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 플레이리스트 뮤직바 <페이지스>
성수동 대림창고 맞은편에 위치한 플레이리스트 뮤직바 <페이지스>. 이곳은 신청 곡을 적어내면 좋은 스피커로 들려주는 일반적인 형태의 뮤직바가 아니라, 각자의 플레이리스트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플레이리스트 바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대표 이무드는 <페이지스>를 열기 전 100개의 플레이리스트와 이야기를 모았고 1만 개의 플레이리스트 수집을 꿈꾸는 누구보다도 플레이리스트에 진심인 ‘플리 콜렉터’이다. <페이지스>는 70년대 잡지사에 영감을 받은 공간인 만큼 감각적이면서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플레이리스트와 잡지사를 연결 시킨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인데 무엇보다도 이곳에서는 누구나 플레이리스트 에디터가 될 수 있는 게 <페이지스>의 가장 특별한 점이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들을 들려주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 그래서 지금 성수동에서 가장 뜨거운 음악 공간 <페이지스>를 소개한다.
INTERVIEW <페이지스>
#1. 나만의 이야기는 플레이리스트가 된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사장님을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30대 직장인이자 플레이리스트 컬렉터’라고 소개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 정도의 공간을 꾸렸다고? 하는 의문과 함께 사장님에 대해서 호기심을 크게 갖게 되었는데요. 혹시 음악산업 관계자이실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더군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페이지스>의 플레이리스트 컬렉터 이무드입니다. 제 공간과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 항상 음악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음악에 진심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는 것을 많이 좋아해서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녔어요. 취미로 밴드나 디제잉도 해봤고, 친구들과 공연, 파티 기획도 하면서 재밌는 일들을 많이 벌리며 놀았습니다 (웃음). 그렇게 저에게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게 되었고, <페이지스>는 음악을 메인 키워드로 저만의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어 시작하게 된 공간입니다. 참고로 저는 음악산업 종사자는 아닙니다 (웃음). 오히려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다만 음악에 진심일 뿐이에요.
Q. ‘플레이리스트 바’라는 개념이 신선하지만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페이지스’, 간단하게 설명해주신다면 어떤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함께 듣고, 보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내’가 모여, ‘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가 담긴 공간이기도 해요. 누구나 각자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잖아요. 제가 음악에 진심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 그 이상으로 음악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모두 다른 취향과 감성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 다른 것들이 모이면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어요. 그 이야기들을 플레이리스트로 즐길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뮤직바입니다.
Q. 각자의 사연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받고 틀어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걸 페이퍼로 만들고, 스토리를 입히고 디자인해 모니터로 띄우고... 이렇게까지 플레이리스트에 진심인 이유가 궁금한데요. 음악을 좋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고, 플레이리스트라고 하면 요즘은 누구나 쉽게 온라인 음원 플랫폼에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SNS에 공유하잖아요. 그런데 <페이지스>의 방식은 굉장히 아날로그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종이에 적고, 공간에 모여 같이 듣는 이런 방식으로 공간을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다면요?
플레이리스트는 또 다른 의미의 취향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나 이런 옷을 입어’와 같이 ‘나 이런 음악을 들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음악을 쉽게 듣잖아요. 하지만 <페이지스>에서의 경험은 조금은 불편하고 수고스러워요.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싶은 곡을 선곡하고, 그 플레이리스트의 이야기를 꽤나 사사롭게 풀어내야 하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고 더욱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나를 고르고, 나를 들려주는 경험’에 있어 각자가 가진 필체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는 그 과정과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음악은 현장감을 배제할 수 없어요. 내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듣는 그 경험과 감동을 공간에서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2. 당신이 고른 음악들로 당신을 들려주세요.
Q. <페이지스>에 가면 100개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날 수 있죠. 특히 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스토리와 이야기가 수집되어 있는 게 놀라워요. 이들은 누구고 어떻게 이야기와 음악을 수집하셨는지?
제가 1~50번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고, 그 이후의 50개의 플레이리스트를 제 주변 지인들이 만들어 줬어요. 제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는지라 주변에도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이 있는데, 각자의 음악적 취향과 감성이 꽤나 다르거든요. 그게 오히려 더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네가 좋아하는 그 음악을 들을 때, 그 순간 솔직하게 드는 생각이나 감성을 이야기로 담아줘! 그게 전부야!”라고 말했고, 제 지인들이 각자의 사연을 담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줬어요. <페이지스>가 플레이리스트 100개로 시작한 것은 상징성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이 공간을 모르는 사람들이 <페이지스>에 왔을 때, 이만큼 다양한 플레이리스트가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담겨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이런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도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자, 봤지? 할 수 있어! 너를 들려줘!’입니다.
Q. 빈티지하면서도 감각적인 에디터 데스크, 오피스가 연상되기도 하는 테이블과 테이블 조명, 특히 에디터 데스크 뒤에 위치한 모니터에서 지금 흐르는 플레이리스트가 각각 다른 화면으로 출력되는 데 이건 직접 제작한 모니터라고 알고 있어요. 인테리어 콘셉트와 각각에 담긴 의도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플레이리스트는 각자의 음악 ‘이야기’예요. ‘이 이야기들이 모이면 어떤 형태로 담으면 좋을까’를 고민하다 잡지가 떠올랐어요. 잡지 한 페이지, 페이지가 모여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 잡지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공간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잡지사에요. <페이지스>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이 잡지사의 에디터가 되는 거죠. 그래서 공간의 인테리어를 사무실처럼 구현하고 싶었어요. 테이블도 수납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고 소품, 집기 등 모두 그런 관점에서 비치했습니다. 특히 에디터 데스크를 많은 고민 끝에 구현했는데요. 잡지사 에디터의 책상을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여러 잡지가 진열되어 있는 책장, 다양한 편집 도구가 비치되어 있는 책상, 특히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는 한 사람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띄워서 그 플레이리스트 저작자가 에디터 데스크에 앉기만 하면, 바로 플레이리스트 에디터가 되는 경험을 이미지화하고 싶었습니다.
Q. <페이지스>가 잡지사라면 사장님은 발행인이자 편집장님이실 거고, 여기에 플레이리스트를 남겨주는 분들은 에디터가 되는 셈일 텐데요. 편집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에디터의 플레이리스트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최근에 가게에 방문한 손님이 만들어주신 ‘Accidental Destiny (우연한 운명)’이라는 플레이리스트예요. 묘하고 신기한 분위기를 가지셨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들어오실 때부터 공간을 정말 좋아해 주시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날 오신 두 분의 상황을 짐작건대, 우연한 기회로 서로를 알게 되었고 오랜만에 만난 그날, 우연히 <페이지스>를 발견하고 들어오신 거죠.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는 우연한 경험을 하게 된 거예요. 그 이야기가 잘 담겨있는 플레이리스트와 그에 맞는 찰떡같은 선곡입니다. 만들어주신 플레이리스트를 바로 틀어드리고 적어주신 이야기를 보며, 함께 듣고 좋아했던 그 경험은 저도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Playlist 139. Accidental Destiny (우연한 운명)>
우리는 우연히 만났고 몇 년 후에 우연히 ‘이곳’을 찾았습니다.
누군가 이것을 우연이라고 부르겠지만, 저는 그것을 우연한 운명이라고 부릅니다.
#3. 1만 개의 이야기가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쌓을 수 있기를
Q. 예약이 필수라는 후기를 보았는데요. 예약제로 이뤄지는지? 영업시간을 비롯한 정보와 소개, 그리고 <페이지스>를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약하고 오시면 더욱 편하게 오셔서 즐기시다 가실 수 있을 거예요. 공간에 테이블이 많지 않아 종종 꽉 차서 예약하고 오시지 않는 손님이 헛걸음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죄송한 마음이 크게 듭니다. 영업 시간은 월요일 휴무, 화~목요일은 오후 7시~12시, 금요일은 오후 7시~오전 1시, 토요일은 오후 4시~오전 1시, 일요일은 오후 4시~11시까지입니다. 라자냐, 아란치니와 같은 이탈리안 푸드부터 다양한 디저트 스몰디쉬가 있어 캐주얼하게 음식을 드실 수 있습니다. 또한 내추럴 와인, 컨벤셔널 와인이 다양하게 리스트업되어있으니 편하게 즐겨주세요. 와인은 제가 추천해드리기도 합니다.
Q. 예정된 이벤트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8월에 공간을 오픈한 이후, 많은 손님들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고 가셨어요. 그래서 벌써 100개의 플레이리스트가 추가로 쌓였습니다. 곧 새로운 100개의 플레이리스트가 <페이지스>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Q. 앞으로 어떤 공간, 어떤 이름이 되고 싶은지.
‘플레이리스트’ 하면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장 먼저 1만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모으는 게 제 목표입니다.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가진 뮤직 라이브러리가 되고 싶어요.
Q. 사장님은, 어떤 분인지 <페이지스>는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음악들은 과연 뭘지 궁금해지네요.
제가 만든 플레이리스트에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어’라는 게 있어요. 한창 70, 80년대 디스코, 소울 펑크 음악에 빠져 지내던 때에 만들었던 플레이리스트인데, 그 당시 모든 저의 모습과 행동이 그 음악들과 같이 흘러갔거든요. 그 음악과 어울릴 법한 옷을 입고, 술을 마시고, 시간을 보냈어요. 심히 그 흥에 취해 이런 음악 취향이 아닌 친구들에게도 여러 번 들려줬던 기억도 있어요. 친구들에게 미안하죠 (웃음). 제가 빠져 지냈던 이 플레이리스트로 <페이지스>와 저의 한 단편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페이지스>는 각자의 음악적 취향을 존중하고, 그 다양성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각자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으니까요!
HIP PLAYLIST <페이지스>를 읽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플레이리스트는 그 사람과 같아.
그 사람의 취향, 순간, 그리고 감성을 담고 있거든.
그가 어떤 느낌에 빠졌는지, 그리고 어떤 멋에 취했는지도.
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그 일상의 한 단편을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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