을 손님들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곳이 되자는 마음으로 바 키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아치형 벽돌, 곡선의 천장, 디제잉 장비와 LP판… 비주얼이 인상적이에요. 특히, 그날의 날씨와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주는 매장 밖으로 나온 ‘미니 바’도 매력적이고요. 전체적인 비주얼 콘셉트나 인테리어 방향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인테리어 디자인 초안은 “벽돌과 나무의 조화, 그리고 곡선을 중점으로 하자.”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소재로 가장 오랫동안 인간이 사용한 건축자재인 나무와 벽돌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곡선은 자연의 패턴처럼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요. 최근 한국에 있는 바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 모던한 느낌이 많은데, 다른 바들과 비슷하면 손님 입장에서 굳이 이곳을 방문할 이유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벽돌과 아치는 유럽 수도원이나 지하 와인 창고를 모티브로 가져왔고, 절반의 공간은 “내가 이런 음악을 듣고 있구나.” 를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턴테이블과 재생되는 바이닐 앨범을 전시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테라스 바 아이디어는 함께 작업해주셨던 인테리어 회사 ‘비버랩’ 대표님과 실장님의 생각이었어요. 매장 내부가 넓지 않고 골목에 숨어있다는 입지적인 특성을 감안해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를 듣고 골목을 지나가던 손님이 우연히 앉아 한 잔 마실 수 있는 바깥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테라스 자리에 앉은 손님은 바 공간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고, 바깥의 좋은 날씨나 비 내리는 날을 즐길 수 있어 좋았고요. 덕분에 개방감과 환기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고, 바깥 날씨에 따라 음악 장르와 분위기를 맞추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음악이 뛰어난LP바이자 술과 서비스가 압도적인 클래식 바
Q. 압도적으로 많은 후기가 ‘음악이 좋다’ 입니다. 음악은 어떻게 선곡하고 있으신지 궁금해요.
음악은 전적으로 대표인 제 취향이 반영됩니다. 제 정체성을 표방한 공간이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로 구성하고 있어요. 그 다음으로는 오시는 손님들의 분위기와 유형을, 그다음으로 계절과 날씨를 봅니다. 만약 저희 바를 이미 방문해주셨던 분이 오셨다면, 그때 들었던 음악과는 다른 장르나 앨범을 틀어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손님들에게는 그에 맞게 느린 재즈나 소울음악을 틀고, 텐션이 높고 상기된 분위기의 손님이 많으면 비밥이나 펑크 등을 틀기도 합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서도 작은 변화를 주는 편이고요.
Q. 좋은 음악 바가 되기 위한 바 키안 만의 노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손님의 입장이었을 때, 바 서비스와 메뉴 라인업이 뛰어나면 음악이 아쉬운 업장도 경험했고, LP나 라이브가 뛰어나면 바 서비스가 클래식 바에 비해 아쉬운 경우도 경험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바 키안은 음악적인 부분과 바텐딩의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은 공간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저희 바를 ‘재즈바’, ‘LP바’ 로 정의하는 분들도 계시고, ‘클래식바’, ‘몰트바’ 로 정의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둘 다 제대로 잘 하는 바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바텐더의 친절함과 메뉴 또한 칭찬 일색인데요. 술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에겐 아주 친절한 설명을 해주신다고도 들었습니다. 어떤 술과 메뉴들이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바에서 판매하는 위스키와 칵테일은 한 끼 식사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게, 위스키와 칵테일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과 정보들을 알려드리고, 이 공간을 제대로 향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싱글몰트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 클래식 칵테일, 그리고 저희 바에서만 드실 수 있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위스키는 음용법을 제대로 지켜서 마시면 맛과 향이 모두 다른데, 손님의 취향에 맞는 향을 가진 제품을 찾아드리고 음용법도 설명해드리고 있습니다. 클래식 칵테일도 마찬가지로 취향에 맞게 추천해드리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시대를 풍미했던 재즈 아티스트와 곡의 느낌을 맛과 향으로 재해석해 개발했고, 저를 포함한 바 키안 바텐더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습니다. 엘라 피츠제럴드, 쳇 베이커, 스탄게츠, 냇 킹콜, 라비앙 로즈 이렇게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Q. ‘자체 크루들이 디제잉을 할 수 있는 바’라는 사실이 이곳이 얼마나 음악에 진심인지 가늠케 해주는데요. 게다가 흔히 구할 수 없는 재즈, 펑크, 소울, 시티팝까지 아우르는 희귀LP 까지 있다고 알고 있어요.
바이닐을 수집하다 보면 결국 더 희귀한 것, 발매 당시의 오리지널 초판을 찾게 됩니다. 컬렉팅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손님들에게 더 특별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서비스 정신이 50%, 제 개인적인 수집욕으로 지르게 되는 구입이 50%인 것 같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녹음된 음원 중 좋은 부분을 잘라서 붙이는 지금의 녹음 방식이 아니라 스튜디오에 보컬과 세션이 모두 모여 완벽한 연주가 나왔을 때 비로소 앨범에 한 곡을 넣는 시스템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발매 당시에 나온 초판 LP는 그 녹음실의 감성을 가지고 있죠. 엔지니어링 또한 지금처럼 디지털에 맞춰진 게 아니라, LP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결국 당대에 나온 오리지널 판이나 70, 80년대 LP 제조 기술이 세계 최고였던 일본 리이슈 판을 디깅하고 모으고 있어요. 나름 정성을 들여 판을 가져오고 틀어드리고 있습니다.


Q. 예정된 이벤트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꽃샘추위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따뜻해지는 3월 중순이나 3월 말에 테라스를 여는 날을 기념해, 바이닐DJ분들을 섭외해 평소보다는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그 이후로 다음 겨울이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다양한 바이닐DJ분들을 지속적으로 초청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 어떤 공간, 어떤 이름이 되고 싶은지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계속 지켜내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음악과 위스키를 사랑하는 분들이 계속 찾아주시는, 서울을 대표하는 바가 되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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