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사진: 김성찬
HOT PLACE <클럽 FF>
홍대 클럽 골목의 터줏대감이자 밴드 탄생의 산실인 <클럽 FF>. 홍대 일대의 수많은 음악 공간과 핫플레이스들이 문을 닫고 업종을 변경할 때 FF는 18년 동안 한자리에서 뮤지션들에게 설 무대가, 음악팬들에겐 아지트가 되어 준 곳이다. 이곳을 거친 뮤지션의 이름은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그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스타 뮤지션도 부지기수다. FF의 대표이자 현역 DJ인 에디 황을 만나 18년째 ‘록 음악 맛집’인 <클럽 FF>의 히스토리와 음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INTERVIEW 클럽 FF

#1. 록 음악 하면 <클럽 FF>지!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클럽 FF>, 에디 황입니다.
Q. <클럽 FF>를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요?
흥 넘치는 대한민국 대표 음악 공간이요.
Q. <클럽 FF>는 올해 18주년이 되었죠? 한 곳에서 18년이라니 대단합니다. 대표님은 FF 오픈 뒤 2005년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FF의 시작과 대표님의 합류 스토리를 듣고 싶어요.
맞아요. 2004년에 오픈했으니 18년이 넘었죠. ‘버틸 수 있을까?’ 하면서도 장소를 한 번도 옮기지 않고 여전히 하고 있어요. 저는 그때 당시 굉장히 유명한, 지금은 전설이 된 ‘흐지부지’라는 클럽에서 DJ를 하고 있었어요. 처음 FF를 만든 분은 ‘중화 반점’이란 노래로 알려진 루이스 대표님인데, ‘흐지부지’에서 공연도 하고 그러셨거든요. 펑키한 음악과 록 음악이 다양하게 플레이되는 ‘흐지부지’의 느낌을 좋아하셨어요. 저는 다음 (Daum) 카페에 ‘영국 팝’이라는 음악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흐지부지’에서 영국 록 음악을 많이 틀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을 틀 수 있고, 또 록적인 분위기를 잘 만들 자신이 있어서 FF에 합류하게 되었죠.
Q. 상호인 <클럽 FF>는 무슨 뜻인가요?
루이스 대표님이 펑키한 음악을 좋아하셨어요. 처음엔 ‘펑키펑키 Funky Funky’였는데 줄여서 FF가 되었어요. 오픈 첫날 공연이 아소토 유니온이었고, 그 외에도 윈디 시티, 커먼그라운드, 킹스턴 루디스카 등 펑키하면서도 그루브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 공연을 많이 했었어요. 점차 그런 음악들이랑 록 음악이 섞이면서 어느 새부터인가 록 음악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죠.
#2. 밴드 공연과 디제잉 파티를 즐길 수 있는 18년째 핫플레이스
Q. FF는 라이브 공연과 DJ 플레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셀 수 없이 많은 밴드가 이곳에서 공연했고, 하고 있죠?
FF는 오픈할 때부터 라이브 공연과 디제잉 파티로 유명했어요. 그 당시엔 댄스 클럽과 라이브 클럽이 나누어져 있었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었거든요. 제가 FF에 들어가자마자 기획했던 게 ‘모던 록 댄스파티’였고 언니네 이발관을 섭외했었어요. 이후에 검정치마, 국카스텐, 갤럭시 익스프렉스, 문 샤이너스 이런 팀들을 제가 너무 좋아해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그땐 영국 록, 얼터너티브, 이런 음악들이 인기가 많고 국내 인디 록 밴드들도 인기가 치솟고 그랬어요. 같이 성장하는 시기였고 FF에서 공연한 팀이 유명해지고 그런 게 저에게도 의미가 컸죠. DJ만 했으면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거 같은데 FF는 공연도 함께여서 좋았어요. 크라잉넛, 노브레인, 혁오, 아도이, 실리카겔, 이날치 등 2004년 오픈 이후부터 2022년 최근까지 많은 팀이 FF에 서고 있어요.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Q. 록 음악을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원래는 뉴키즈 언더 블록 (New Kids On The Block), 웸 (Wham!) 같은 팝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본조비 (Bon Jovi)를 처음 접했을 때 시끄러워서 듣다가 끝까지 못 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 무렵 앨범 재킷에 끌려서 건즈 앤 로지스 (Guns N' Roses)의 2집 앨범을 듣게 되었는데 ‘November Rain’같은 곡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렇게 너바나 (Nirvana), 펄잼 (Pearl Jam), 앨리스인 체인스 (Alice In Chains), 오아시스 (Oasis), 블러 (Blur), 스웨이드 (Suede)까지 듣게 되었고 더 스트록스 (The Strokes), 악틱 몽키스 (Arctic Monkeys)까지 다양하게 잡식성으로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DJ를 할 수 있었던 거 같고 그래서 재밌어요.
Q. 비교적 최근의 팀 중에서 좋아하는 음악과 FF에서 요즘 인기 있는 곡도 궁금해요.
피비 브리저스 (Phoebe Bridgers), 미츠키 (Mitski), 제페니스 블랙퍼스트 (Japanese Breakfast)를 좋아하고요. 최근 음악은 아니지만 FF에 오시는 프랑스의 젊은 층 손님 중 특히 요즘 많이들 좋아하시는 음악은 프랑스 갈 (France Gall)의 ‘Ella, Elle L'a’와 아바 (ABBA)의 음악이에요.
Q. 대표님의 인생 앨범, 인생곡을 꼽는다면요?
앨범은 비틀스 (The Beatles)의 [애비 로드 (Abbey Road)]입니다. 제 귀를 뚫어준 앨범이에요. 많이 들었고 들을수록 더 좋은 게 발견되는 그런 앨범이죠. 그리고 인생곡은 스톤로지스 (The Stone Roses)의 ‘i wanna be adored’입니다. 인생의 고민과 갈림길 앞에서 늘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집니다.

Q. 20년 경력의 베테랑 DJ의 선곡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늘 새로운 곡들을 찾아 들으려고 하고요.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차트를 쭉 들어보고, 해외 페스티벌의 라인업들도 모니터 해요. 힙합과 팝도 듣고, 시티 팝, 이모 장르와 레게 톤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생각해 보면 ‘흐지부지’에서 ‘올-카인드’를 다루는 걸 배운 거 같아요. 일단 저는 선곡할 때 흐름을 만들어요. 기승전결이요. 서서히 분위기를 달궈 놓은 다음에 클라이막스에서 터뜨려주는 거죠. 이럴 땐 한마음으로 떼창을 할 수 있는 곡도 좋아요. 예를 들어 퀸 (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같은 거요. 그렇게 음악으로 축제를 만들어주는 거죠. 그때그때 테마에 맞춘 선곡도 물론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전용현의 플레이로 70-80 시티 팝을 주로 트는 ‘레트로 나잇’을 했어요. 전용현은 이전 시대의 감성과 향수가 남다른 뮤지션이죠. 잔나비, 브로콜리너마저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했어요.
Q. 음악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 꿀팁을 알려주신다면요?
한 번만 들으면 가치를 몰라요. 저도 처음에 너바나 (Nirvana)의 앨범 [네버마인드 (Nevermind)]를 들었을 때 1번 트랙부터 끝까지 똑같이 들렸거든요. 그런데 두 번, 세 번, 네 번 들으니까 안 들렸던 게 들리고 좋아지고 그러더라고요. 음악을 한 번만 듣는 게 아니라 반복해서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분명히 처음 들었을 때 몰랐던 새로운 좋은 것들을 발견하실 겁니다.


Q. 앞으로 FF는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시나요?
트렌드와 오시는 분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장르를 틀긴 하지만 그래도 ‘록 음악 하면 FF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거든요. <클럽 FF>가 100년 역사의 클럽이 되는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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