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내도음악상가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바다가 보이는 전망, 이른바 오션뷰가 도대체 뭐길래 우리는 이토록 오션뷰를 사랑하는 걸까? 오션뷰에서 머물 수 있다면 시간과 에너지도 기꺼이 내주고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션뷰를 좋아하고 즐기는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물이 있는 공간과 사람의 정신건강이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바다가 있는 전망은 아름다워서 안구를 정화할 뿐 아니라 사람의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리며, 긴장을 풀어주고, 심지어 행복감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 오늘 소개할 핫플힙플은 바다 전망의 좋은 것만을 담고 거기에 음악이 주는 황홀함까지 더한 제주 내도동의 아름다운 공간, <내도음악상가>다.

# 제주의 바다품은 황홀한 음악 바<내도음악상가>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내도음악상가’의 박준현입니다.

Q. 바다를 품은 노을 맛집으로 유명합니다. 이호테우 해변가에 이런 바를 차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온전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술을 즐기기 위한 개인 공간으로, 저의 이기적인 취향과 필요에 의해 시작했어요. 제가 지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한적한 바닷가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지금의 건물이 덩그러니 지어지고 있었어요.

Q. 내도음악상가, 상호에 담긴 뜻을 여쭤볼게요.

‘제주 내도동이라는 익숙지 않은 동네에 위치한 음악을 콘텐츠로 하는 가게’ 정도로 정리를 해볼까요. 주류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지만 오시는 분들이 음악에 좀 더 집중하는 공간이었으면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Q. 바닥에 물결처럼 깔린 레드 컬러 러그와 그 자체로 강렬한 오브제가 되어주는 한지로 감싼 전등이 인상적이에요. 돋보기가 달린 손전등, 벽에 걸린 붓글씨 등 디테일도 남다르고요. 이 공간을 어떤 콘셉트로 꾸리신 건지, 인테리어는 직접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공간의 기획/시공은 제주에서 지내고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 직접 해왔어요. 사실 처음에는 제가 거주하면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영업해보려고 기획한 공간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공간에 직접 머물며, 시간을 오래 두고 준비할 수 있었죠.

# 바다의 모습과 음악의 변화를 느끼고, 그 순간의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

Q. 내도음악상가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시끌벅적한 대화보다는 밤바다의 모습과 음악의 변화를 느끼고, 그 순간의 감정에 집중할 때 더욱 좋은 공간입니다. 음악의 한 트랙이 넘어가는 동안에 잠깐의 정적을 느낄 수 있는 집중력 정도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주류와 안주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공간에 대한 자랑도 덧붙여 주시면 좋겠어요.

‘내도음악상가’는 음악과 술을 취향껏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맥주, 하이볼부터 네추럴와인, 위스키까지, 평소 즐겨보지 못했던 주종이라도 쉽고 편하게 접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턴테이블 사용을 해본 적 없는 분들도 쉽게 LP 음반을 들어볼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되어 있으니, 음악/술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천고가 낮아 울림이 큰 공간입니다
음악 그리고 각자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금만 속삭여주세요"

Q. 음악과 각자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속삭여 달라는 문구가 이 공간에 대해서 함축적으로 말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술보다 음악을 듣기 위해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본인이 신청한 곡이나 좋아하는 곡에 집중하고 싶은데, 주변 대화 소리 때문에 집중했던 감정이 흐트러지게 되면 이곳까지 오게 된 의미가 없어지잖아요. 공간을 이용하시는 중에 가급적 낮은 목소리로의 대화를 부탁드리기도 하고, 싱크대 물 흐르는 소리와 같은 작은 소음마저 청음에 방해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Q. 음악 얘기를 해볼게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플레이리스트를 올려주시는데요. 각 곡의 신청자를 태그하는 게 인상적이에요.

추천해주신 분의 취향에 대한 존중의 표현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듯 해요. 같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있지만, 각자의 추천곡은 모두 다른 감성과 취향을 가지고 있잖아요. 매장에서는 아무래도 제한된 시간과 분위기에 따라 신청곡을 모두 선곡해드리지는 못하니 이렇게나마 추천곡들을 공유하려고 시작했어요. 매장 플레이리스트에 반영된 곡들을 위주로 그 음악을 추천해주신 분을 태그해 매달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Q. 사장님이 좋아하는 뮤지션, 그리고 인생 앨범은 어떤 걸지도 궁금합니다.

인생 앨범이라고 어떤 음반이나 아티스트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매번 들을 때마다 처음 들었을 때의 감정이 계속해서 느껴지는 곡들이 있어요.

Q. 내도음악상가, 앞으로 어떤 곳이 되기를 바라시는지

누군가의 단골 가게도 좋지만 단 한 번을 방문하더라도 그때의 감정적인 여운이 기억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